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B.o.B - Strange Clouds
- rhythmer | 2012-05-09 | 1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Artist: B.o.B
Album: Strange Clouds
Released: 2012-05-01
Rating:
Reviewer: 이상혁
메가 히트 싱글 “Nothin’ On You”, 이 한 곡이 B.o.B에게 안겨준 성과는 그야말로 엄청났지만, 대중들의 초점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멜로디 라인에 집중되어 있었고, B.o.B는 단순히 곡 하나 잘 만나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팝-랩 아티스트로 분류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이제는 다들 알다시피, B.o.B의 음악을 히트 싱글 하나로 평가절하 하는 행위는 중대한 실수가 아닐 수 없다. 그는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랩과 프로듀싱을 겸하며, 앨범을 짜임새 있게 만드는 재능을 가진 힙합 씬에서 몇 안 되는 뮤지션이기 때문이다.여러 팝 음악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력과 탄탄한 기본기의 서던 랩이 시너지 효과를 낸 [The Adventures of Bobby Ray]가 익숙한 느낌을 주면서도 전에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음악으로 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면, [Strange Clouds]는 B.o.B 특유의 색깔을 더욱 짙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일단 본작은 워낙 팝과 긴밀하게 접촉해있으나 기본적인 뼈대는 랩 앨범의 형식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정체성에 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No Genre]를 비롯한 여러 장의 믹스테잎 결과물을 통해 그는 원초적인 서던 랩을 이미 잘해왔음을 증명했고, 스스로 정규 앨범을 완성하는 데 힙합의 전통적인 감성이나 엠씨잉(MCing)에 대한 미련이 없음을 여러 차례 밝혔기에, 이러한 논쟁은 다소 소모적이라 할만하다. 우선은 선입관 없이 앨범에 담긴 음악에 집중할 필요가 있겠다.
이번 앨범에서도 역시 프로덕션에 대한 B.o.B의 욕심은 여실히 드러난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초반부와 더불어 마무리를 짓는 뼈대를 구축하는 동시에, 외부 프로듀서에게는 자신이 여러 장르에서 얻어낸 상상력을 제공한다. 그 상상력을 바탕으로 전작에 참여한 바 있는 닥터 루크(Dr. Luke)와 록 밴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라이언 테더(Ryan Tedder) 등이 속 내용물을 채워 넣는 모습이 일품이다. 특히,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시작하면서도 능청스럽게 역동적인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벌스가 전개되는 과정을 거치는 곡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탁월한 전조의 활용이 다양한 장르를 하나로 묶는걸 가능케 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많은 참여 진 가운데서도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와 라이언 테더, 로리애나 메이(Lauriana Mae) 등의 보컬리스트들이 부각되는 것 역시 전조를 활용한 덕이다.
이렇게 탄탄한 프로덕션을 구축한 B.o.B는 랩퍼로서도 다시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전작보다 삶에 대한 가치관을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내기도 하고, 더 여유와 낭만을 지닌 로맨티스트로 분하기도 한다. 앨범의 히트로 돈과 명예를 거머쥔 뒤에 오는 불안감과 허무를 담은 “So Hard To Breathe”, 삶에 대한 진취적인 자세를 고취하는 “Chandelier”가 있는가 하면, 위트와 허세를 적절하게 안배한 러브송 “So Good”도 있다.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앨범 끝자락에 수록된 “Where Are You”가 되겠다. 무명 시절의 자신과 유명인이 되어버린 지금의 모습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이야기 자체가 신선한 설정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전개해 나가는 걸 비롯하여 전 앨범을 통틀어 B.o.B의 라이밍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B.o.B가 이번 앨범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들고 나온 것은 아니다. 전작에서 실컷 보여준 B.o.B의 성향을 그대로 내포하고 있으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덥스텝의 활용이나 여러 장르를 융합하는 시도는 어느 정도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다만, 그 익숙한 재료를 잘만 활용하면 이렇듯 강한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결국, 본작은 신선한 충격대신 치밀한 구성을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고 할 수 있겠다.
특유의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B.o.B는 음악적, 상업적 부분에서 많은 것을 이루어냈다. 아직 젊고 앞으로 이루어 낼 것들이 훨씬 많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그 성과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더욱 체감된다. [The Adventures of Bobby Ray] 역시 워낙 준수한 작품이었기에 그만큼의 놀라움을 주지는 못해도, 그는 확실히 [Strange Clouds]에서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 성장한 모습이다. 이 정도의 성장 속도라면, 아마 다음 정규 앨범을 들고 나올 즈음에는 여타의 신인 뮤지션들이 B.o.B의 영향력 아래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데뷔 앨범이 그랬던 것처럼, [Strange Clouds] 역시 또 한번의 깊은 감흥을 선사한다.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상혁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13
-
-
- Archetype (2012-05-10 23:15:59, 118.220.177.***)
- 아직 더 들어봐야 알 것 같은데, 뭔가 획기적으로 와닿지는 않네요. 정말 잘만든 앨범인데, 아웃캐스트를 기대한건 잘못이었나 봅니다. 아직 안드레엔 훨씬 못미치는듯해요. 너무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같고.. 그래도 랩 너무 잘하고, dr. luke도 귀에 잘 들어오게 곡 잘 썼어요. 딱 좋은 메인스트림 음악이네요.
-
- Jyol (2012-05-10 12:16:33, 14.33.114.***)
- 확실히 이젠 자리를 잡아갈듯...
-
- 윤정준 (2012-05-09 18:59:12, 112.221.141.**)
- Where are you 는 정말 모든방면으로 완벽한 곡인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