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Skyzoo - Music For My Friends
- rhythmer | 2015-06-28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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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kyzoo
Album: Music For My Friends
Released: 2015-06-23
Rating:
Reviewer: 이진석
나인스 원더(9th Wonder)와 합작 앨범으로 시작하여 언더그라운드의 명가 덕다운 레코즈(Duck Down Records)의 멤버로, 그리고 국내에선 프로듀서 팀 하이플라이즈(High Flies)와 작업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스카이주(Skyzoo)는 뉴욕에서 잔뼈가 굵은 랩퍼이다. 십수 장의 믹스테잎과 넉장의 콜라보 앨범, 여기에 본작을 포함한 석장 정규 앨범까지 수많은 결과물을 발표하는 동안 그는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걸출한 랩퍼로 성장했다.이번 [Music For My Friends]는 제목이 곧 앨범의 성격을 규정한다. 스카이주는 첫 트랙을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한 내레이션을 통해 본작이 “나와 내 친구들의 이야기”임을 밝히는데, 그 말대로 랩퍼가 청소년 시절 겪었던 고뇌와 생각들이 고스란히 앨범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사실 스카이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하거나, 화려한 기교로 승부를 보는 랩퍼는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엠씨로서 높게 평가받는 것은 바로 탁월한 가사적 측면 덕분이다. 뛰어난 리리시스트(Lyricist)로 익히 알려진 그는 이번 앨범에서도 그 면모를 아낌없이 드러낸다. 굳이 어려운 단어를 과용하지 않으면서도 수준 높은 은유를 뿌려대는데, 곡의 제목으로 첫 마디를 시작한 이후, 생각의 흐름을 자연스레 따라가며 메시지를 확장하는 “Money Makes Us Happy”는 대표적이다. “See a Key(ki’)”에선 제이다키스(Jadakiss)와 함께 꿈에서 봤던 광경들과 그 의미를 풀어내기도 하며, “The Experience”는 그를 성장시켜 준 여러 경험에 대한 헌정이다. 이처럼 성찰적인 내용이 담겨있는가 하면, 여러 요리에 비유하여 그가 원하는 여성상을 재치 있게 표현한 “Women Who Can Cook”은 마치 친한 친구와 장난스레 나누는 농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일찍이 콜라보 앨범으로 합을 맞춘 바 있는 앤트맨 원더(Antman Wonder), 일마인드(Illmind)를 비롯해 자릴 비츠(Jahlil Beats), 아폴로 브라운(Apollo Brown) 등등, 내로라 하는 프로듀서들이 그를 지원하는데, 다양한 이들의 참여에도 그 중심이 잘 잡혀 있다. 소울풀한 샘플 활용과 둔탁한 리듬파트가 주를 이룬 탄탄한 프로덕션은 스카이주가 추구하는 음악적 기조를 고스란히 나타냄과 동시에 랩핑과 보기 좋은 균형을 이룬다.
데뷔 초기적만 해도 스카이주는 그다지 주목받는 랩퍼가 아니었다. 나인스 원더의 지원을 받아 합작 앨범을 발표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 때에도 딱히 좋은 평을 얻진 못했으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것은 시간이 더 지난 후의 일이다. 그동안 그는 마치 대기만성의 전형을 보여주듯, 끝없이 작품을 발표하며 서서히 역량을 끌어올린 끝에, 비로소 만개했다. 그리고 본작에서 체감할 수 있듯이 그의 감각은 여전히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가사적인 면이 강조된 앨범인 만큼, 그 진가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선 수고가 요구되지만, 충분히 감수해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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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uce Mighdy (2015-06-28 23:06:05, 58.123.207.***)
- 블랙 소트와의 합작이 무엇보다도 더욱 인상깊었습니다.. 스카이주는 사실 랩 톤이 지나치게 안정적이라고 느낄 때도 없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찾아 듣게 되는 몇 안되는 MC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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