- [국외 리뷰] Isaiah Rashad - It's Been Awful
- rhythmer | 2026-05-18 | 2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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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Isaiah Rashad
Album: It's Been Awful
Released: 2026-05-01
Rating:




Reviewer: 황두하
2022년 아이재야 라샤드(Isaiah Rashad)가 두 번째 정규 앨범 [The House Is Burning](2021)을 발표하고 투어를 돌고 있을 무렵, 그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동성과 성관계를 맺는 영상이 유출된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팬과 동료들은 그를 응원했다. 라샤드는 피해자이며, 성적 지향성은 당사자 외에는 논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라샤드는 그 반응을 직접 VCR로 만들어 코첼라 무대에서 틀면서 ‘이것들이 지난 몇 달간 나를 살게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이 양성애자라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It’s Been Awful]은 정상적인 것처럼 보였던 일상의 틈 사이로 약물 중독과 성 강박으로 점철된 삶이 드러나며 정신적으로 무너져 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첫 곡 “The New Sublime”의 ‘I've been the Clarkest Kent at my lowest(가장 바닥에 있었을 때도 나는 최고의 슈퍼맨인 것처럼 굴었어)’라는 가사는 그의 상황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전반부에서 라샤드는 다양한 방식으로 중독 속에서 헤매는 모습을 묘사한다. 일례로 “Same Shit”에서는 일과 약물 복용이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공허한 일상을 몇 가지 단어를 툭툭 던져서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Supaficial”에서 그럼에도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하지만, “Scared 2 Look Down”, “Happy Hour” 같은 곡에서는 사랑보다 성공을 좇으며 감정에 무감각해진 상태를 토로한다.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는 것은 “Do I Look High?”부터다. 자기기만을 멈추고, 약에 빠진 자신을 직시하려고 시도한다. 그중에서도 “Act Normal”은 어릴 때부터 포르노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내면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현시대 미국 남성 문화 전체로 논의를 확장한다.
“Superpwrs”에 이르면 결국 사람들의 지지와 사랑의 힘이 자신을 살렸다는 깨달음을 얻고, 마지막 곡 “719 Freestyle”에서 중독과 혼란의 굴레를 끊어내고 진정한 자신과 사랑 속으로 돌아가는 결말을 맞는다. 촘촘한 짜임새와 실제적인 묘사들로 인해 앨범 자체로도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실제 사람들의 지지로 삶의 큰 고난을 극복한 라샤드의 상황을 알고 듣는다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앨범에 몰입하게 되는 건 음악의 힘이다.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보이스 소스와 어쿠스틱 악기들의 활용으로 더 소울풀한 기운을 가득 불어넣었다. 여성 아리아를 깔아서 묘하게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Same Shit”, 간간이 울리는 혼 연주가 따스하게 감싸주는 “Supaficial”과 “Superpwrs”, 리얼 드럼 사운드와 각각 피아노, 전자 기타로 단출하게 진행되는 팝 기반의 “Cameras”와 “Nuthin 2 Hide” 등등, 탁월한 완성도의 곡들이 죽 이어진다.
“M.O.M”, “Boy In Red”, “Supaficial”처럼 상대적으로 템포가 빠른 곡들도 있다. 몽글몽글한 느낌의 신시사이저와 악기들이 로우파이(Lo-Fi)한 질감으로 마감되어 앨범에 어색하지 않게 묻어난다. “M.O.M”에서 목표를 향해 달리는 빠른 삶 속에서 느끼는 불안정함을 묘사하는 등, 사운드와 이야기가 맞물린 덕분이기도 하다.
라샤드의 랩은 기술적으로 과하게 밀어붙이는 대신, 어떤 곡에서든 악기의 하나인 것처럼 어우러지며 리듬감을 자아낸다. 낮고 탁한 톤으로 라임을 짧게 뱉어내거나, “Happy Hour”처럼 음을 길게 늘어트리며 싱잉 랩의 경계에 걸쳐 있는 묘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음악적 쾌감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한편, “M.O.M”의 두 번째 벌스에서는 커리어 사상 가장 빠르게 내달리는 랩으로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라샤드는 [It’s Been Awful]을 통해 모두에게 알려진 사건을 자신의 입장에서 재구성했다. 왜곡된 성과 사랑에 대한 인식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자라며 중독과 강박에 빠지고, 이것이 삶과 관계 전체를 붕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삶을 다시 일으켜준 것은 결국 사람들이었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스스로를 사랑으로써 구원해 냈다. 앨범을 끝까지 다 듣고 나면, 오랫동안 이어지는 잔잔한 파문 같은 여운이 남는다. 그는 5년 만에 다시 한번 우리들 곁으로 돌아왔다. 늘 그랬듯이 끝내주는 음악과 함께.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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