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제이에이 & 자이언(JA & Giant)
Album: Sound Craft
Released : 2011-02-09
Rating : +
Reviewer : 이병주








살롱(Salon 01)은 현재 우리 힙합 씬에서 가장 인상적인 음악을 내놓는 집단 중 하나이다. 그들의 등장과 스타일 자체가 신선했음은 물론, 꾸준한 작업물을 내놓았다는 게 분명 무엇보다 큰 장점 중 하나였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예전에 비해 조금 침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어쨌거나 네 차례의 싱글 발표 후 이번에 나온 제이에이(JA)와 자이언(Giant)의 합작 앨범 [Sound Craft]는 살롱의 초창기 성장을 견인했던 웰메이드 앨범 중 하나인 제이에이+에이조쿠(Aeizoku)의 [Double Feature]처럼 두 뮤지션이 프로덕션의 지분을 사이 좋게 나눠 가진 형태로 만들어졌다. 거기에 더해 둘은 래퍼로서도 전면에 나서 있다는 점이 언급했던 앨범과는 다른 점이다.

보컬 샘플 플레이와 건반 음의 불협화음이 기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인터루드 형식의 곡 “Deep In The Night”을 둘이 공동 프로듀싱했으며, 그 밖의 트랙들은 자이언이 인트로 곡을 더 맡은 것을 제외하고는 각기 정확히 다섯 개씩의 정규 곡을 프로듀싱했다. 두 명의 프로듀서가 각자의 곡을 수록했음에도 샘플링 작법과 일관된 공간감 있는 믹스가 어우러져 이질적이 않게 모든 트랙이 쭉 엮어져 있다. 게다가 “Hip Hop” 한 곡을 제외하고는 모든 곡에 여성 보컬이 들어가 있다는 점 역시 그에 한 몫하고 있다. 싱글 및 비디오로 선 공개 되었던 곡들이 아무래도 프로덕션 측면에서도 돋보이는데, 도회적인 분위기에 울림이 크게 배치된 사운드 소스들이 조화로운 “파티가 끝난 후”나 “Sound Craft”와 같은 곡들을 비롯해 고전적인 샘플링 음악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는 소울풀한 느낌의 “걱정하지마”와 “밤의 음악”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앨범은 또한 어릴 적 이야기와 가족에 대한 것으로 시작해 사랑과 음악을 다룬 뒤 밤에 이르고 파티가 끝나는 나름의 서사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가사의 내용도 역시 언급했듯 보다 일상적이거나 보편적인 것들이다. 사실 롤 플레이나 독특한 캐릭터 구축을 바탕으로 개성 있는 가사를 써내려 갔던 자이언의 경우 예전 앨범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매력에 비해 랩이 주는 감흥이 덜 하다. 두 뮤지션 모두 래퍼로서 표현 방식이나 라임 등에 있어 큰 강점을 보이는 편은 아니기에 프로덕션에 비해 랩은 전반적으로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스윙스나 빈지노의 벌스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힘과 대조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도 [Sound Craft]라는 앨범명 자체가 어떻게 보면 그들의 음악에, 더 나아가 힙합 음악의 특성에 꽤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이제 어느덧 퀄리티를 보증하는 씬의 프로듀서로 자리매김한 제이에이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활동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자이언의 프로듀서로서 능력이 한껏 발휘된 앨범이다. 자이언은 이미 두 번째 솔로 앨범의 싱글이 공개된 상태인데, 이 앨범이 2011년 살롱이 선보일 더욱 다양하고 멋진 작업들의 포문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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