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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드렁큰 타이거 - Feel gHood Muzik : The 8th Wonder
    rhythmer | 2009-10-19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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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t: 드렁큰 타이거
    Album: Feel gHood Muzik : The 8th Wonder
    Released : 2009-06-29
    Rating :
    Reviewer : 이병주
     





    드렁큰 타이거(Drunken Tiger)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감은 실로 엄청나다. 그렇기에 그냥 새 앨범이 나왔다고만 해도 엄청난 관심과 이목을 끌었겠으나, 거기에 앨범이 2CD라는 얘기가 보태지고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만한 라킴(Rakim)이 참여했다는 얘기까지 더해지고 나니, 이번 새 앨범이 가지는 그 무게감이 한층 더 거대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요즘과 같은 음반 시장 상황에서 두 장의 CD로 앨범을 발매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다. 하지만, 명작으로 꼽히는 극소수의 앨범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더블 앨범들이 마주하게 되는 비판은 '좋은 곡들을 추려냈으면 더 좋은 앨범이 되지 않았겠느냐.' 하는 것이고, 그 비판은 이번 드렁큰 타이거의 앨범에서도 어느 정도 유효하다. 특히, [Feel Good Side]의 초중반부에 배치된 곡들은 대체로 임팩트가 부족하다. 아들 서조단의 육성을 삽입했다는 부분이 화제가 되며, 진솔한 가사에 윈디 시티(Windy City)가 함께한 "축하해" 정도 외에는 크게 의미 부여가 힘들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많은 유명 프로듀서들이 비트를 제공했지만, 그들의 이전 작업물들과 비교해 봐도 베스트를 보여줬다고 평가하기 힘든, 이른바 2퍼센트 부족한 비트들이 상당수 있다는 점 역시 안타깝다. 게다가 반복되어 등장하는 형태의 곡들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단순하고 평범한 비트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후렴이 놓인 "Jet Pack"의 경우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으로 두 차례나 등장하게 되는 것은 앨범에 마이너스 요소로 여겨진다. 흥겨운 분위기에 캐치한 훅을 가진 매력적인 트랙 "두두두왑바바루"의 경우도 벌스가 전부 다 통째로 영어로 바뀐 것도 아니고, 첫 번째 벌스는 살려둔 채 어중간하게 재등장해(‘Freaky Deaky Superstar') 반복되고 있다. 화제의 트랙 "Monster" 만이 영어 버전에 라킴과 라카(Rakka)가 참여해 전혀 새로운 감상 포인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 할 만하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 트랙에서는 라킴도 라킴이지만, 무엇보다 라카(Rakaa)의 랩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타이거 JK(Tiger JK)의 랩을 보자면, 일단 가사 면에서는 지난 6집과 7집을 지나며 보여줬던 성취를 더 크게 이어가지는 못한 듯하다. 특정 가사 내용이나 문장의 반복 사용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그의 랩이 지닌 매력은 다른 곳에서 드러난다. JK는 이번 앨범에서 라임이나 가사의 표현력에서 재치를 발휘하기보다는 특유의 톤을 백분 활용한 화려한 플로우와 감정표현 및 캐치한 훅 메이킹을 통해 매력을 드러낸다. 언급한 감정 표현이라는 면에서 보건데, "6번 줄 없는 통기타"와 같은 서정적인 곡에서 그의 랩이 가지는 장점이 가장 극대화 되고 있다. 위의 곡은 가사적인 면에서도 앨범 내 베스트 트랙 중 하나로 꼽아볼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Feel Hood Side]에 수록되어 앤(Ann)과 함께 한 "Rest In Peace(Question)" 역시 좋은 프로덕션까지 맞물리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앨범 내 또 하나의 특징으로 엄청난 숫자의 피쳐링 진을 얘기해 볼 수 있는데, 대다수가 캐릭터 강한 타이거 JK의 벌스와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주파수"의 화나나 "짝패"에서의 팔로알토(Paloalto)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좋은 벌스를 선보이며, 곡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물론 과도한 숫자의 참여진으로 인해 생기는 난잡함이란 측면도 간과할 수 없겠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컸다고 볼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하건대, 이렇게 2CD 앨범을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예전과는 또 다른 대단한 모험이다. 2CD라고 해서 그 만큼 비싼 값을 받는다면 몰라도, 이 앨범은 두 장의 음반으로 구성되어 많은 곡을 수록하고 있음에도 다른 뮤지션들의 한 장짜리 앨범과 별 차이 없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뮤지션의 앨범은 하나의 예술 작품임과 동시에 대가를 지불하고 구입할 가치가 있는지 따져봐야 할 문화 상품이기도 하다. 그러한 면에서 이 앨범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서두에 얘기한 좋은 곡들로 추려내 앨범을 구성했으면 더 좋은 앨범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 보다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두 장의 CD를 통해 풍부한 들을 거리를 담아낸 투자와 시도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분명 아쉬운 면은 있지만, 앨범이 담아낸 나름의 가치들을 외면하긴 어렵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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