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소울 다이브(Soul Dive)
Album: Bad Habits
Released: 2011-04-11
Rating: 
Reviewer: 이병주









이번 미니 앨범의 성격은 이미 한 달 전 발표되었던 “점점 더”가 수록되었다는 것과 몇몇 피처링 가수를 통해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사실 해당 곡 자체가 F.P.M.과 선보였던 “L.I.E”만큼 흥미로운 결과물은 아니었다. 가비 엔제이(Gavy NJ) 미스티의 보컬이 갖는 매력이나 장점이 의도한 만큼 크지 않아서이기도 하거니와 일렉트로니카 느낌을 가미한 댄서블한 트랙의 장점을 충분히 배가시켜주기엔 2퍼센트 부족한, 멜로디를 훑는 식의 편곡으로 소울다이브란 이름을 통해 갖게 되는 높은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게다가 전형적인 사랑 가사를 바탕으로 극히 짧은 랩 벌스의 분량과 청자에게 암기를 종용하듯 이중 배치되어 반복되는 훅(Hook)의 존재는 감상 포인트를 스스로 제한해 놓은 격이 되었다. 반대로, 내용이나 곡의 구성적인 면에서 대중에게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겠지만, 행여 그것이 앨범 전반적으로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까하는 우려가 생기기도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막상 앨범을 플레이해보면, 의외로 그러한 짐작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는 듯하다. 의미심장하게 서막을 알리는 인트로로 시작해, '세상이 곧 전쟁터'라며, 자못 비장한 냄새를 풍기는 “War Music”에 이르는 부분이 그러하다. 비록, 이 곡에서 라임의 절반 이상이 영어 단어로 이어지는 넋업샨의 래핑은 아쉽지만, 묵직한 베이스와 거친 기타음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자음과 효과음을 첨가해 전쟁터란 느낌을 청각적으로 이미지화해 보이려는 프로덕션 상의 터치가 재미있다. 어떤 면에서는 1집에 수록되었던 “Sky Walker”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이어지는 “Nothing”은 세 멤버의 랩을 가장 많이, 또 제대로 접할 수 있는 트랙이다. 다만, 캐치하지 못하고 단조로운 멜로디의 진행을 바탕으로 한 프로덕션에서 다소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선 공개 되었던 “점점 더”를 지나서 나오는 “Holla Yo!”는 그루브한 느낌을 주는 비트 위에 중의적인 표현을 담은 제목을 잘 활용해 수록곡 중에서 랩 음악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가장 잘 담아낸 곡이라 할 수 있다. 또한, “XXX”는 일렉트로니카적인 사운드 디자인 위에 묘한 가사를 담아내고 있는데, 매력적인 멜로디와 더불어 컷팅의 멋진 활용이 임팩트 있는 정기고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한국 힙합 앨범에서는 빠질 수 없는 단체곡 “War Music With Soldiers”도 참여한 래퍼 대부분이 짧은 벌스에도 불구하고 타이트한 라임을 선보여 여러 힙합 팬의 귀를 자극할 만하다.

하지만, “점점 더”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트랙이자 쥬얼리의 예원이 참여한 타이틀 곡 “나쁜 습관”은 서두에 언급했던 우려가 어느 정도 현실화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곡이 가지는 장단점이 모두 “점점 더”에서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앨범 전반적으로 훅의 비중이 너무 크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다 보니 정작 랩을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적고 지루하다는 점도 아쉽다. 더구나 그런 단조로움을 극복해낼 프로덕션적인 임팩트나 편곡의 묘도 크게 돋보이는 부분이 없다. 고유한 톤과 랩 스타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넋업샨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밀한 라임이나 개성적인 면모가 부족한 지토(Zito)와 디테오(D.Theo)가 앨범 내에서 갖는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점도 그룹의 고민이 될 수 있다.

물론, 랩 그룹으로서 다양한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폭넓은 작업을 해나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활용하기에 따라 향후, 더 큰 장점으로 작용할 여지도 많다. 대중과 교감도 음악을 논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지점이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랩 그룹으로서 그들이 이번에 이뤄낸 상업적인 성과를 평가절하 하고 싶은 생각은 결코 없다. 어디까지나 미니 앨범이었던 만큼, 그들의 새 정규 앨범에서는 앞선 성과를 바탕으로 장점이 더욱 부각되어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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