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제이덕(J-Dogg) - Mentality
- rhythmer | 2011-06-27 | 1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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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제이덕(J-Dogg)
Album: Mentality
Released: 2011-05-31
Rating:
Reviewer: 남성훈
제이덕(J-Dogg)의 솔로 앨범 [Mentality]를 듣다 보면, 힙합 씬과 대중음악의 시스템 그 어느 쪽에도 확실하게 자리하지 못한 아티스트의 고심이 느껴진다. 제이덕의 랩은 화려하지 않고, 프로덕션은 그 자체에 집중할 정도가 아니니 그만의 세월이 어떻게 담겨 있는가가 앨범의 가치를 결정할 것이다. 자, 방법은 두 개다. 자신의 고심을 날 것 그대로 안에 녹여내거나, 밖으로 상업적인 한 방을 노리거나. [Mentality] 안에는 이 두 가지가 혼재되어 있다. 이런 경우는 사실 매우 많은데, 좋은 결과를 내기에 가장 어려운 타입이기도 하다. 두 방향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앨범은 성공적일까?우선 흡사 나스(Nas)의 "Thief's Theme"을 연상시키는 질감의 비트 위에서 비장하게 랩을 하는 "Gutter MC"로 시작되는 [Mentality]에서, 프로덕션과 소재의 활용 모두 힙합 음악이 보여줄 수 있는 멋보다는 노골적으로 이지리스닝에 초점을 맞춘 "울지말아요", "I Can't Let You Go" 같은 곡을 함께 듣는 것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남자들이 원하는 여성상을 소재로 재치있게 랩을 짠 멋진 트랙 "개념워먼"이 같은 앨범 안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팝/록 편곡의 "어떡하라구"의 당위 역시 전후 곡들과 앨범의 컨셉트, 그리고 곡 자체를 바라봐도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이러한 일련의 몇 곡들 때문에 감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방해받는다는 점에서 구성의 단점이 느껴진다.
대신, 앨범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은 래퍼와 사회인으로서 두 자아다. "Gutter MC", "거머리2", "F*** U"에 담긴 자기과시는 평범하지만, 제이덕이 10년간 거쳤을 세월과 상념을 가득 담은 "시간은 계속해서 가니까", "절망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각각 짝을 이루며 분노와 서글픔을 더한다. 비트와 프로덕션 모든 면에서 앨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절망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에서 그가 펼치는 자기 고백은 한국힙합판 아래 숨겨져 있는 제이덕의 존재는 물론, 너무 쉽게 성공의 기회를 거세당하는 한국사회의 30대까지 포함하기에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제이덕은 이번 솔로 LP에서 그가 지금껏 겪었을 상념 자체를 펼쳐내고, 그 상념의 여러 결과물일 하드코어한 트랙과 대중을 노린 트랙들을 섞어 한 앨범에 배치했다. 프로덕션 역시 다양한 스타일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려는 듯 각 곡에 충실했는데, 이것이 전체적으로는 산만하게 느껴진다는 점은 아쉽다. 그래서 [Mentality]는 차라리 솔직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난 점은 그가 지금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으려 했지만, 과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강점이기도 하겠지만, 장르 특유의 과잉과 뻔뻔함이 주는 재미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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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SBEE (2011-06-29 13:51:54, 118.36.33.**)
- 전 이번 앨범 진짜 좋게 들었슴..
롸임버스가 해체되었단 소리를 들었는데
제이덕 정말 잘됬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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