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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팔로알토 - BARS
    rhythmer | 2026-09-29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팔로알토
    Album: BARS
    Released: 2026-09-17
    Rating:
    Reviewer: 황두하









    팔로알토(Paloalto)와 요시(Yosi)의 합작 앨범 [정신건강]은 요시가 겪은 정신적 위기와 회복을 팔로알토의 랩으로 함께 풀어낸 작품이었다. 석 달 만에 발표한 [BARS]에서는 시선을 자신에게 돌린다. 40대에 접어들어 다시 인디펜던트로 활동하는 그는 힙합에 빠졌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지나온 시간을 되짚는다.

    앨범의 중심에는 제이 딜라(J Dilla)와 큐팁(Q-Tip)을 연상시키는 재즈 풍의 로우파이 붐뱁이 있다. 짧게 잘린 샘플이 반복되고, 랩에도 노이즈가 낀 듯한 먹먹한 질감이 더해진다. 매끈하게 다듬지 않은 소리는 팔로알토가 돌아보는 시절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여러 프로듀서가 참여했음에도 곡마다 질감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 점도 좋다.

    비슷한 사운드 안에서도 곡마다 다른 장면이 그려진다. “Modern Art”에서는 나스(Nas)의 “N.Y. State of Mind”를 떠올리게 하는 음울한 신시사이저가 랩 뒤로 은은하게 울린다. “ROCK RIGHT NOW”는 보이스 샘플을 전면에 놓아 리듬에 활기를 더한다. 뭉근한 건반 위로 신시사이저가 간헐적으로 번지는 “Nostalgia”는 소리의 작은 변화를 따라 곡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런 편곡은 복고적인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아홉 곡이 단조롭게 이어지는 것을 막는다.

    팔로알토의 랩은 이 비트들 위에서 유연하게 흐른다. 한 이야기를 다음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기면서 라임을 이어가고, 뚜렷하게 힘을 주는 대목이 없어도 벌스가 끝날 때까지 지루하지 않다. “ROCK RIGHT NOW”의 거침없는 독백, “언더래퍼”의 자기 진술, “511”의 긴 회고에서는 가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재미와 랩 자체를 듣는 맛이 함께 살아 있다. 눈에 띄는 기교 하나에 기대지 않고 곡 전체를 설계하는 능력에서 베테랑의 면모가 드러난다.

    팔로알토의 랩에는 지난 커리어를 향한 자부심과 피로감이 함께 실려 있다. “BE ON”에서 랩으로 이뤄낸 성취를 돌아보던 그는 “ROCK RIGHT NOW”에서 음악 산업과 돈 앞에 흔들렸던 태도까지 드러낸다. “언더래퍼”에서는 유명세를 경험하고도 자신을 언더그라운드 래퍼라 부르는 모순을 숨기지 않는다. “Castle”에서 나이 든 부모와 자신의 노년을 생각할 때는 개인적인 삶의 무게가 선명해진다. 과거의 힙합을 닮은 비트 위에 지금의 팔로알토만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쌓인다.

    그중 “Nostalgia”는 앨범의 정서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준다. 팔로알토는 초창기 공연장과 음반 가게, 함께 음악을 만들던 사람들의 이름을 차례로 불러낸다. 이제 세상을 떠난 제리케이(Jerry.K)와 아티슨 비츠(Artisan Beats)를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그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겹쳐진다. 팔로알토와 같은 시대의 한국 힙합을 따라온 이들에게 이 이름들은 짧은 설명보다 많은 것을 전한다. 이어 등장하는 마이노스(Minos)는 차분한 호흡으로 촘촘한 라임을 몰아치며 곡의 하이라이트를 가져간다.

    마지막 곡 “511”은 회고를 한층 사적인 자리로 옮긴다. 어린 시절 함께 랩을 하던 사람들과 세상을 떠난 지인을 떠올리고, 과거 그에게 건넸던 말을 다시 곱씹는다. 힙합을 시작할 때의 설렘과 시간이 지나서야 마주하게 된 후회가 한 곡 안에 놓인다. 앞서 “Nostalgia”에서 불러낸 장소와 이름들이 여기서는 팔로알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기억으로 이어진다.

    다만, 차분한 흐름이 끝까지 유지되는 탓에 마이노스의 벌스 외에는 귀를 강하게 붙드는 순간은 드물다. 또한 “Castle”의 구 이즈 나인(Gu is 9)과 “We Must Apply”의 에이엘티(Alt)는 팔로알토의 랩이나 그가 풀어온 이야기와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 두 벌스 모두 곡을 확장하기보다 사족처럼 느껴진다.

    [BARS]의 사운드는 팔로알토의 출발점을 가리키고, 그의 랩은 그곳에서 멀리 온 현재를 기록한다. 앨범의 일정한 온도와 어긋나는 피처링은 인상을 약하게 하지만, 팔로알토가 직접 이끄는 순간에는 오래된 사운드와 지금의 삶이 맞아떨어진다. 그의 경력이 쌓인 만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랩이 이 회고에 힘을 싣는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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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Hiphop saved my life (2026-09-29 17:59:01, 61.74.92.***)
      2. 도그마언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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