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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R. Kelly - Black Panties
    rhythmer | 2013-12-15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R. Kelly
    Album: Black Panties
    Released: 2013-12-06
    Rating:
    Reviewer: 오이









    커버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섹스코드를 전면 부각시킨 [Black Panties]는 지금까지 알 켈리(R. Kelly)가 보여주었던 스타일을 집약시킨 앨범이다. 그간 음악적으로 여러 시도를 해왔던 그였지만, 흔히 우리가 받았던 알 켈리란 뮤지션에 대한 범주는 "Marry the Pussy"란 제목에서 크게 웃돌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번 앨범은 기대와 예상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12 Play] 21세기 버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알앤비란 장르를 세분화시키면서 다채로움을 주고 있는 [Black Panties]는 잠시 복고로 회기를 꾀했던 몇 년간의 작업 노선을 완전히 벗겨냈다. 트랩스타일에 기반을 둔 첫 싱글 “My Story”를 시작으로 음악적인 의도를 표출한 이번 앨범은 "Genius", "Legs Shakin', "Throw This Money On You" 등등, 세련미를 더한 곡들로 전체를 도색하여 트렌디한 알앤비의 전형을 들려준다. 그래서 도발적이기까지 한 트랙제목들과 가사, 사운드는 [12Play]의 분신이라 할 정도로 아슬아슬함을 오가고 있다. 또한, "Marry the Pussy", “Crazy Sex” 등을 통해 알앤비가 가진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무드를 살려냈다.

     

    하지만 하나의 에로틱 드라마를 본 듯한 노골적인 트랙들은 직접적인 성적 표현을 제외하면, 알 켈리 특유의 무드가 희석되어 아쉽다. 그럭저럭 잘 빠진 한 장의 앨범임은 분명 하나 작자가 알 켈리란 점이 걸림돌이 되고 만 것이다. 한 마디로 이번엔 음악적인 동어반복이 별다른 감흥을 남기지 못했다는 얘기다. 일찍이 그가 거머쥔 영광이 그에게 더 많은 걸 요구하게 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피터팬 콤플렉스에 빠진 듯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자 한 그의 선택을 [12 Play]와 비견하는 건 물론, 가혹한 일일 것이다. 명작이 되려 하기보다는 트렌드를 잘 살려서 대중에게 각인된 자신의 이미지를 지속시키려는 용도라면 나쁘지 않다. 그러나 네임 밸류를 지속하고자 한 노력과 고민의 결과가 이것이라면, 유감이다. 다소 잘못된 방향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을 좇고 흐름에 맞는 음악으로 완성도 있는 변형은 언제나 환영받을 일이므로 그것 자체를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알 켈리다움이라는 게 단지 뻔한 섹스 이야기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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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블랙맘바 (2014-01-04 00:13:18, 222.112.166.***)
      2. 전 Genius 말고는 딱히 이거다 하는 곡은 없더라구요.. 복고 회기가 더 좋네요 ㅠㅠ
      1. Drizzy (2013-12-17 00:45:37, 116.120.67.***)
      2. Untitled에서는 섹스 얘기, Love Letter하고 Write Me Back에서는 건전한 사랑 노래로 전환했다가 다시 이렇게 섹스 얘기로 또 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알켈리는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Genius는 요즘 정말 자기 전에 매일 듣고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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