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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Onra - Fundamentals
    rhythmer | 2015-06-25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Onra
    Album: Fundamentals
    Released: 2015-05-15
    Rating:Rating:
    Reviewer: 강일권









    프랑스 출신의 프로듀서 온라(Onra)는 특유의 이국적이고 빈티지한 사운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넓혀왔다. 특히, 샘플을 자르고 이어 붙이는 방식이나 매우 로-파이(Lo-Fi)한 사운드로 마무리 짓는 방식에서 두 샘플링의 달인 매드립(Madlib)과 고(
    ) 제이딜라(J Dilla)의 적자로 표현할 만하다. 중요한 건 그가 그저 계보를 잇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몸에 흐르는 피 중 하나인 베트남부터 세계 곳곳의 음악을 디깅하여 구축한 라이브러리를 바탕으로 음악적 정체성을 다시 세웠다는 점이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수집한 LP판을 소스로 완성한 [Chinoiseries]라든지 인도 발리우드 음악에서 소스의 원천을 찾아 빈티지한 사운드로 빚은 [1.0.8] 등은 온라가 확실히 비트 뮤직 계의 빛나는 별 중 하나임을 증명하는 예다.

     

    물론, [Chinoiseries Pt.2]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신작 [Fundamentals]도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온라는 이번에도 의외의 조합을 통해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핵심근본을 의미하는 이번 앨범의 초점이 ‘90년대 쥐-펑크(G-Funk)와 알앤비 사운드에 맞춰졌다는 게 흥미로운 지점이다. 여기에 그 전반을 감싸 안는 건 여전히 온라의 음악적 근간인 디트로이트 사운드로, 당대의 동부와 서부 힙합, 그리고 알앤비 스타일이 절묘하게 뒤섞였다. 말하자면 디트로이트 사운드로 마감한 쥐펑크&(G-Funk&B)라 할만하다. 언뜻 그가 바이론(Byron)과 함께 만들었던 EP [The Big Payback]이 오버랩되기도 하지만, 보다 신스의 사용은 적극적이고, 베이스는 죽어있다. 이런 세세한 부분에선 본작에도 참여한 듀오 더 도플갱어즈(The Doppelgangaz)2004년 작인 [Peace Kehd]와 더 맞닿아있는 편이다.

     

    특히, 온라가 구현한 쥐-펑크는 배틀캣(Battlecat), 대즈 딜린져(Daz Dillinger), 포썸(Foesum)의 디제이 글레이즈(DJ Glaze) 등을 아우르는데, 배틀캣 특유의 뭉글뭉글한 사운드를 떠올리게 하는 “So Long”을 비롯하여 “Every Second”, “We Ridin’”, “Anything” 등은 이를 고스란히 대변하는 곡들이다. 더불어 ‘94년과 ‘96년 사이의 키스 스웻(Keith Sweat) 표 알앤비 감성이 흥건히 밴 “Vibe With U”“Like You Miss Me” 등의 곡이 적재적소에서 이완된 분위기를 이어가며 감흥을 더한다.  

     

    [Fundamentals]는 온라의 기존 결과물처럼 번뜩이거나 치밀한 샘플의 조합 및 운용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은 아니다. -펑크와 이스트코스트 힙합 사운드의 결합 역시 앞서 언급한 도플갱어즈의 앨범에서 먼저 시도된 바 있다. 특별한 음악적 시도보다는 그가 영향받고 즐겁게 들었던 ‘90년대 힙합과 알앤비에 대한 향수를 편안하게 담아낸, 그래서 편안하게 들을만한 작품이다. 중요한 건 양질의 프로덕션으로 완성되었다는 점. 그 덕에 본작은 그저 한 프로듀서 개인의 소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당시를 기억하는 힙합 팬에게도 회포에 잠기는 순간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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