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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Curren$y - The Stoned Immaculate
    rhythmer | 2012-06-19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Curren$y
    Album: The Stoned Immaculate
    Released: 2012-06-05
    Rating: 
    Reviewer: 이상혁









    커런시(Currensy)는 지난 몇 년간 정규 앨범과 믹스테잎(Mixtape)을 가리지 않는 왕성한 활동을 토대로 끊임없이 질주하고 있다. 게다가 메이저와 인디 레이블을 오간 독특한 이력과 다양한 뮤지션들과 작업 때문에 커런시가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래퍼다’라고 딱 잘라서 규정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대신 스키 비츠(Ski Beatz), 몬스타 비츠(Monsta Beatz), 알케미스트(Alchemist) 등의 프로듀서들과 교류와 더불어 그동안 발표한 결과물을 통해 그가 지향하고자 하는 음악적 방향성을 어렴풋이나마 유추할 수 있다. 분명한 건 그의 음악이 최근 메인스트림 힙합 씬의 흐름과는 거리가 있어 왔고, (꽤 오래 전 일이지만) 독립 노선을 취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점이다.

    메이저 레이블이 유통을 맡은 [The Stoned Immaculate]는 기존과 달리 대중에게도 친숙한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여 눈에 띈다. 이전부터 친분을 유지해 온 빅 크릿(Big K.R.I.T), 위즈 칼리파(Wiz Khalifa)와 함께 콜라보를 구사하고, 최근 가장 많은 피처링 활동을 선보이는 투 체인즈(2 Chainz)가 참여했으며, 마샤 앰브로시어스(Marsha Ambrosius)와 에스텔(Estelle)의 보컬 피처링이 담겨 있다. 이 정도의 화려한 라인업은 지금껏 다른 앨범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그동안 커런시의 앨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기에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한다. 프로덕션의 구성도 다채롭다.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와 더불어 빙크(Bink!), 넵튠즈(The Neptunes)와 같은 스타 프로듀서들을 비롯하여 기존에 함께 작업해 온 몬스타 비츠와 웨스트코스트의 거장 대즈 딜린저(Daz Dillinge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듀서가 배치되어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렇듯 외적으로 풍성해진 환경 속에서 오히려 돋보이는 커런시의 노련함이다. 전반적으로 돈과 여자, 마약, 스웨거 등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재가 공간을 채우고 있지만, 커런시의 재치있는 워드플레이와 여유가 한껏 묻어나는 플로우 덕에 단점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특히, 앨범을 듣는 내내 차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데,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따라 하는 행위를 쉐보레 카마로를 훔치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하는 등 차를 이용한 다양한 표현들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프로덕션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우선 커런시의 성향과 랩 스타일을 적극 반영한 몽환적인 사운드가 앨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피아노와 늘어지는 베이스 라인을 적극 활용한 “Sunroof”나 “Chandelier”, 그리고 대즈의 열정적인 랩과 조화를 이룬 “Fast Cars Fast Women”와 같은 트랙들이 대표적이다. 관악기를 비롯한 적재적소에 배치된 각종 소스들은 흡사 ‘떨’에 취한 듯한 느낌을 극대화하는데, 이런 스타일의 비트가 커런시 특유의 늘어지는 악센트의 얇고 평면적인 목소리를 부각시키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또한, 위즈 칼리파가 참여한 “No Squares”에서는 MMG의 뮤지션들이나 에이삽 록키(A$ap Rocky) 등이 최근 많이 구사하는 극도로 어두운 느낌의 서던 힙합을 연출하며, 몽롱한 느낌을 더욱 확장시킨다. 이러한 흐름과는 별개로, 저스티스 리그는 “Take You There”, “That’s The Thing”과 같이 앨범 내에서 가장 팝에 근접한 비트를 제공하였는데, 마샤와 에스텔의 음색과 커런시의 랩의 조화를 고려한 가도 멜로디컬한 비트를 탄생시켰다.

    이렇게 메인스트림계의 수많은 인사가 참여한 [The Stoned Immaculate]가 일관성과 다양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트렌드를 그대로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커런시가 추구하는 기존 스타일에 맞게 수정하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본작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접근을 하면서도 구성 자체는 안정감을 확보하고 있으며, 상업적인 성공을 우선으로 한 여타의 메인스트림 앨범들과는 대조적이다. 그렇기에 앨범은 자신의 색을 많은 부분 고수하면서 메인스트림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인디 뮤지션들에게 충분한 귀감이 될만한 결과물이라 할만하다. 비록, 많은 수는 아니겠지만, 몇몇 팬들에게는 올해 최고의 앨범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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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Archetype (2012-06-30 23:41:01, 112.170.109.**)
      2. 레잇백 되는 랩핑이 크게 화려하진 않죠.
      1. 마틴루이더킹주니어 (2012-06-20 23:10:35, 216.114.194.***)
      2. 의외로 랩핑이 별로 인상적이지 못하고 평범한 랩퍼던데..
      1. Fukka (2012-06-20 15:21:00, 211.246.71.**)
      2.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커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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