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루시 갱 - 무한궤도
- rhythmer | 2026-09-22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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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루시 갱(Luci Gang)
Album: 무한궤도
Released: 2026-07-06
Rating:



Reviewer: 장준영
루시 갱(Luci Gang)이 약 1년 만에 새로 내놓은 [무한궤도]는 [Home Sweet Home](2025)과 여러모로 크게 달라졌다. 붐뱁과 트랩을 업고 힙합 앨범으로서 충실하게 접근했던 정작과 다르게, 공격적인 사운드를 필두로 시도하지 않았던 프로덕션을 민다.포문을 여는 "Easy A"만 들어도 변화는 명확하다. 디스토션 걸린 거칠 질감의 기타와 빠른 템포의 비트, 다양한 효과음을 버무려 속도감을 진하게 끌어낸다. "Airforce 1"과 같이 활기 넘치는 비트에도 붐뱁과 트랩의 일반적인 접근법에서 벗어나지 않던 전작과 달리, 새 앨범에선 프로덕션의 다양성을 더욱더 확장한 시도가 즐비하다.
"O n l y"가 대표적이다. 하이퍼팝(hyperpop)의 특징인 오토튠, 멜로디를 품은 리듬과 사운드의 증폭 및 왜곡을 내세운다. "어기어차"에선 트랩의 구성에 건반 루프 위로 싱잉 랩과 보컬 샘플링을 병치해 곡을 빈틈없이 꽉꽉 채운다. 하우스의 특징을 가져온 "Headlock"에선 반대로 사운드와 보컬 효과를 최대한 걷어내 군더더기 없는 프로덕션을 밀고 간다.
한 가지 인상적인 점은, "Mama Just Got Home"과 "Type Shi"로 일컬어지는 루시 갱이 본래 잘하는 스타일과 "WHPH", "빙글빙글", "Easy A" 등 새로 시도한 프로덕션이 구분되지 않고 혼재돼 있음에도 자연스레 연결되는 부분이다. 분명히 샘플링을 영리하게 사용하는 럭키 밴도(Lucky Bando) 사이로 혜민송(hyeminsong)과 아이뱅코(Ai BANCO)의 프로덕선이 강하게 돌출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마치 믹스 셋처럼 곡의 끝마다 다음 곡을 물고 들어가는 선택이 이질적인 톤과 분위기, BPM에도 이물감이 없이 앨범을 끊지 않고 듣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프로덕션이 크게 변모했더라도 큰 이질감이 들지 않는 것엔 루시 갱의 퍼포먼스 덕분일 것이다. 항상 재기 발랄하며 활기찬 톤, 즐거움과 행복을 외치는 가사가 신보에서도 유효하다. 빡세게(?) 노력하겠다는 다짐의 "WHPH", 낙관의 삶과 자세를 나열하는 "Headlock", 래퍼로서 더 나아가겠다는 다짐의 "Mama Just Got Home"은 전작에서도 들려주던 씩씩한 래퍼의 삶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같은 소재라 하더라도 현실감 있고 생동감 넘치는 표현과 쏙쏙 귀에 꽂히는 정확한 발음, 매끄럽게 이어지는 라임과 다양히 구성한 플로우는 요번에도 무척 매력적이다.
다만, 전작보다 오토튠 사용이 늘어나면서 랩의 강점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늘어나 안타깝다. 초반부의 "Lemon Squeeze"-"빙글빙글"-"O n l y"-"어기여차"에서 싱잉 랩의 비중이 늘어나 오토튠도 진하게 설정됐다. 문제는 발음이 뭉개지면서 전달력도 떨어졌다는 점이다.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워지면서 다른 랩보다 루시 갱만의 개성이 부족한 지점이다. 매력적인 멜로디로 후렴구와 랩을 영리하게 분리한 "우비소녀 Remix"를 듣는다면, 아쉬움이 더욱더 진하게 남는다.
달리 말하자면, 그 몇 가지 지점들을 제외하곤 [무한궤도]를 들을 이유가 가득하다는 점이다. [Home Sweet Home]이란 좋은 앨범 이유로 1년 만에 다시 한번 [무한궤도]로 기세를 강력히 이어간다. '새로운 비전 그 높이는 태산 높이'에 맞게 루시 갱은 이번에도 힘차게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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