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Ski Beatz - Twilight
- rhythmer | 2012-02-27 | 1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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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ki Beatz
Album: Twilight
Released: 2012-02-14
Rating :
Reviewer: 강일권
90년대 힙합 걸작 제이-지(Jay-Z)의 데뷔앨범과 캠프 로(Camp Lo)의 데뷔앨범을 통해 소울풀하고 멜로디컬한 비트의 진수를 선보이며 히트 프로듀서의 반열에 올랐던 스키 비츠(Ski Beatz)는 이후, 오랜 공백기 끝에 2010년, 변화한 작법과 음악을 들고 성공적으로 돌아왔다. 그는 여전히 샘플링을 주 작법으로 하지만, 옛 소울/훵크 음악의 일부분을 그대로 따오는 걸 줄이고, 메인 멜로디 룹과 베이스 라인을 직접 연주하여 그것을 리샘플링하거나 직접 입히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변한 건 작법만이 아니다. 주 활동무대도 메인스트림이 아닌 인디가 됐다. 그리고 중요한 건, 한때 잊혔던 그는 성공적으로 부활했고, 현재 가장 바쁜 프로듀서 중 한 명이 됐다는 점이다.락카펠라(Roc-A-Fella)의 공동 창립자였던 대이먼 대쉬(Damon Dash)와 스키 비츠를 주축으로 조직된 문화 창작 공동체 DD17의 별칭 ’24 Hour Karate School’을 타이틀로 내세웠던 지난 두 장의 앨범에서는 앞으로 부각된 기타 리프와 날 것 같은 사운드가 특징이었다. 스키 비츠 특유의 멜로디컬함과 소울풀했던 사운드는 이전보다 상당 부분 거세됐었지만, 전반적인 비트의 구성이 워낙 탄탄했기에 그 아쉬움을 상쇄시켰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바로 그 지점마저 살아난다. 그야말로 90년대의 스키 비츠와 2000년대의 스키 비츠가 만나 화합의 장을 열고 있다고 할만하다.
앨범에는 그 타이틀과 어울리는 그윽한 비트가 가득한데, 특히, 중•후반부에 배치된 네 트랙이 백미다. 감미로운 여성 코러스가 귀를 간질이는 가운데 스모크 디자Smoke DZA)가 스웩을 작렬시키는 “Fly High”, 매끄럽게 굴러 떨어지는 건반과 나른한 호른 사운드가 재지한 분위기에 한껏 취하게 하는 “City Light”, 여유롭지만, 무게감 있게 퉁겨진 기타 리프가 곡을 주도하는 “On”, 피츠버그 출신의 기대주 맥 밀러(Mac Miller)의 인상적인 후렴구(Hook)와 앨범 내에서 가장 중독적이고 훌륭한 멜로디 라인이 일품인 “Time Goes” 등이 그 곡들. 한편, 노곤한 호른과 웅크린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를 기가 막히게 병치시킨 “Didit4thegreen”은 전작의 기운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곡으로, 역시 귀 기울여 들어봐야 할 하이라이트 트랙이다.
무서운 창작욕을 바탕으로 양질의 비트가 담긴 앨범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스키 비츠는 이번에도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았고, 스키의 2000년대 랩 페르소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커렌시(Currensy)를 비롯한 스탤리(Stalley), 맥 밀러, 스모크 디자, 그리고 다수의 신인 랩퍼들 역시 비트와 잘 맞물리는 랩핑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새롭게 구축된 그의 비트 위에 예전의 멜로디 감각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본 작은 그동안 발표된 스키의 솔로 앨범 중 가장 깊은 여운과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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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소년 (2012-03-17 14:16:31, 115.95.157.**)
- 관악기와 비트의 조화가 죽이내요. 묵직한 드럼에서 몽환적 느낌도 납니다. 스키비츠 인스투르먼트 앨범 따로 만들어도 좋을 거 같아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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