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뷰] '너무'라는 부사에 대한 단상
- rhythmer | 2012-09-17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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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러니깐 언어는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발음과 표기가 시대에 맞게 변하고 있다. ‘짜장면’이나 ‘효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요즘 방송에서 인터뷰 영상을 보면, 사람들이 “틀리다”라고 말하면서도 자막에서는 “다르다”로 고쳐 방영해주고 있다. ‘틀리다’와 ‘다르다’를 구분 짓지 않고 말하는 탓에 생겨난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인터뷰가 아닌 음악 가사에서도 이런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수들은 “바래”라고 노래하지만, 자막에서는 “바라”로 나오고 있는 점이 그렇다. 현실에서 ‘~~~하길 바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노랫말은 일반 문학과 달리 시적 허용이라는 도망갈 구석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랫말을 쓰는 작사가들은 문법상 틀린 표현임에도 더 듣기 좋은 표현을 위해 일부러 틀린 단어를 쓰는, 그러니깐 의도된 시적 허용이 아닌 가사를 완성하고 나서 맞춤법 검사를 돌려보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하는 바이다.셀 수도 없이 자주 쓰이는 ‘바래’대신 ‘바라’로 맞춤법을 고쳐주는 방송 자막. 만약, 이러한 시도가 자막에 그치지 않고 맞춤법 개정으로 강제로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망상을 해본다.
뮤지션 딥플로우는 어느 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너무는 부정적일 때 쓰는 표현입니다. 긍정적인 표현 일때는 정말이나 매우로 고쳐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존나가 있지’라는 유쾌한 트윗을 날리며 우리말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귀신 같은 사람.
힙합 뮤지션 '딥플로우'사람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표현 중 하나가 ‘너무’이긴 하지만, 그만큼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너무 좋아’, ‘너무 기뻐’ 같은 표현들은 방송 자막을 통해 정말 좋아, 매우 기뻐로 바뀌어 쓰이고 있다. 뭔가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우리가 알고 부르던 ‘너무’라는 표현이 긍정의 표현과 결합하면 틀린 표현이라니. 우리가 열광하고 좋아하던 노랫말이 방송자막에 의해 모두 고쳐진다면?
‘너무’라는 단어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가사의 해석은 확연히 달라진다. 올해 “셜록”이라는 곡을 통해 멋진 안무를 선보였던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데뷔곡 제목은 “누난 너무 예뻐”다. 잠깐 가사를 보자.
누난 너무 예뻐서 남자들이 가만 안 둬 흔들리는 그녀의 맘 사실 알고 있어
누난 너무 예뻐 그녀를 보는 나는 미쳐 하지만 이젠 지쳐부정적인 표현의 뜻인 ‘너무’와 긍정적인 표현의 뜻으로 쓰이는 ‘예뻐서’가 결합된 가사. 잘못된 표현이라 생각되어 누난 정말 예뻐로 고쳐야 할까 싶지만 이 곡을 노래하는 화자의 심정은 누나가 자신이 감당 안될 정도로 과도하게 예쁘다는 뉘앙스로 노래하고 있다. 잘못된 표현이 아닌 가사 그대로 해석을 한다면 화자의 괴로운 심경을 노래하는 가사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 가사에서 작사가의 의도는 본인 스스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너무'로 시작하는 비슷한 뉘앙스의 곡 하나를 더 살펴보자. 지금은 정훈희의 남편이나 가수 J의 이모부로 불리는 80년대의 명 보컬 김태화의 대표곡 “안녕”은 ‘너무 아름다웠던’이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이선희, 이승철, 민치영, 알리 등이 리메이크했던 이 곡의 첫 가사를 보자.
너무 아름다웠던 추억을 회상하며
부정의 뜻으로 쓰이는 ‘너무’와 긍정의 뜻으로 쓰이는 ‘아름다웠던’이라는 표현이 결합하였다. 무턱대고 ‘매우 아름다웠던’, ‘정말 아름다웠던’, ‘아주 아름다웠던’으로 가사를 바꿔보면 뭔가 생경한 느낌이다. 어쩔 수 없는 헤어짐을 노래하는 화자의 복잡한 심경으로 이별을 감당하기엔 견딜 수 없게 아름다웠던 추억을 노래하는 가사로 해석된다.
원더걸스I′m so hot 난 너무 예뻐요
I′m so fine 난 너무 매력 있어
I′m so cool 난 너무 멋져원더걸스의 “So Hot” 역시 후렴구만 본다면 맞춤법이 틀린 가사 같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보자면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넘치는 매력으로 달려드는 남자들 때문에 피곤함을 호소하는 부분이 나온다. 단순히 맞춤법이 틀린 가사로 보기엔 무리가 아닐까? 해석에 따라 ‘너무’의 쓰임이 제대로 쓰였는지 헷갈리는 곡들이다.
이쯤에서 국립국어원에서 정리하여 제공하는 ‘너무’의 쓰임에 대해 알아보자.
질문) 부사 '너무'가 제가 알기로는 부정의 말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최근 일부 티브이 방송의 자막이나 사람들이 이 말을 쓰는 것을 보면 긍정의 뜻에도 쓰더라고요. 또 사람들이 너무를 긍정의 뜻으로 너무 많이 사용해서 이제는 긍정의 뜻으로도 쓸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사전을 찾아보면 너무가 부정의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던데, 어떤가요? 긍정의 뜻으로도 너무를 써도 되는 건가요? 아니면 계속 부정의 뜻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건가요?
답변 : ‘너무’는 “너무 크다/너무 늦다/너무 먹다/너무 어렵다/너무 위험하다/너무 조용하다”와 같이,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을 나타내고, 그 뜻이 말해 주는 대로, '너무'는 용언을 부정적으로 한정하는 부사로 쓰여 왔습니다. 그러므로 '너무'의 뜻과 쓰임새를 고려하여, 용언을 긍정적으로 한정하는 맥락에서는 '너무'가 아닌, '참, 정말, 아주, 매우' 등을 써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용언을 긍정적으로 한정하는 맥락에서 ‘너무’는 옳지 않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위 곡의 가사들의 전체적인 해석을 보자면 ‘너무’라는 단어가 단순히 긍정적인 표현 앞에 붙었다고 단정 짓기엔 어렵기도 하다. 노랫말이란 단순히 한 문장이 아닌 전체적인 이야기를 살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처럼 ‘너무’라는 단어가 노랫말 해석과 맞춤법 사이에서 바르게 쓰였는지 헷갈리는 곡과 달리 오로지 긍정적인 표현 속에 잘못 쓰인 경우가 더 많긴 하다.
방송가에서 ‘다르다’와 ‘틀리다’, ‘너무’, ‘바라’ 같은 말들을 쓰임에 맞게 바꿔 자막을 달아주는 것에 대해 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노랫말에도 이러한 시도를 한다는 부분에 대한 내 생각은 조금 달라질 것 같다. 지금도 ‘바래’를 ‘바라’로 고쳐주는 모습이 나에겐 너무 과한 친절함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유승준이 부릅니다 찾길 바라~'
'에프티아일랜드가 부릅니다 바라~'방송에서 이런 멘트를 듣거나 자막으로 자주 접하게 된다면, 나는 조금 오그라들 것 같다. 시적 허용이 쓰이는 노랫말인 만큼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게 좋지 않을까?
가을이다. ‘너무’가 부정적인 뜻으로 쓰인 제대로 된 가사의 곡.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들으며, ‘너무’에 대한 단상을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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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온다 (2012-10-06 03:26:42, 125.141.118.***)
- 나도 딥플로우의 너무에 대한 지적을 보고 흠칫 했는데
우리에겐 존나가 있다고 해서 안도했음.
그런것이다.
나도 너무를 시도때도 없이 낭비하는 말 습관이 있는데 이제는 고치고
부정과 긍정을 모두 포함하는 존나를 자주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존나를 표준어(서울사람들이 쓰는 교양있고 표준화된 한국어)로 귀속시키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음.
부장님!! 저한테 존나 좋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그래, 뭔데?"
"현지의 존나 나쁜 어학원은 아예 배제하고 존나 좋은 어학원만 컨택을 해서
클레임을 낮춰야 하는 것이죠."
"그거 존나 좋군?"
부담감도 없고 어법에도 맞고 괜찮은거 같다.
"존나"를 표준 부사로 귀속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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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의진수 (2012-09-23 16:52:26, 173.70.202.**)
- 솔까말 음악 웹진에서 이런 국문학스러운 주제의 글이 올라와서 보기 좀 뻘줌한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본문 글이나 리플에서나 많은 분들이 좋은 의견 내주셨기에 저도 그냥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던 내용을 달아보자면,
너무- 라는 부사가 긍정이 아닌 부정적인 의미를 표현할때 쓰는 표현인것은 확실한 것이고 저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고,
왜 많은 분들이 모르면서, 혹은 알면서도 너무 라는 부사를 긍정적인 표현에 남발하는 이유는 제가 봤을떄
긍정과 부정 그 자체가 애매모호 하기 떄문이 아닐까 합니다
뭐 본문이나 리플에 나왔던 내용이긴 하지만
만약에 소개팅을 갔는데 나온 상대가 자신에 비해서 스펙이나 외모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뛰어났을떄
너무 좋은것 같아, 라는 표현에서 너무는 잘못쓰인 너무 라고는 생각안합니다.
본문에서의 샤이니 가사 언급하신 내용과 비슷한 맥락이지요..
개인적으로 이재호님 리플이 가장 공감이 가네요.
중요한건 알고 쓰는거랑 모르고 쓰는 거랑은 차이가 있다는 거고
너무 부사의 잘못된 표현보다는
다르다- 틀리다 개념을 잘 못쓰는 경우가 저는 좀 보기 불편하더라고요
그냥 딱 봐도 확실히 다른 뜻을 가진 단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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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호 (2012-09-19 20:48:32, 110.174.8.***)
- 이것이 한국적 정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어 사용에 있어서 반어법이 은근히 보편화(?) 되어있는 것을 발견할수 있더라구요.
예를 들어서, "꼴 좋다!" 라고 하는 것이 뉘앙스는 나쁘게 들릴지 몰라도 분명 "좋다"라는 단어가 쓰인 것을 보면 분명 반어법이 맞지요.
오히려 "매우"는 공교롭게도, "매우 기분이 나쁘다"로 쓰이는걸 많이 본거 같네요.
좌우지간 "너무"라는 단어는 근본적으로 "과유불급"의 "넘친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때문에, 부정적일수 밖에 없는데, 너무 좋다라고 하는 것은 아마 필요이상으로 좋다라고 하는 것에서 부터 비롯된것으로 보이네요. 제 개인적으로 영어 표현에서의 Too Good 이라고 항상 생각해 왔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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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훈 (2012-09-18 20:38:20, 1.241.191.***)
- 좋은 의견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노래 가사 중간에 맞춤법 이탈(이를테면 본문에서 언급하신 바라 -> 바래 따위의 현상)이 일어나는 건 어느 정도 선까지 허용을 한다고 해도
곡 제목, 드라마나 영화의 제목 등 만인에게 단번에 노출되는 단어까지는 맞춤법을 존중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봅니다.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맞춤법에 대해 확고한 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들이 그것을 옳다고 생각하고 오용하는 폐해를 막기 위함이고요.
그래서 [차칸 남자]라는 제목을 보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의도가 어찌 되었건 하나의 작품을 대변하는 작품의 '제목'까지 그릇된 철자를 사용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라고 꽤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거든요.
정답이라는 것도 없고, 정해진 것도 없지만, 저는 이런 점에 대하여 논의하고 토론해 보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제가 평소 전공이나 하는 업무과는 무관하게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타인의 의견을 들어 보는 것이 행복하게 느껴져요.
회사 생활에서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는 재미거든요. 흐하하 ^^;;
타 회원 여러분의 의견도 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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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ave4you (2012-09-18 19:42:39, 121.162.102.***)
- 안녕하세요 글쓴이 입니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될만한 댓글이 달린거 같아서
몇마디 덧붙여 볼까 합니다.
저 역시 언어파괴를 좋아하진 않지만
덕구님 의견에 동조가 됩니다.
너무 같은 경우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도 부정과 긍정 모두 쓰이고 있죠
심지어 아나운서 같은 사람들도 긍정의 의미로 너무를 갖다 붙이곤 합니다.
방송가에서 자막을 바꿔 달아주고 있지만
쉽게 변하기 어려울꺼라 생각합니다.
본문에서 음악 가사에 빗대어 이놈들아 가사 맘대로 고치지 말아라~!! 했지만
속마음으로는 이런 고민 없이 '너무'에 긍정의 뜻까지 포함 시킨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실생활에 깊숙히 파고 들었죠.
오늘 드라마 차칸남자의 제목이 착한남자로 수정 되었죠.
이 내용을 트윗으로 하자
첫 댓글을 달아주신 양지훈님이 원제목에 대해 부정하는
답 멘션을 주셨는데요.
저는 한 작품의 상징성이 담긴 제목만큼은 작가의 (숨은)의도가 들어간다면
어느정도 탄력적으로 변화해도 되지 않나 생각하는 편입니다.
착한남자의 경우
우리말 지키기와 드라마상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창작자의 싸움에서
결국 우리말 지키기가 이긴건데요.
이걸 음악에 접목시키면 참 애매합니다.
언제부터였는지 생각해봅니다.
통신체가 남발하고 인터넷소설이 히트하면서 요상한 가사와 제목의
음악들이 많이 나왔죠.
귀여니가 대박을 치고,
TTma 라는 그룹이 나왔었고,
휘성이 곡 제목에 하트를 붙이기 시작했고,
알 수 없는 외계어로 이루어진 가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환멸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런 병맛스러운 작품명과 팀명과 가사에서 느끼는 환멸을 제껴두고
창작물에 대해서 무턱대고 맞춤법을 들고 "이건 안돼!"
해도 될까하는 또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모르고 틀리는 창작물이 아닌 분명 알면서도 틀리게 쓰는 시적 허용이
쓰인 작품도 많을테니까요.
걸러야 할 내용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바라(바래), 너무와 함께
요즘에는 네가를 니가로 다 쓰고 읽죠.
(저는 이적이 자신의 곡에서 가끔 "니게~" 라고 발음하는걸 좋아합니다.)
힙합으로 넘어오면 맞춤법 문제는 더 심각하죠
대표적으로 슬랭이 그렇지 않나요?
동음이의어나 펀치라인 같은 문맥이 엉뚱한 말장난도 흔히 쓰이는게
랩이구요.
근데 힙합에서 이건 문제가 아니라 문화잖아요?
저는 양지훈님이 꼰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맞춤법을 들고 이건 좀! 하면서
힙합안에 쓰이는 슬랭에는 관대한 모습을
외부에서 본다면
전형적인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으로
느끼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힙합에서 왜 슬랭이 쓰이는지 힙합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그저 언어 파괴로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훈님이 경계한 틀린 언어를 들고 나와서
대중들에게 먹혔을때 생겨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저역시 우려가 됩니다.
예로 든 DJ DOC의 런투유가 딱 그렇죠.
다른분들 의견도 궁금하네요.
단숨에 쉽게 결정나지 않을, 고민이 필요한 내용이 아닌가 싶네요.
결국 지킬건 지키고 짜장면처럼 시대에 맞게 고칠건 고쳐져야 할텐데요.
우리말 지키기와
창작자가 알고도 틀리게 쓰는 시적 허용인지,
모르고 틀리게 쓰는 맞춤법 오류인지.
리스너가 똑똑해져서 알아서 걸러 들으면 그만인지.
너무라는 부사로 시작해서 얘기가 길어졌네요.
우리말 참 쉬우면서도 지키고 가꾸기가 어렵습니다 ^^;
1. 차칸남자. 저는 얼핏 보고 제목이 치킨남자 인줄 알았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어떤지는 모릅니다. 캐릭터의 부각이라 주장하지만 내용을 찾아보니
상업적인 의도가 있다는 얘기도 있고 제목이 왜 차칸남자인지
후에 드라마에서 설명한다는 얘기도 있네요
예로 차칸남자를 들긴 했지만 제목에 상징성을 부여할 때 언어파괴나 신조어를
쓰는것에 대해 큰 반감은 없습니다.
이외수가 자신의 작품에 '하악하악' 이라는 제목을 달고
이상이 '오감도'라는 제목을 달듯이 말이에요.
치킨 먹고 싶네요.
2. 지훈님이 예로 든 설레임은 동명의 아이스크림 탓에 생겨난거겠죠?
누네띠네 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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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구 (2012-09-18 01:12:54, 175.202.145.**)
- 음...개인적으론 국문학자같은 사람들이 이런 현상을 단순히 맞춤법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 치부하지 말고, 왜 사람들이 바라보다 바래를 쓰고 너무를 긍정과 부정에 모두 쓰는지 생각하고 연구해 봤으면 함... 그게 그 사람들 일 아닌가.
결국은 둘 다 맞는 것으로 결정 난 짜장면/자장면 표기논란처럼 언어는 일종의 사회의 바로미터고 항상 변하는 것인데 임의적으로 정한 표준어법을 무조건 고집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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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훈 (2012-09-17 19:39:39, 1.241.191.***)
- 저도 우리말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기에 이 글과 직결되는 생각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몇 자 적어 봅니다.
[다르다]를 [틀리다]로 오용하는 경우는...... 직장 생활 + 친구 + 길거리 등 도처에서 거의 매일 발견하게 되는 그릇된 언어 사용의 예라 할 수 있고
대략 10년 동안의 지인들의 언어 사용을 돌이켜 보면, [너무]라는 단어는 부정적 의미의 말에서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정이나 긍정을 가리지 않고 두루 쓰이게 되었는데, 이 또한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며
지인의 8할 이상은 [설렘]을 [설레임]으로 잘못 알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오용하고 있는 단어를 일일이 지적하려 한다면 수두룩하게 나올 것입니다.
말씀하신 점 중에 노랫말을 쓰임에 맞게 바꾸어 자막 처리를 해주는 실태는 저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시적 허용이라는 것이 일종의 개구멍(?)이 되어 맞춤법이 무시된 노래 가사를 남발하는 실태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입니다.
지상파 방송에 등장하는 가수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적어도 수만 명의 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볼 것입니다. 맞춤법에 서투른 이들이 그것을 보고 들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하 저게 올바른 표기법이구나. 나도 저렇게 써야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점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례로 DJ. DOC의 "Run to You"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와 난 틀려 내게 전활 걸어'라는 가사를 보면서 멈칫! 하곤 했었죠(...)
그래서 평소에 작사가, 자막 제작자, 각종 서적 글 기고자 등 자신이 쓴 글을 수천 명에게 공개하게 되는 신분을 가진 사람이라면 남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은 우리말에 관심을 갖고 표기법 준수에 힘써야 된다고 봐요.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말이죠.
누군가는 저를 꼰대라고 생각하겠지만, 적어도 위에 언급한 표현 정도는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회사에서 팀원들의 회신이 오고간 수십 건의 이메일을 읽다 보면, 지인들이 우리말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를 금세 알게 되는데, 이거 정말 반성해야 합니다. 심각한 수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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