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뷰] Unsigned: 호림(Horim)
- rhythmer | 2017-06-30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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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싸인드(Unsigned)'는 아직 레이블과 계약하지 않은 주목할만한 힙합, 알앤비 신예를 조명하는 코너입니다. 비정기적으로 꾸준히 소개할 예정입니다.이름: 호림 (본명: 신호림)
출생지: 서울, 1990년생
능력: 노래, 작곡, 작사, 컨텐츠 제작, 기획
주력: 알앤비/소울, 힙합
영향받은 아티스트: Alicia Keys, Eric Benet, John Legend, Omarion, Erykah Badu, Maxwell, D’angelo, Dwele, Angie stone, 넉살, 팔로알토, 선우정아, 김반장, 안신애(바버렛츠)
지난 2016년은 한국 알앤비/소울 음악계가 얼마나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해였다. 눈에 띄는 신예가 많이 등장했고, 앨범 단위의 결과물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쏟아졌으며, 완성도 또한 탄탄했다. ‘90년대 네오 소울에 기반을 둔 EP [08202 Groove S[e]oul City]를 발표한 호림은 이 같은 흐름 속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올해에도 본인의 앨범 작업은 물론, 피처링, 코러스, 의류 브랜드 기획 등, 다방면에 걸친 그의 활동은 왕성하게 이어지는 중이다. 특히, 일렁이는 베이스와 몽환적인 무드가 귀를 사로잡는 가운데 전작보다 한층 무르익은 보컬 퍼포먼스가 얹힌 싱글 “TEMP-TON”(2017년 2월 발매)을 들어보면, 더욱더 그의 앨범을 기대하게 된다.
호림을 블랙뮤직의 세계로 이끈 건 MTV 채널과 앨리샤 키스(Alicia Keys)였다. 11살이었던 2001년, 케이블에 편성되어 있던 MTV채널에서 앨리샤 키스의 세계 투어 중 영국에서의 라이브를 처음 본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가 당시 접한 곡은 “Girlfriend”. 호림은 한국 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곡이 아닌 이 곡을 접한 것이 현재까지의 취향에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고 말한다. 이후, 메인스트림 힙합과 알앤비에도 영향받았으며, 입대 전까지 몸담은 교회 찬양팀 활동을 통해 가스펠과 빅밴드 음악까지 접하고 연주해보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다. 그중 호림이 정식 데뷔하면서 주력한 건 네오 소울이었다. 그 배경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 앨범에서 네오 소울을 선택한 건 원초적이면서도 계산적인 부분이 있었어요. 신인 중에서도 신인인 제가 그나마 자연스럽고 스스로 빠져서 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댄서, 래퍼, 연주자, DJ 등, 주변 사람 대부분이 힙합 카테고리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네오 소울을 통해 보컬적으로 나를 드러내며 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려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던 거예요. 그리고 가스펠과 재즈 창법에 관심이 많았고, 평소 곡을 만들 때도 코러스로 저의 색채를 드러내는 것에 흥미가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네오 소울을 택한 듯합니다."
이렇듯 현재까지는 네오 소울에 주력했지만, 궁극적으로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은 알앤비/소울 전분야에 걸쳐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림이 매료된 건 어디까지나 블랙뮤직 특유의 짙은 그루브와 에너지 자체이기 때문이다."앞으로는 멤피스 블루스나 시카고 블루스 계열이 될 수도 있고, 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90년대 알앤비나 '00년대 알앤비, 혹은 탄생 초기의 알앤비에 대해서도 구현해보고 싶어요. 그 다음엔 트랩이 될 수도 있고, 펑크(Funk), 재즈, 레게, 가스펠이 될 수도 있고요. 요점은 제 목소리를 통해 블랙뮤직을 들으며 영향받은 부분을 표현하고 싶다는 거예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의 보컬적인 스탯이나 음악적인 역량이 높아져야만 하겠죠. 그래서 요즘 다음 스텝이나 앨범에 관해 고민하다 보면, 더욱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걸 실감해요."
한편, 그의 활동 반경에선 힙합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실제로 본인 스스로도 힙합 씬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특히,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만큼 “멋진 힙합 트랙에서 보컬로 한 방 날려주는 것에 대한 애착”과 “앞으로 발표될 수많은 힙합 곡 중에서 클래식이 될 곡에 목소리로 함께 하고 싶은 꿈”이 있다. 패션부터 많은 부분에서 힙합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사람이고 싶어할 정도로 힙합은 호림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그런 그가 리짓군즈, 비스메이저, 뱅크투브라더스 등과 이웃처럼 친하게 지내는 것은 물론, VMC의 오디(Odee)와 형제설이 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또한, VMC의 수장인 딥플로우(Deepflow)는 그의 음악과 활동을 언제나 응원해주는 대표적인 힙합 아티스트다.
호림은 현재 그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여러 곡과 영상 컨텐츠를 준비 중이다. 힙합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있는 곡, 혹은 비디오를 발표할 계획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솔깃한 소식. 바로 블루스 아티스트 하헌진과의 합작 앨범이다. 바버렛츠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처음 만난 둘은 올해 안에 마무리 짓는 걸 목표로 함께 곡을 작업 중이라고 한다.
“헌진이 형과 같이 곡을 만들고 만나면서 항상 배우고 있어요. 이전에 냈던 것들과는 또 완전히 다른 음악이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처음 시도해 보고 만드는 것이라 걱정도 앞서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차근차근히 준비해보려고요. 예정하고 있는 시기에 맞춰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호림 역시 현재 한국 알앤비의 상황이 매우 활발하게 돌아가는 중이며, 실력 있는 아티스트가 많아졌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과 방송 미디어들 사이에서 알앤비의 이미지는 정형화되었으며, 알앤비 아티스트와 음악을 노출할 채널이 부족한 현실의 이면 또한 꼬집는다. 앞으로 계획된 그의 패기 있고 기대되는 활동과 음악이 한 줄기 빛이 되어주길 바라본다.
“아직까지도 대중들에게는 ‘한국 알앤비’ 하면 정형화된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요. ‘너목보’에 출연하면서 다시 한번 느꼈거든요. 그 패러다임을 깨어줄 수 있는 좋은 음악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미 제 주변만 봐도 멋진 앨범을 준비 중인 뮤지션이 가득해요. 그런데 이런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적어서 아쉽습니다. 아직은 커져버린 힙합 씬의 하위 카테고리로 알앤비 뮤지션들의 공연을 접하는 분위기 같아요. 지금까지 나잠수 형, 수민이와 함께 ‘Chunky 공연’을 2회 정도 진행해보았는데, 왔던 분들은 모두 좋은 피드백을 남겨줬어요. 하지만 알앤비 뮤지션들 스스로, 혹은 소속된 레이블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공연만 이뤄지는 현실이라 에너지 소모가 큰 게 사실입니다. 알앤비 씬의 다양한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멋진 공연들과 이를 소개하는 채널들이 많이 기획되고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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