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9th Wonder & Buckshot - The Solution
- rhythmer | 2012-11-22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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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9th Wonder & Buckshot
Album: The Solution
Released: 2012-11-13
Rating:
Reviewer: 강일권
밀리터리 마인드(Military Mind) 세계관을 바탕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보유하며, 90년대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을 풍미했던 집단 붓 캠프 클릭(Boot Camp Clik)의 수장 벅샷(Buckshot)과 2000년대 들어 등장했지만, 90년대 힙합 사운드의 적자인 나인스 원더(9th Wonder)가 만나 일으킨 화학작용은 꽤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지난 2005년 [Chemistry]와 함께 시작된 이들의 합작 프로젝트는 2008년 [The Formula]를 거쳐 이번 앨범에 이르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벅샷과 나인스 원더가 약 7년에 걸친 화학작용 연구의 해법으로 내놓은 건 결국, 각자의 장기를 살리는 것이다. 데뷔 20년 차에 접어든 노장 벅샷은 세월의 무게가 무색하리만큼 전혀 무뎌지지 않은 날카롭고 귀를 휘감는 랩핑을 떨어뜨리고, 베테랑의 길에 들어선 나인스 원더는 그가 후원하는 여성 랩퍼 랩소디(Rapsody)의 앨범부터 다시 끌어올린 샘플링 내공을 과시하며 잠시 주춤했던 과거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인다.
이어가즘을 안기는 킬링 프로덕션이 없다는 건 아쉬운 지점이지만, 원곡에서 중독적인 라인을 잡아내고 샘플의 합을 꼼꼼하게 짜는 솜씨는 소울풀한 힙합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호소력을 지닌다. 취향은 탈지언정 완성도를 부정하긴 어렵다. 날것의 느낌 가득한 드럼과 일렉트릭 기타 리프가 역동성을 더하는 “The Big Bang”, 적당히 공간을 벌려놓은 신스 라인과 베이스의 합이 인상적인 “Stop Rapping”, 전설적인 알앤비 그룹 더 델스(The Dells)의 “Let the Feeling Talk to You”를 샘플링하여 원곡의 무드를 가져오되 베이스와 주 멜로디 파트를 더욱 극대화한 “The Feeling”, 나인스 원더의 주특기 중 하나인 브라스 샘플의 운용과 보컬 샘플의 컷 앤 패이스트가 돋보이는 “You” 등은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라 할만하다.
프로덕션이 나름 안정적인 가운데, 본작의 주도권을 쥐는 건 역시 벅샷의 랩이다. 그는 차분하면서도 날 선 플로우를 통해 순수한 랩퍼로서, 십 수년간 레이블을 운영해온 CEO로서, 그리고 시대를 사는 한 남자로서 가치관을 설파한다. 특히, 자신의 주관 없이 무작정 트렌드 따라가기에 바쁜 젊은 랩퍼들에게 순수 창작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계의 대선배로서 충고하는 “Stop Rapping”과 그가 거리와 음악 산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인 고투가 담긴 “What I Gotta Say”, 그리고 그를 떠난 전부인과 관계를 되돌아봄과 동시에 인디 힙합 뮤지션으로서 삶과 가장으로서 삶 사이의 고민을 토로하는 “Shorty Left” 등은 벅샷의 리릭시즘(Lyricism)이 빛을 발하는 트랙들이다.
[The Solution]은 해당 뮤지션들의 취향과 타깃층이 뚜렷한 작품이다. 비록, 걸작이라 하기엔 강렬한 지점이 부족하고, 예상했던 대로 차트 성적도 저조하지만, 이들이 현 위치에서 들려줄 수 있는, 혹은 들려주어야만 했을 힙합을 담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 이 정도면, ‘벅샷과 나인스 원더 화학 3부작’의 괜찮은 마무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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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네 (2012-11-23 15:00:54, 14.138.65.**)
- 벅샷... 저에겐 이미 잊혀진 래퍼인데 평가가 괜찮으니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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