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G.O.O.D. Music - Cruel Summer
- rhythmer | 2012-10-01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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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G.O.O.D. Music
Album: Cruel Summer
Released: 2012-09-14
Rating :
Reviewer: 이병주
이 컴필레이션 앨범을 향한 기대를 먼저 정리해보자. 먼저, 앞선 앨범들을 통해 대단한 성취를 이뤄낸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또 다른 활약을 바랄 수 있겠고, 자신이 좋아하는 몇몇 레이블 소속 뮤지션의 모습을 한데 모아 감상하려는 쪽도 있을 것이며,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꽤 드물어진 특정 레이블만의 색깔 있는 컴필레이션 앨범 자체를 즐기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화제의 앨범을 향한 다양한 시선과 기대를 이렇게 단순하게 정리한다는 것에 무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위 세 가지를 통해 먼저 살펴보자면, 첫 번째 기대에는 다소 아쉬움이 따르고, 두 번째 기대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며, 마지막 것은 꽤 충족됐다.본작에는 칸예의 앞선 앨범들, [MBDTF]와 [Watch The Throne]을 함께 완성했던 동료들이 상당수 함께하며, 어느 정도 특유의 음악 세계를 연장해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어느 정도’라는 건, 앨범의 전반적인 음악적 비중을 봐서도 그렇고, 개별 곡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봐서도 그렇다. 다소 웅장하거나 화려하게 뻗어 나왔던 이전 앨범들보다 본작은 대체적으로 훨씬 미니멀하고 단단한 사운드를 바탕에 깔고 있다. 컴필레이션 앨범으로써 당연한 부분이겠지만, 칸예가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개입하지 않거나 개입을 최소화한 트랙이 꽤 존재한다. 특히, 일렉트로니카 장르의 비중이 단지 특정 음원의 활용 방식에서뿐만 아니라 드럼과 베이스의 핵심 리듬부 구성에서 특히 눈에 띄게 늘어나기도 했다.
분명한 건 칸예의 입김이 보다 강했던 트랙이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To The World”는 앞선 칸예의 앨범들이 풍기던 느낌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다. 웅장한 드럼의 변주와 함께 중간 포인트마다 쏟아져 나오는 화려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향연이 귀를 잡아끈다. 또한,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라 할만한 “New God Flow” 역시 칸예 특유의 음악 색채가 상당히 묻어나는 곡이기도 하다. 단순한 건반 라인을 세심하게 EQ로 다듬고 적절한 공간감을 불어넣어 크런치한 리듬부와 매치시켜 놓은 프로덕션이 매력적이거니와 마지막에 등장해 앞선 벌스들을 모두 잊게 만들어버리는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의 랩까지도 매우 강렬하다. 브래거도치오(braggadocio/*편집자 주: 일종의 ‘허풍’을 가미한 자기 과시) 스타일의 가사가 앨범의 주를 이루는 가운데 랩으로는 “Clique”와 “Mercy” 두 곡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그 일등공신은 바로 빅션(Big Sean)이다. 특히, “Clique”에서는 단지 후렴을 포함해 가장 많은 분량을 처리했기 때문이 아니라 온전한 랩 퍼포먼스만으로도 곡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 외의 곡들은 대체로 실망스럽다. 지난 몇 년간 멋진 활약과 성장을 보여준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허드슨 모호크(Hudson Mohawke)가 홀로 비트를 책임진 “Bliss”는 앨범 전체의 장르적 색채를 유지하기 위해 드럼 비트를 쪼개지 않고 단순하게 묶어둔 탓인지 그만의 매력과 장기가 발휘되지 못했다. 키드 커디(Kid Cudi)가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올곧게 펼쳐놓은 “Creepers”는 커디 본인의 어수선한 퍼포먼스와 방향을 잃은 프로덕션이 결합해 그야말로 앨범이 주는 실망감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가 됐다. 게다가 앨범 전체적으로 참여진 선정에 의아함이 생긴다. 막바지까지 참여에 대한 루머가 돌던 모스 데프(Mos Def)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미스터 허드슨(Mr. Hudson) 역시 마찬가지이며, 커먼(Common)은 단 한 곡에서 아주 짧은 벌스를 소화하는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빅션 외에 가장 멋진 벌스를 선사했던 이들이 외부에서 각 한 곡씩 참여한 고스트페이스 킬라와 래퀀(Raekwon)이란 모양새가 나오게 됐다.
언급했듯 칸예의 음악적 색채가 앨범 전체를 충분히 아우르고 있는 형태는 아니지만, 좀 더 넓게 봤을 때 굿뮤직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는 이 컴필레이션 앨범을 통해 꽤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칸예의 전작들로부터 이어지는 일부 음악적 포션들이 과거 앨범들의 아우라를 끌어내 첫 감상 때는 그럴듯한 인상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앨범 자체의 콘텐츠 하나하나에 더욱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그 아우라가 걷히고 결함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파란 신인들로 꾸려간 앨범이 아님에도 다소 전형적인 - 몇 곡은 건지고 나머지는 버리는 -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결과가 나왔단 점이 아무래도 맥 빠진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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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chetype (2012-10-06 19:13:01, 112.170.109.**)
- to the world clique mercy new god flow로 즐겁게 이어지다가 좀 지루해지더라구요. higher 때 더 드림 너무..좋았어요 푸샤도 너무 잘했고 메이스도 반가웠고. 그 후로 다시 안듣다가 헏슨 모헠이 프로듀싱한 bliss랑 don' like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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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석 (2012-10-01 23:22:56, 210.206.248.**)
- Good single Bad 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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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기 (2012-10-01 21:42:11, 211.247.93.***)
- 언제나 엄청난 작품을 내놓을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기대가 너무 컸던것 같아요.
그래도 즐길 구석은 정말 많은앨범 입니다. 다만 어수선한 트랙배치가 아직도 맘에 걸려요. 이제 소속 맴버들의 후속타가 나올 시점이라 시간을 더 끌기도 뭐했고... 그래도 이정도면 선방축에 끼지 않을까하고 옹호하고 싶은 앨범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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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클 (2012-10-01 21:01:02, 203.236.189.***)
- 그래도 뭐 괜찮게 들은 것 같네요. 처음 4곡과 higher은 괜찮게 들은 것 같은데.. 나머지는 조금..
그리고 creepers 랑 bliss는 자리차지용인가? 별로 안좋네요.
또, 이렇게 시간을 끌어 놓고서도 결과물이 시간에 비해서 조금 적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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