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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Kurupt, DJ Battlecat - Tales From My Hood
    rhythmer | 2026-08-17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Kurupt & DJ Battlecat
    Album: Tales From My Hood
    Released: 2026-07-31
    Rating:
    Reviewer: 남성훈









    지난 힙합 50주년을 기점으로, 50대 베테랑 래퍼들의 준수한 앨범을 통한 귀환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커럽(Kurupt)과 DJ 배틀캣(DJ Battlecat)의 합작 앨범 [Tales From My Hood]도 그중 하나로 받아들여도 될 앨범이다. 커럽은 데스로우(Death Row Records)에서 독파운드(Tha Dogg Pound) 반쪽으로 이름을 날린 후, 안트라 레코즈(Antra Records)를 직접 설립해 높은 완성도의 솔로 앨범 3장을 발표했음에도, 애매한 성공만 거뒀다.

    결국 2001년 자신의 레이블에서의 마지막 앨범 [Space Boogie: Smoke Oddessey] 이후, 커럽은 무려 25년간 꾸준히 앨범을 내고 활동을 했음에도 대중의 시야에서는 멀어졌다. [Tales From My Hood]는 커럽에게 꽤 의미 있는 컴백이다. 우선, 과거 영광의 시절을 보낸 오랜 동료 스눕 독(Snoop Dogg)이 인수한 데스로우에서 내놓는 앨범이다. 그리고, 베테랑 프로듀서 DJ 배틀캣은 래퍼들의 래퍼로 불리는 커럽의 놀라운 랩 실력을 양껏 돋보이게 할 최적의 파트너로 보이기 때문이다. 커럽은 과거 대즈 딜린저(Daz Dillinger)는 물론, 디제이 퀵(DJ Quik), 제이 웰스(J. Wells) 등 한 명의 프로듀서와 앨범을 만든 경험도 많고, 그럴 때 랩이 빛나는 순간도 많았다.

    궁지에 몰린 범죄자 클리쉐 가득한 인트로를 지나 "Sneak Atacc"에서 보스 스눕 독 곁의 여전히 가장 위험한 호위무사처럼 랩을 뱉는 순간과 신나는 갱스터 파티 트랙인 "Me N The Boyz"에서 능글맞지만 날카롭게 랩을 하는 커럽을 맞이할 때, 그의 오랜 팬이라면 환호할 것이 분명하다. 녹슬지 않은 랩 실력은 선공개 싱글이자 앨범의 마지막 트랙 "Gunna"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첫 벌스에서 도무지 예상하기 어려운 단어들의 조합으로 풀어가는 라이밍은 에미넴(Eminem)이 어떻게 커럽 랩의 영향을 받았는지 잘 보여주고, 두 번째 벌스에서 단순한 라임을 잡아끌며 여유롭게 그루브를 만드는 것도 놀랍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커럽의 랩이 앨범 전체에 걸쳐 유효한 것은 아니다. 이는 주로 곡의 주제가 만드는 형식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Special", "Love Letter", "Wat U Do To Me", "I Don't Luv Her" 등 사랑 노래 형식을 빌려 갱스터 래퍼의 삶을 녹여낸 곡들에서 의도적으로 여유롭게 뱉는 커럽에게 그의 강점과 매력을 찾기는 쉽지 않다. 대신, 아예 작정하고 진중하게 생을 돌아보는 "Mystic River"와 "Mindstate"가 씁쓸한 뭉클함을 전달하며 앨범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자리매김한다. 특히 20년 넘게 발표되지 못했다가 앨범에 드디어 실린 "Mystic River"에서 최근 스눕 독과 갈등 관계 때문인지 앨범에 참여하지 않은 대즈 딜린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DJ 배틀캣의 프로덕션은 마치 스스로 자신의 프로듀싱 결정판을 내놓은 듯한 결기가 차 있다. 앨범의 제목도 그가 전체 프로듀싱을 맡으며 스타일을 정립하기 시작했던 1994년 블랙 시저(Blak Czer)의 [Tales From Da Blak Side]와 이어지는 타이틀을 택한 것도 그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특유의 끈적한 베이스라인을 뚫고 나오는 날카로운 신시사이저와 겹겹이 쌓은 악기가 만드는 그루브는 누가 들어도 DJ 배틀캣표 지펑크(G-funk)다. 점점 깔끔해지는 마감에도 불구하고, 더욱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 DJ 배틀캣은 [Tales From My Hood]로 그가 웨스트코스트 힙합을 언급할 때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아티스트임을 보여준다.

    [Tales From My Hood]은 두 베테랑의 역량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다. 실망할 구석도 거의 없다. 하지만, 그들이 지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만들어 전 세계 힙합 리스너들을 흥분시켰던 결과물 이상의 것이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 낸 고유한 스타일을 그대로 지켜내며 한 번 더 세공해 내는 장인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이 앨범의 가장 중요한 가치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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