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더블 K - Ink Music
- rhythmer | 2010-05-17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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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더블 K(Double K)
Album: Ink Music
Rating : +
Rating (2020) :
Released : 2010-05-06
Reviewer : 이병주
좋은 랩퍼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소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라임, 플로우, 발성과 톤, 가사, 발음, 그 외의 많은 특징적이고 개성적인 요소들…. 그 중 많은 것을 기본 수준 이상으로 갖춘 더블케이(Double K)는 분명 좋은 랩퍼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2004년 발매 한 1집 이후, 오랫동안 본인의 작업물 없이 피쳐링 활동에만 치중했던 이 랩퍼의 새로운 앨범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물론, 좋은 랩이 꼭 훌륭한 앨범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앨범에서 그의 랩은 기대치를 상당히 충족시켜주고 있다. 라임은 탄탄하고, 감정 표현과 안정된 톤도 일품이다. 혼용되던 영어의 사용도 줄어들었고, 곡에서 드러내는 메시지는 보다 명확해졌다. 하지만, 전체적인 비트 프로덕션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훌륭한 랩퍼들이 만들어낸 실패작의 상당수가 그들의 비트 선택에 기인했단 점을 생각해볼 때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물론, 그렇다고 앨범이 실패작에 끼워 넣을만한 수준의 것은 아니다. 다만, 매우 만족스러운 래핑을 바탕으로 올해 손꼽힐만한 작품의 자리로 올라가려던 앨범의 발목을 살포시 잡아 끌어내리고 있는 느낌이랄까. 특히, 앨범의 주요한 프로듀서 중 한 명인 도끼(Dok2)의 비트들이 더블케이와 훌륭한 조화를 이루며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리란 기대와는 달리 본인의 평작들에 조금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대가 워낙 컸기에 도끼에 대한 언급을 먼저 했을 뿐, 사실 앨범 전체를 통틀어서 여러 유명 프로듀서의 대다수 비트가 마찬가지이다. 짤막하면서도 힘 있는 기타 사운드와 청량한 전자음, 그리고 적절히 변주되는 드럼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타이트한 후렴과 랩이 인상적인 “On Fire(리얼 드리머 프로듀싱)”가 그래도 앨범의 베스트 트랙으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을 뿐이다.
후반 작업의 부족함도 아쉬움을 남긴다. 전체적으로 스테레오 이미지가 충분하지 못하고, 팝핑음은 너무 강하다. 정돈되지 않은 반주와 스네어가 보컬을 잡아먹는 경우도 보인다. 이는 랩퍼가 가지는 딜리버리 능력에 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름 없는 뮤지션이 인디 씬에서 발매한 앨범이 아니기에, 그냥 넘어가기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반면, 가사 면에서는 주목할 만하다.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요즘(Crazy)”이 통렬함보다는 여러 사회 문제를 헤드라인 훑어가듯 언급하는 데 그쳐 아쉽긴 하지만, 국내에선 흔치 않게 자신의 출신지에 대한 담담한 서술을 담은 “Seoul”, 쇼핑을 통한 이야기로 풀어놓은 사랑에 대한 고백인 “Let's Go Shopping”, 자기 고백적인 내용을 담은 “고해성사” 등 매력적인 가사를 담은 트랙이 상당하다. 제이독(J-Dogg)의 프로듀싱 트랙 “너의 숨결”은 비트와 랩에 이르기까지 충실한 슬로우 잼 곡으로 국내에서 지금까지 나왔던 비슷한 부류의 곡들 중에 눈에 띄고 인상적인 후렴을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어쨌거나 더블케이는 본 앨범을 통해 스스로 좋은 랩퍼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본작은 2010년 중반 현재 한국에서 훌륭한 랩핑의 예제로 삼기에 충분한 앨범이다. 안타까운 점은 본인이 재증명한 그 부분은 이미 많은 리스너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점이란 것이다. 그가 더욱더 완성되고 탄탄한 형태의 앨범으로, 대한민국의 베스트 랩퍼 명단뿐만 아니라 한국힙합 명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걸 보는 건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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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oVoi (2010-10-12 11:26:50, 211.253.98.**)
- 비트가좀 난잡한것같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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