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Prodigy - H.N.I.C. 3
- rhythmer | 2012-07-17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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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Prodigy
Album: H.N.I.C. 3
Released: 2012-07-03
Rating:
Reviewer: 양지훈
프로디지(Prodigy of Mobb Deep)의 최근 행보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작년 말 발매된 맙 딥(Mobb Deep)의 [Black Cocaine EP]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을 뿐만 아니라 (진위를 알 수 없지만) 맙 딥의 반쪽인 해복(Havoc)과 트위터 비프(beep) 등 음악 외적으로도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다. 근 3년 사이에 좋은 결과물이 없었으니 그를 향한 삐딱한 시선을 향해 당당하게 반론하기도 어려워졌고, 결국, 뮤지션답게 음악으로 증명하는 일만이 남았다. 복역 중에도 타 뮤지션들과 교류의 끈을 놓지 않으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던 그는 출소하자마자 재빠르게 솔로 활동부터 재개했다. 'H.N.I.C.(Head Nigga In Charge)'라는 거창한 의미의 약어가 이번에도 어울릴지는 뚜껑을 열어보면 알 수 있을 거라는 기똥찬 자신감과 함께 말이다.이렇게 의욕적으로 활동을 재개했지만, 정작 결과는 참담하기 짝이 없다. 킬링 트랙이나 베스트 트랙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귀에 감기는 맛이 없는 앨범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앨범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힘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완전히 변해버린 프로디지의 목소리는 차치하더라도, 과거의 프로디지가 이렇게 매력 없는 랩을 구사한 적은 없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밋밋한 랩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Without Rhyme or Reason”이라는 첫 곡의 제목처럼 라임이 거의 없는 랩으로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러한 가사 작법이 정당화되기엔 구조가 매우 허술하다.
앨범을 이끄는 주인공의 랩에 강력함이 결여되어 있다면, [H.N.I.C. Part 2]나 [Return of the Mac]처럼 준수한 프로덕션이라도 갖춰져야 하는데, 아쉽지만, 이마저도 비판을 피할 방법이 없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되는데, 위즈 칼리파(Wiz Khalifa)가 피처링하고 준수한 비트를 자랑하는 “Co-Pilot“을 제외하면, 특색 없는 루프만 가득한 채 지루한 전개가 줄을 잇는다. 10년 넘게 동반자를 자처해 왔던 프로듀서 알케미스트(The Alchemist)의 비트도 이번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전작의 숨은 공신 시드 롬스(Sid Roams)도 이번에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비트("Who You Bullshittin'?")를 제공했다. 끝자락에서는 티아이(T.I.)와 각자 옥중 생활을 하면서 비트를 주고 받는 열정으로 완성한 "What's Happening"을 통해 만회하려 하지만, 이미 기울어진 분위기를 뒤엎기엔 역부족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기존의 컨셉트에서 벗어나 하드코어적인 가사로 여성을 묘사한 부분이 많다며, 색다른 모습을 지켜보라던 프로디지가 싱글을 하나씩 공개할 때마다 높아졌던 팬들의 원성을 그는 알고 있을까? "Pretty Thug"이나 "Smack That Bitch", 그리고 "Gangsta Love" 등 프로디지가 언급한 그 색다른 모습에 부합하는 곡에 우리가 적응을 못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이러한 곡들의 완성도가 심각하게 떨어지는 것, 둘 중 하나일 텐데, 수십 번을 들어봐도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까워 보인다.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는 프로디지와 해복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야말로 [H.N.I.C 3]는 프로디지가 옥살이를 하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했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의 호언장담과는 정반대 지점에 위치하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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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wic (2012-07-24 08:28:23, 46.64.29.**)
- 10여년전 제 힙합의 출발점에 서 있던 한명인데... 이렇게 아이팟에 넣기도 싫은 결과물을 보고 있노라니 미어지네요 가슴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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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리는대로 (2012-07-24 03:22:11, 61.98.236.***)
- 걍 이럴꺼면 음반 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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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hodwoman (2012-07-21 02:02:43, 218.153.38.**)
- 방금 랙퀀이랑 고스트랑 피트락 앨범에 참여했던 the game 듣고서
와 쩐다...했는데....이제 갈데까지 갔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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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ggs (2012-07-18 12:57:37, 211.218.43.**)
- 자신의 곡이 멋지다고 생각해서 그런 말을 했던건지...
정말 그렇다면 감각이 완전 떨어졌으니 그냥 은퇴로 가든가 다른길을 찾는게 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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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sslit (2012-07-17 23:51:28, 118.33.55.**)
- 정말...
한때는 내 Favorite이자 롤모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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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nie (2012-07-17 22:14:24, 175.113.134.***)
- 차라리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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