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리듬파워 - 월미도의 개들
- rhythmer | 2014-02-07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Artist: 리듬파워
Album: 월미도의 개들
Released: 2014-01-23
Rating:
Label: 아메바컬쳐
Reviewer: 이병주
강력한 컨셉트 앨범이었음에도 그들을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데에는 그리 적합해 보이지 않았던 지난 앨범에서의 ‘레트로’란 옷을 벗어 던지고 리듬파워가 돌아왔다. 대중을 상대로 다소 노골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던 지난 앨범보다 더욱 강하게 장르적 색채를 드러내고, 방사능 시절부터 선보였던 고유한 매력을 잘 살려냈단 점이 무엇보다 반갑게 느껴진다. “잘 나가는 A급도 다 발라버리는 B급 Flow”라는 가사가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선명하게 드러나는 멜로디 없이 철저하게 리드미컬한 업비트를 깔아놓고 펼쳐지는 이들의 랩핑은 앨범의 가장 핵심적인 감상 포인트다. 특히, 전작에서 남겼던 가장 큰 아쉬움이 단지 트로트 색채라는 껍데기보다도 그들의 랩을 충분히 즐길 기회가 없었단 점임을 돌이켜보면, 이번 앨범에 이르러서야 자신들이 자신 있는 부분을 화끈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복잡한 구조를 갖거나 아주 화려하진 않지만, 착실하고 개성 있는 라이밍이 곳곳에 포진한 키치적 요소들과 유쾌하게 결합하는 지점이 눈에 띈다.
더불어 이들이 꾸준히 내세우는 지역성은 그 자체가 매번 음악의 중심이 되어 등장하기보다는 상투적으로 흐를 수 있는 표현과 내용에 흥미와 개성을 불어넣는 조미료처럼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듯 이어지는 곡들을 통해 이 앨범을 하나의 컨셉트로 다시금 묶어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인위적인 컨셉트 안에 매몰되지 않고 영리하게 이야기를 조절하고 풀어나가는 노련미가 자칫 엉뚱한 길로 빠질 수도 있었을 앨범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다만, 전체적인 비트들이 크게 흠잡을 데 없이 일정한 무드를 형성하며 이들의 랩과 좋은 짝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랩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는 트랙이 드물고, 한 번씩 나서서 랩을 견인해나갈 만한 하이라이트 곡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레이블의 이동 같은 외부 환경의 커다란 변화 없이 이러한 방향 전환을 금방 이뤄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것도 꽉 찬 정규 앨범을 통해서 말이다. 젊고 재능과 개성을 두루 갖춘 이들이 이렇게 긍정적인 결과물을 계속해서 만들고 음악적 기반을 다져 나가고 있으니 곧 더 근사한 앨범을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8
-
-
- 여지 (2014-03-22 13:21:05, 124.5.223.***)
- 좋던데영
-
- 할로윈1031 (2014-02-09 19:29:24, 175.202.126.*)
- 사실 별 기대없이 신곡 나왔다서 들었는데 완전 방사능스런 곡이 나와서 많이 놀랐습니다.
역시 간보면서 고집을 지킨 보람이 있나 봅니다. 곧 구매해서 껴안고 열심히 들어야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