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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inashe - Popstar
    rhythmer | 2026-10-22 | 1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inashe
    Album: Popstar
    Released: 2026-09-25
    Rating:
    Reviewer: 장준영









    티나셰(Tinashe)는 데뷔한 이래로 [Nightride](2016) 정도를 제외하면, 늘 괜찮은 음악을 내놓는 아티스트다. 다만 티나셰를 이야기할 땐 [Aquarius](2014)를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첫 정규의 그림자가 언제나 짙게 드리워 있었다. 뛰어난 작품인 동시에, 어쩌면 그에겐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Popstar]는 여태 어느 앨범보다도 담대하게 느껴진다. 이 시대의 '팝 스타'가 되고 싶은 열망과 자신감을 앨범 곳곳에 담아두었다. 팝스타의 선언적 과정엔 프로덕션의 변화부터 눈에 띈다. 티나셰는 7장의 정규를 내면서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중점으로 일렉트로닉, 힙합, 펑크(Funk) 등 장르적인 제약을 두지 않고 다양한 사운드를 포용해 왔다. 이번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특정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팝스타'라는 호칭에 가장 어울리는 최적의 프로덕션을 완성했다.

     

    초반부부터 방향성은 명확하다. "Sunglasses"에선 머신드럼(Machinedrum)이 잘하는 비정형적인 리듬 구조와 아르카(Arca)의 특유의 코러스 구성 및 질감으로 일관한다. 그 위로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터널 비전(tunnel vision)'의 정서를 끌어내는 티나셰의 섬세한 보컬이 압권이다. 킴제이(kimj)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Too Easy"에선 짧은 분량에 공격적인 베이스 라인과 군더더기 없는 전개로 앨범을 예열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Melatonin"에선 하이퍼팝(hyperpop)의 호전적인 사운드와 테크노의 둔탁한 킥 드럼을 절묘하게 섞어 사운드만으로도 엄청난 쾌감을 주조한다.

     

    중반부에는 티나셰가 능숙한 얼터너티브 알앤비로 채웠다. 마치 밤하늘의 별을 수놓은 듯 아름답게 한 음 한 음 흩뿌리는 건반과 현악기를 연상케 하는 야릇한 보컬이 어우러지는 "Flashbacks", 디스토션 걸린 거친 기타와 분위기를 돋우는 신스 베이스 위로 겹겹이 쌓은 코러스와 사랑의 아픔을 표현하는 가창이 훌륭한 "I'd Rather Be Alone"이 인상적이다. 트랩 비트를 활용한 "Twentyfive Eight"에선 아득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빚는 신스 베이스와 코러스 트랙을 바탕으로 나른한 듯 유려한 티나셰의 소리 완급이 끝내준다.

     

    후반부는 전반부와 중반부를 모두 아우른다. 즉, [Popstar]를 잘 나타내는 순간으로 앨범의 종결을 연출한다. "Brainrot"에서는 여러 장르를 포용하며 리드미컬하면서 극적인 구성과 함께 티나셰의 다채로운 보컬 테크닉이 아름답다. "Cloud 9"에서는 힘차고 폭발적인 루프와 비정형적으로 몰아치는 하이퍼팝의 특징을 얹은 변주로 채 3분이 되지 않는 시간에도 압도적인 프로덕션을 구축했다.

     

    사실 "Sunglasses"부터 "Heavy Weight"까지 면면을 살펴보면, 프로덕션에서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느낄 여지도 있다. 널뛰는 장르와 BPM, 급격히 바뀌는 분위기와 사운드 질감은 한 앨범에 모두 수록된 곡이라는 점이 의아할 정도다. 그러나 막상 앨범을 들으면 들을수록 대립이 하나의 합을 이루며 최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 신기하다.

     

    이는 개별 곡의 완성도가 고르게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의도적인 곡 배치도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질주하는 초반부의 프로덕션과 후반부의 "Popstar"-"Brainrot"-"Cloud 9"로 연결되는 폭발적인 흐름 사이에, 얼터너티브 알앤비로 차분히 온도를 끌어올리는 선택이 탁월하다. 더구나 "I'd Rather Be Alone", "The Show Must Go On"처럼 서로 다른 곡을 하나처럼 연결하는 장치를 여럿 심어둔 덕에 앨범 단위의 감상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보컬 또한 빼어나다. 알앤비, 일렉트로닉, 팝, 힙합의 하위 장르를 포용하는 프로덕션을 빈틈없이 소화하면서도, 매 순간 선연하고 명징한 멜로디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정교하고도 시원시원한 보컬 테크닉은 오직 티나셰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결하다.

     

    사운드에 맞춰 보컬이 넘실거리듯, 가사도 여러 번 옷을 갈아입는다. "Too Easy"와 "Popstar"로 대표되는 댄서블한 곡에선 자신감 넘치고 행복이 넘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반면에 얼터너티브 알앤비로 덧칠한 순간에는 아티스트로서의 불안감("Empty Stadium"), 사랑과 이별 사이의 감정("I'd Rather Be Alone"), 사랑과 섹스("Pillow Fight", "Flashbacks") 등 하나에 국한되지 않은 인간적인 이야기를 가득 채웠다.

     

    그러다 할리우드 팝스타의 복합적인 심경을 담은 "Popstar"로 다다르면, 누구에게나 일상과 사연이 있듯이 이 사람도 화려한 삶 뒤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생각을 하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밀려온다.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다만, 이처럼 다양한 곡과 소재가 뒤섞인 덕에, 다채롭게 즐기며 해석할 여지가 많다는 점이 앨범을 더욱더 재밌게 만드는 요소다.

     

    '팝스타'라는 단어는 사실 무척 정치적이고도 상징적이다. 장르와 씬을 넘나들며 시대를 대변할 만한 인기와 결과물을 가진 아티스트만이 왕관과도 같은 호칭으로 불린다.

     

    티나셰가 자신을 팝스타로 칭한 이상, 그 이름에 걸맞은 아티스트인지를 두고 끊임없이 논쟁이 따라붙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은 분명하다. 2026년에 '팝스타'라는 칭호에 어울리는 최고의 앨범에 [Popstar]를 이미 올렸다는 것을, 그리고 마침내 첫 앨범을 넘어서는 작품을 내놓았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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