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Nas - Life Is Good
- rhythmer | 2012-07-23 | 1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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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Nas
Album: Life Is Good
Released: 2012-07-17
Rating:
Reviewer: 예동현
이미 전설로 남은 데뷔 이후 나스(Nas)의 경력은 저 위대했던 데뷔 앨범과 비교이자 경쟁이었다. 지난 20년에 가까운 세월 간 발매했던 많은 앨범 중에는 탁월한 앨범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결과물도 있었다. 자신의 첫 앨범과 경쟁은 때로는 불공평했지만, 랩은 언제나 대단한 수준이었고, 그 때문에 긴 경력 내내 팬들로 하여금 새로운 [Illmatic]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기대를 줄타기하며 나스는 하드코어 MC로서 20년 넘게 메인스트림에서 살아남은 힙합 역사상 유일한 인물이 되었다.앨범은 전반적으로 타이트하다. 프로모션 싱글로 가장 먼저 발매되었던 “Nasty”부터 나스는 팬들이 알던 내스티 나스(Nasty Nas – [Illmatic] 시절 나스의 별명)가 건재함을 알린다. 그의 히트곡 “Made You Look”을 연상시키는 (하지만 그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살람 레미(Salaam Remi)의 비트 위로 그야말로 압도적인 라임의 폭격은 이 장르의 팬이라면 거부하기 어려운 환희를 제공한다. 이후 공개된 “The Don”에서도 이런 현란한 라이밍의 자기 과시는 계속된다. 쉴 틈 없는 펀치 라인의 향연이다. 많은 래퍼가 세월이 지날수록 라임의 촉이 무뎌지게 마련이건만 그건 나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Life Is Good]은 10번째 정규 앨범으로서 나스의 커리어를 돌아보게 하는 몇 군데 지점이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중심이지만, 여전히 자신이 데뷔 앨범을 발매하던 시절의 열정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함과 동시에 18살을 더 먹은 한 인간의 성숙 또한 담고 있다. 딸에 대한 사랑을 사이에 두고 부모로서 자신과 랩 스타로서 너무 쿨했던 한 인간 사이에서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Daughter”), 말 많던 과거사를 고백하며 감상에 젖기도 한다(‘Queens Story”). 그 가운데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두 트랙이라 할 수 있는 “Bye baby”와 “Cherry Wine”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앨범 작업 시 나스를 둘러싸고 벌어진 가장 큰 사건이었던 켈리스(Kelis)와 이혼에 대해 가장 직접적으로 고백하는 “Bye Baby”와 진정한 소울 메이트를 찾고 싶은 그의 소망과 그런 사람을 찾지 못하더라도 삶은 아름답다고 위안하는 “Cherry Wine”은 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의 가장 큰 뿌리들이다.그런데 청자에게 크나큰 환희를 안겨줄 앨범의 백미는 따로 있다. 흡사 “Half Time”과 “Made You Look”을 섞어놓은 듯한 “Loco-Motive”의 그루브 넘치는 비트는 단숨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나스 특유의 불규칙한 플로우는 이 곡의 공격적인 바이브를 더욱 배가시키는데, 곡 전체를 휘어잡는 그의 가사들은 90년대 힙합의 향수에서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한 팬들과 뮤지션들에게 바치는 헌정인 동시에 이별을 고하는 메시지다. 더불어 릭 로스(Rick Ross)가 대단한 라임을 보탰지만, 컨셉트에서는 약간 빗나간 벌스(Verse)를 보태준 “Accident Murderers” 역시 탁월하다. 거리의 눈먼 총격에 대한 희생자를 얘기하며 폭력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이 곡에서 팬들은 컨셔스 랩(Conscious Rap)으로 유명한 나스의 명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도 물론 존재한다. 앨범의 전체적인 프로덕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프로듀서 노 아이디(No I.D.)와 살람 레미 가운데 노 아이디와 나스는 대단한 시너지를 발휘했지만, 오랜 파트너인 살람은 아쉽게도 앨범을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의 비트들은 대체로 케케묵은 리듬 트랙과 뻔하거나 불균형한 샘플의 운용, 탄력 없는 구성으로 앨범 중반부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데 일조한다. “Cherry Wine”의 여유로운 그루브는 인상적이었지만, “Nasty”의 단단한 비트에 비해 늘어지는 구성은 아무리 올드 스쿨 그루브를 의도했다고 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다. 같은 붐 뱁 사운드를 기반으로 장르적 향수와 현대적 세련됨을 동시에 구현해낸 노 아이디에 비해 살람의 비트들은 대체적으로 너무 낡게만 들린다.
스위즈 비츠(Swizz Beatz)의 “Summer On Smash”도 마찬가지다. 흥미로운 건 이 곡이 그동안 나스의 앨범에 수록됐던 스위즈와 나스의 작업물 가운데는 제일 괜찮다는 점. 하지만 이번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흐름상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건 앨범이 청자를 훨씬 몰입시킬 뻔 했지만, 초반부의 압도적인 분위기와 후반의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중반부에서 효과적으로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만약, 중반부가 좀 더 다듬어졌거나, “Reach Out”에서 “Summer On Smash”까지의 트랙이 아예 없었더라면, 이 앨범은 [Stillmatic] 이후 발매한 나스 최고의 앨범이 되었을 것이다.
나스 스스로 이 앨범을 마빈 게이(Marvin Gaye)의 명작과 비교했던 대로 여러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다만, 나스와 마빈 게이의 성향이나 지향하는 음악의 차이에 따른 표현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고통의 상황 속에서 과거를 반추할 계기를 찾았고 그 속에서 삶의 진정한 가르침을 얻었다. 그의 과거는 고통으로 가득했지만, 나스는 그 가운데에서 희망을 찾았고 성공을 거두었다. 시련의 시기를 거치고 있지만, 그것을 돌파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그저 흘러가도록 내버려두고, 현재를 충실히 즐기는 것이 그의 계획이자 탈출이다.
N.A.S. 세 알파벳이 팬에게 의미하는 바는 ‘힙합’ 그 자체다. 팬들은 그를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그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의 팬들은 나스의 존재와 그의 음악 덕분에 ‘인생은 좋은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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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YGA (2013-11-23 12:48:04, 112.144.245.***)
- 21세기 Illma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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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준 (2012-08-14 09:27:09, 122.34.149.***)
- Nas = Hip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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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kka (2012-08-08 17:34:25, 211.246.78.***)
- La Strada/전 stover님이 다른 매체 가론하시길래 알려드린 거 뿐이에요. 게다가 힙합디엑스도 같은 별넷이고요. 그리고 롤링스톤즈만 제가 올린 거도 아닌데 그 하나 매체만 가지고 말씀하는건 좀 아닌 듯합니다. 하나 더. XXL은 대표적인 힙합 잡지이긴 하지만 대표적인 가쉽 위주 잡지이기도 합니다. XXL 앨범 리뷰가 그렇게 영향력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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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Strada (2012-08-03 18:13:41, 121.88.212.***)
- 윽...댓글란이 어지럽네요.
아무래도 XXL지의 XXL등급이 리스너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듯 합니다.
그래도 리드머 리뷰어들한테 병신귀라니...
분명 리뷰어들에게도 자신만의 기준이 있고 음악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있을 텐데 말이지요. 수작이었던 것은 확실하지만, 저는 리드머 리뷰 역시도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Fukka//힙합을 다루지 않는 잡지들의 평점은 그다지 반갑지 않습니다;;
롤링스톤즈 지의 평점에 얼마만큼의 신빙성이 있을까요.
아직도 60년대 롤링스톤즈, 더 후 찬양하기 바쁜 잡지한테...물론 그 뮤지션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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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ggySmall (2012-08-02 21:16:53, 116.36.238.**)
- 개인적으로는 illmatic보다 훨씬 좋게 들었습니다.
누가 'Rap'을 가장 'Rap'답게 잘해왔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NAS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이런 엘범은 돈주고 사줘야죠 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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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kka (2012-07-26 14:52:33, 211.246.70.***)
- stover/미국 주요 매체들 평점
hiphopdx 별 4
The A.V. Club A–
The Independent 별 4
The New York Times favorable
NME 8/10
The Observer 별 4
Pitchfork Media 8.3/10
Rolling Stone 별 3.5
Slant Magazine 별 4.5
Spin 7/10
다들 비슷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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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aba' a.k.a Rozgin (2012-07-26 10:23:53, 211.219.125.***)
- killakim // 그만치 많은 리스너들이 최고급의 자극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는 거죠. 되게 순수한 이유로 쪼는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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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llakim (2012-07-26 00:44:42, 39.115.209.**)
- 아니 평가야 개인별로 다른거지요
영향력있는 잡지에서 칭송한다고 누구나 다 4개반 5개 줘야 되는겁니까?ㅋㅋㅋㅋ
필자분이 "본 앨범은 누가뭐래도 별4개짜리다!!"라고 단정지은 것도 아니고
자기만의 평가 기준이 있는건데 뭘 그거가지고 쪼아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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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ver (2012-07-26 00:26:01, 175.113.134.***)
- 아마존,유튭,힙합dx 등등..모두가 나스 최고의 커리어라고 입을 모아 칭송하는
앨범에 고작 별 4개만 찍는 이유가 뭐야?? 종니 이해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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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Strada (2012-07-25 00:58:47, 121.88.214.***)
- co.wic//저는 It was written은 물론 성향차에 따라 The lost tapes까지도 능가하는 앨범이었다고 생각해요. 지적하신것처럼 망할 서머온스매쉬만 없었어도...
그래도 수록곡의 퀄리티 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앨범의 유기적 연결이 평가 기준이 되는 앨범을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정말 경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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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sha (2012-07-25 00:13:00, 175.113.134.***)
- 나스의 또다른 클래식~~
어딜 꼬집어보나 별점 4개반에서 5개는 된다고 보는데 이분은 유별나게 평점짜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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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wic (2012-07-24 08:24:03, 46.64.29.**)
- 아. 정말 나스는 언제나 랩과 대등한 수준의 비트로 앨범을 채우는 게 과제일 정도로 녹슬어 본적 없는 랩실력과 그에 비해 아쉬운 비트셀렉션이 함께했죠. 이번에 전 별 네개 반 이상으로 만족스럽네요. 역시 노아이디와 찰떡궁합일 줄 알았어요. 크으...
스위지 곡은 정말 곡 자체는 괜찮은데 이 앨범에는...... 엉뚱깽뚱했네요.
예동님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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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훈 (2012-07-23 22:06:40, 180.64.74.**)
- 바로 밑에 기재한 Prodigy의 신보가 더더욱 초라해 보이게 만드는 앨범입니다. 나스가 아직도 이렇게 팔팔 뛰는데 프로디지는 도대체 감옥에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다 나왔냐...
개인적인 선호도는 [Illmatic] > [The Lost Tapes] > [It Was Written] > [Stillmatic] > [Life is Good] > 나머지 앨범 순입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이번 앨범은 꽤 준수했다고 봅니다. 이번에는 Gold Certified (50만 장) 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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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Strada (2012-07-23 19:59:42, 121.88.212.***)
- 음...4R+까지도 가능할 줄 알았는데 4R이군요.
데뷔 20년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No Doubt MC 나스 화이팅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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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리는대로 (2012-07-23 14:48:14, 165.246.64.**)
- 일매틱 이후로 최고. 썸머 온 스매쉬랑 릭로스의 간지 터지지만 컨셉에 벗어난 가사가 좀 아쉽지만. 나머지가 너무 완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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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석 (2012-07-23 14:07:02, 211.206.1.***)
- 타장르에비해 태생적 시간이 짧은 힙합이란 장르를 하는 뮤지션으로써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떤 음악을 들려줘야하고 어떤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만들어낸 아주 멋진컨셉의 음반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반제목부터 자켓까지 새새한 모든것이
뮤지션과 그의 팬은 같이 늙어가고 같이 공유해야한다는 나스의 기획력에 다시금 감탄하는 바입니다.
역시 아주멋진 음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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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NDWINE (2012-07-23 13:56:52, 122.36.31.**)
- 너무나기다리고필요햇던앨범.
음반을사고돌아오는버스안에서비닐벗기면서느꼇습니다. Life is good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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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기 (2012-07-23 08:43:37, 114.203.5.***)
- 듣고 나스가 원하는 바가 뭔지 알것 같습니다. 대단한 야망으로 가득찬 앨범은 아니지만
무척 단단하고 멋진 앨범이에요. 다만 앨범의 유기성에 있어 좀더 신중하고 심오한 선택이 필요할 때가 된거 같아요. 나스는 스트릿 디싸플 더블앨범 에서부터 수작들을 연달아서 내고 있는데 언타이틀 앨범이 개인적으로 정점을 찍어줬다고 생각했지만, 더욱 더 인상적인 꼭지점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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