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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수퍼비 - before the m.s.g.a
    rhythmer | 2026-09-07 | 3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수퍼비 (SUPERBEE)
    Album: before the m.s.g.a
    Released: 2026-08-28
    Rating:
    Reviewer: 황두하









    수퍼비(SUPERBEE)의 가장 분명한 강점은 랩이었다. 트랩 리듬을 빠르게 쪼개면서도 플로우를 변칙적으로 운용했고, 속도가 올라가도 정확한 발음과 전달력을 유지했다. 랩에 대한 자신감은 첫 정규 앨범의 제목을 [Rap Legend]로 내세운 데서도 드러났다. [before the m.s.g.a] 역시 ‘make superbee great again’이라는 문구를 통해 이전과 같은 기량을 다시 확인시키려는 제목으로 읽힌다. 다만 이번 앨범은 그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전반적으로 목소리의 힘과 타격감이 줄었으며, 랩으로 리듬을 주도하기보다 비트에 이끌려가는 인상이 강하다. 서정적인 붐뱁 비트 위에서 랩을 펼치는 “82 life flow”가 대표적이다. 음을 길게 늘이거나 갑자기 음절을 몰아붙이며 리듬에 변화를 주지만, 비트와 자연스럽게 맞물리지 않는다. 속도와 억양은 계속 달라지는 반면, 박자 안에서의 탄력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프로덕션의 완성도도 고르지 않다. 2000년대 후반 메인스트림 힙합의 질감을 재현한 듯하지만, 소스와 드럼의 결합이 성기고 당시 사운드가 지녔던 규모감도 충분히 살아나지 않는다. 특히 “m.s.g.a freestyle”과 “little bit drunk”는 특이한 소스와 808 드럼을 중심으로 단출하게 진행된다. 그러나 제한된 요소가 긴장감이나 집중도로 이어지지 않고,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비교적 평면적으로 들린다.

    가사에서는 수퍼비가 어떤 위치에서 말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부와 위치를 유쾌하게 과시하는 브래거도시오(Braggadocio)를 주력으로 삼아왔다. 이번 앨범에는 게으른 이들을 질책하며 돈을 자랑하는 내용과 현실을 비판하고 청년 세대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두 태도가 공존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이를 연결하는 관점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화자의 위치가 곡마다 달라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 ‘고작 핸드폰 요금 밀리고 우는 새끼들, 내 어깨 짐 무거워 닥쳐 말포이, 태국 가서 잘라 아니면 좀 남자로 살아’라는 “82 life flow”의 구절처럼 맥락 없이 들어간 유머도 곡이 형성한 감정의 흐름을 끊는다.

    앨범의 여러 한계가 함께 드러나는 곡은 “duelist”다. 2000년대 후반에 유행했던 웅장한 트랩 사운드를 참고한 듯한 비트에서는 과거의 형식을 현재의 감각으로 변형한 지점을 찾기 어렵다. 오래된 양식을 사용했다는 사실보다 레트로한 사운드를 차용한 것 이상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가사는 중간에 갑자기 주식 이야기로 옮겨가며 앞뒤의 연결이 느슨해지고, 느리게 박자를 밟아가는 랩에서도 힘이나 리듬감이 충분히 살아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프로덕션과 가사, 랩의 문제가 한 곡 안에서 동시에 나타난다.

    물론 [before the m.s.g.a]에서 수퍼비의 기본기 자체가 무너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긴 벌스를 소화하고 박자를 세분하는 능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그가 커리어 내내 보여준 랩을 기준으로 보면 이번 앨범에서의 기량 저하는 분명하게 느껴진다. 프로덕션은 과거의 레퍼런스를 가져오는 데 머물렀고, 가사는 서로 다른 태도를 하나의 관점으로 묶지 못했다. 여러 면에서 수퍼비의 기존 강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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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Yama (2026-09-08 19:39:50, 140.248.29.*)
      2. 최근 오닉스, 식서울 4점 아름8 4.5점 과 같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평점들이 많았지만
        이번건 좀 공감가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눈치보지않고 본인 뜻대로 리뷰 부탁드립니다
      1. 비관 (2026-09-07 20:57:10, 115.90.194.***)
      2. ㅈㄴ 합리적인 리뷰
      1. Smokepurpp (2026-09-07 18:21:23, 211.235.88.**)
      2. 그러니깐.. 에미넴의 Revival, 안병웅의 Bartoon 24, 키드 커디의 SB2H보다도 졸작이라는 평인가요? 짧은 러닝타임에도 단점이 도드라지는 앨범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만, 그럼에도 너무 박한 평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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