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Lupe Fiasco - Food & Liquor II: The Great American Rap Album Pt. 1
- rhythmer | 2012-10-04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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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Artist: Lupe Fiasco
Album: Food & Liquor II: The Great American Rap Album Pt. 1
Released: 2012-09-25
Rating:
Reviewer: 예동현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의 신작 [Food & Liquor 2 : The Great American Rap Album Pt.1]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가장 루페 피스코다운’ 앨범이다. 줄곧 그의 커리어를 지탱해온 개인적인 시선으로 사회의 여러 문제를 냉철하게 꿰뚫는 메시지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사운드적으로도 지난 석장의 앨범을 통해 드러난 다양한 면모가 이 앨범 하나에 모두 담겨있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이 앨범은 루페 피아스코 커리어의 집대성이다.먼저 간략하게 그의 이전 세 작품을 돌아보자. 우선 데뷔 앨범에서 루페는 정석적이고 모범적인 힙합의 바이브 속에서 여러 이야기를 풀어내며 지적이면서도 감정적인 여운을 불러일으켰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강렬하지 않았지만, 딱히 단점이 없는 안정적인 컨트롤은 이어 발매한 두 번째 앨범 [The Cool]의 폭발하는 에너지의 단단한 지지대가 되어주었다. 2집에서 그는 좀 더 직접적이고 다양한 방향으로 자신의 음악 세계를 넓혀갔는데, 힙합을 베이스로 팝과 록 어프로치가 돋보이는 사운드의 기초에서 일렉트로니카나 라운지까지 그 스펙트럼을 확장하면서도 일관성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둔다. 한편, 좀 더 무거워진 주제 선택이 앨범의 무게 중심을 잡고 차트 플레이용 팝 랩 넘버들을 함께 수록하면서 메인스트림 아티스트로서 셀링 포인트와 스스로 지향하는 사회적 리릭시스트로서 면모를 동시에 잡아냈다.
문제는 3집이었다. 레이블과 떠들썩한 마찰로 앨범이 발매되기도 전에 과도한 팝 사운드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팬들은 그에 반응했다. 사실 나는 [Lasers] 앨범이 메인스트림 리릭시스트가 상업적 시장과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타협이라고 생각했다. “Show Goes On”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Words I Never Say”를 비롯한 진지한 메시지의 몇몇 곡들과 무리 없이 공존했고 블랙트로니카 내지는 일렉트로 팝, 혹은 유로 댄스나 신스팝까지 커버하는, 트렌드에서 오히려 더 나아간 프로덕션의 반항도 제법 흥미로웠다. 과도한 보컬 피처링과 날카로운 메시지의 발목을 잡는 캐치한 훅들이 앨범의 가치를 조금 끌어내리긴 했지만, 이 앨범은 ‘타협한 랩 앨범’ 가운데 우수한 품질이었다고 확신한다.
그럼 본작 [Food & Liquor 2 : The Great American Rap Album Pt.1]의 차례다. 이 앨범의 큰 골격은 두 번째 앨범 [The Cool]과 비슷하다. “Bitch Bad”가 “Dumb It Down”의 속편 격이라면, “Battle Scars”는 “Superstar”의 역할을 대신한다. 특유의 컨셔스 랩(Conscious Rap)으로 자신의 신용을 회복하면서 팝 랩으로 대중들도 함께 만족하게 한다. 전략이 대단히 효율적이다. 두 곡 모두 탁월한 수준의 완성도와 각각의 카리스마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특히, “Battle Scar”를 호평하고 싶은데, 탁월한 팝적 감각의 트랙에 이별의 위기와 그 아픔을 전쟁터의 상흔에 비유해 가사를 풀어가는 재능이라든지 그에 따른 디테일한 비유와 중의적 표현들은 일반적인 팝 랩 넘버와 그 차원을 달리한다.
그의 전작들과 비교해서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부정적이거나 공격적이고, 설교적 어조의 메시지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전반적인 메시지의 성향이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고발이나 그 부조리에 맞선 개인으로서 느끼는 여러 감정에 대한 토로가 주를 이루는데, 이런 성향은 스스로 고백하다시피 그의 내면이 마틴 루터 킹(M. L. King)에서 말콤 엑스(Malcolm X)쪽으로 더 기울었기 때문인 듯하다. 그리고 이런 가사를 풀어내는 건 마치 투팍의 그것처럼 직설적인 문제 제기를 던지고 은유적이고 중의적 표현들을 함께 사용하면서 효과를 더 높이는 방식이다. 특히, 현 미국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반감을 여러 곡에서 표현하고 있는데 지난 앨범들보다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미국의 자성을 촉구한다.
프로덕션은 그야말로 집대성이다. 1집의 가장 힙합 앨범다운 바이브와 2집의 얼터너티브/팝 랩의 기운, 3집의 일렉트로 팝 어프로치를 동시에 골고루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팝 랩과 마치 알렉스 다 키드(Alex Da Kid)나 보이 원다(Boi-1da)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 웅장하고 날카로운 선율에 안정적인 보컬 피처링이 가미된 넘버들이다. “Audubon Ballroom”, “Battle Scars”, “Unforgiven Youth” 등등의 트랙들이 바로 그런 곡인데, 이들은 앨범 전반에 걸친 무거운 주제의식의 부담을 덜어주거나 직접 그 역할을 담당하면서 앨범에 균형을 맞추고 있다. 더불어 각 트랙의 시작과 끝이 챕터 나누기의 역할도 해내고 있어 단순한 시장 안배용 트랙을 넘어 중요한 위치를 부여받은 셈이다.
아쉬운 점은 전반적인 비트가 안정적이지만, 인상적이거나 크게 창의적인 날카로움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루페는 데뷔 초부터 메인스트림 뮤지션이었으며, 꾸준한 팝 랩 트랙이 있었고, 이것은 별 문제가 안 된다. 단지 다양한 비트 속에서 여러 명곡을 배출해내고 또한 앨범 전체의 일관성을 획득했던 첫 번째, 두 번째 앨범과 비교해 볼 때 이 앨범의 사운드는 다양하고 안정적이지만, 큰 강렬함이나 인상적인 비트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Around My Way(Freedom Ain’t Free)”에서 들을 수 있는 저 명곡 “T.R.O.Y.”의 샘플은 약간의 신선함은 있으나 원곡과 비교 우위, 혹은 동급의 위치에 서기엔 부족하고, 싱글 컷된 곡들을 제외한 나머지의 트랙들 역시 비트만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곡은 드물다. 전반적으로 우수한 비트들이지만, 다소 평범한 비트들이 이 앨범을 위대함의 위치로 이끄는 것을 방해한다.
이미 서두에 결론 내린 것처럼 이 앨범은 루페 피아스코의 가장 최근 앨범이지만, 반대로 그의 음악 세계에 입문하는 팬에게 가장 적합한 음반이다. 다소 격앙되고 무거운 랩과 메시지는 전작과 차별화되지만, 특유의 사회적 리릭시스트로서 화려한 가사적 퍼포먼스와 지적인 분위기, 그리고 앨범에 다채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비트들을 셋으로 쪼개면, 딱 그의 지난 석장의 앨범이 나올 것 같다. 이 앨범에 쏟아지는 격찬이나 ‘루페가 돌아왔다!’는 반응은 지난 3집에 대한 반감과 실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3집에 반감이 없는 나도 “Bitch Bad”를 들었을 때의 반응이 그랬다. 사실대로 얘기하자면, 루페는 한 번도 어디 간 적 없다. 이 앨범은 바로 그것에 대한 증명일 것이다. 당신이 현세대에서 가장 사랑하는 리릭시스트는 여전히 단단하게 그 자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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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ss (2012-10-28 05:07:36, 203.226.203.***)
- 개인적으로 3,4,5,6,7 트랙까지 기겁하면서 듣다가
Heart donor 부터 갸우뚱하다가 천천히 쳐지네요
그래도 루페는 여전하네요
람보르기니 앤젤이 최고인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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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준 (2012-10-17 16:18:15, 114.207.45.**)
- 리뷰가 너무 상세해서 아직 듣지 않은 사람들은 편견 갖고 들을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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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기 (2012-10-05 19:50:09, 211.247.93.***)
- 루페는 더 강력해졌지만, 그걸 떠받여주지 못하는 프로덕션이 못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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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c231 (2012-10-05 00:28:18, 61.252.219.**)
- 초반에는 The Cool로 돌아온 듯한 기대감이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평범한 음악으로 끝나는 듯해서 좀 아쉬웠네요 좋긴한데 뭔가 어중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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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윤중 (2012-10-04 23:51:07, 180.69.111.**)
- 말씀처럼 특출한 부분이 따로 없다는 것. 그래도 루페가 이 자리에 이렇게 서있다는 것이 팬의 입장에서 가장 감사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하네요. 루페는 한번도 어디간적 없다는 말에 은근히 뭉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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