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Ambré - PEYOTE
- rhythmer | 2026-08-18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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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Ambré
Album: PEYOTE
Released: 2026-07-17
Rating:



Reviewer: 황두하
엠브레(Ambré)는 2015년 믹스테입 [Wanderlust]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믹스테입과 EP를 꾸준히 발표했고, 2019년에는 락 네이션(Roc Nation)과 계약했다. 커리어 초반부터 켈라니(Kehlani)와 곡을 발표하고 투어에 참여했으며, 허(H.E.R.)의 앨범에 송라이터로 이름을 올리는 등 여러 아티스트와 작업해왔다. 음악적으로는 알앤비를 중심에 두면서 포크와 팝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사운드를 들려줬다.
[Peyote]는 엠브레가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이다. 음악의 방향은 이전 작업의 연장선에 있지만, 각 요소를 다루는 방식은 한층 정교해졌다. 바이올린과 어쿠스틱 기타처럼 따뜻한 질감의 악기들이 중심을 이루고, 그 사이로 일렁이는 전자음과 두터운 베이스를 삽입하고 각종 디지털 가공된 효과를 입힌다. 어쿠스틱 악기와 전자음은 충돌하기보다 느슨하게 겹치며 따뜻하면서도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장르를 오가는 곡들이 하나로 묶일 수 있는 것도 이 일관된 질감 덕분이다.
“Until”, “Parking Lot”, “Mona Lisa”는 음악적 색깔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낮게 움츠린 채 꿈틀거리는 베이스가 리듬을 만들고, 드럼과 보컬이 그 사이를 빈틈없이 채운다. 엠브레는 비트에 힘을 주어 맞서기보다 그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유려한 멜로디를 얹는다. 여러 겹으로 쌓은 코러스도 리듬을 흐리지 않으면서 곡의 밀도를 높인다. 그루브와 선명한 멜로디를 동시에 유지하는 능력은 앨범의 가장 큰 강점이다.
“Folklore”, “Bed Song”, “Laugh Later, Cry Now”, “As Always / Feel”처럼 기타를 중심으로 단출하게 흘러가는 곡에서는 보컬의 장점이 더욱 뚜렷하게 느껴진다. 엠브레는 음절을 짧게 끊거나 길게 늘이며 기타 연주 사이의 여백에 리듬을 만든다. 음악이 단출해져도 곡이 느슨해지지 않는 이유다. 악기보다 보컬이 그루브를 주도하면서 포크와 알앤비가 결합된 사운드의 색도 선명해진다.
그중에서도 “She”는 앨범의 백미다. 많은 음절을 빠르게 뱉으며 리듬을 앞으로 당기다가도, 멜로디를 길게 가져가는 구간에서는 충분한 여백을 둔다. 두 흐름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후렴을 만든다. 1990년대 알앤비 발라드의 선명한 멜로디와 풍성한 보컬 편곡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사운드도 인상적이다. 사랑 노래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상대를 향한 비판이 숨어 있다. 부드러운 사운드와 날이 선 내용의 대비까지 더해지면서 곡의 인상이 한층 선명해진다.
이 같은 양가성은 앨범의 전반에서 이어진다. “The Art Of Letting Go”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뒤의 이별이 아니라, 감정이 남아 있는데도 상황과 반복된 다툼 때문에 멀어지는 순간을 다룬다. 이 복잡한 감정은 “Laugh Later, Cry Now”에서 더욱 짙어진다. 웃으며 다툼을 넘기고 상처받으면서도 관계의 끝을 미루는 모습을 통해 애정과 체념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드러낸다. 관계를 사랑이나 실패 중 하나로 단순하게 규정하지 않고,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을 구체적인 장면과 대화체의 문장으로 풀어낸 표현력이 돋보인다.
게스트를 활용하는 방식도 효과적이다. “Genesis3”와 “Destin’s Interlude”에서는 세르펀트위드피트(serpentwithfeet)와 데스틴 콘래드(Destin Conrad)에게 각각 곡의 주인공을 맡긴다. “Genesis3”는 최소한의 반주와 두텁게 겹친 화음을 바탕으로 세르펀트위드피트의 종교적이고 기묘한 보컬을 전면에 내세운다. “Destin’s Interlude”에서는 따뜻한 코드와 높게 가공된 보컬 위로, 가벼운 관계를 이어가면서도 자신이 일시적인 상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상처받는 화자의 감정이 흐른다. 게스트를 잠시 끌어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목소리와 시점을 독립된 장면으로 배치하면서, 앨범의 서사와 사운드의 폭을 넓힌다.
[Peyote]는 기존의 음악을 크게 뒤집기보다 엠브레가 잘해온 것들을 더 넓고 정교한 형태로 보여준다. 다양한 악기와 장르, 게스트의 목소리가 섞이지만 앨범의 중심은 흐려지지 않는다. 15곡을 35분 안에 담은 간결한 구성도 여러 시도가 산만하게 흩어지는 것을 막는다. 첫 정규라는 무게를 앞세우기보다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감각을 자연스럽게 펼쳐 보였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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