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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콜 리뷰] Edan - Beauty and the Beat
    rhythmer | 2015-09-01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Edan
    Album: Beauty and the Beat
    Released: 2005-03-29
    Rating:
    Reviewer: 양지훈









    많은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거나 클리셰(cliche)만을 생산하고 있다는 말이 빈번하게 들려오던 2005, 보스턴 진영의 다재다능한 인물 이단(Edan)[Beauty and the Beat]를 내놓자마자 평단과 마니아는 찬사를 보냈다. 이단이 행한 '60 ~ '70년대의 사이키델릭 록(Psychedelic Rock)과 힙합을 접목시키는 보기 드문 모습이 이채롭고 대안적인 힙합 음악을 학수고대하던 이들의 맘을 사로잡은 것이다.

     

    1 [Primitive Plus]와 믹스 앨범 [Sound of the Funky Drummer]를 통해 올드 스쿨 힙합에 대한 애정을 노골적으로 보여온 이단은 사실 힙합 음악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전까지 비틀즈(Beatles),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비치 보이스(Beach Boys) 등등, '60년대 뮤지션들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그리고 유년시절 들어왔던 그러한 음악이 [Beauty and the Beat]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단은 본작에서 '사이키델리아 힙합'을 앨범의 컨셉트로 잡고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올드 스쿨 브레이크 비트를 '60년대 사이키델릭 뮤지션의 기타/보컬 샘플과 절묘하게 조합하는 센스를 발휘한 부분이다. 물론, 데 라 소울(De La Soul)이 데뷔작 [3 Feet High And Rising]에서 이미 앨범 커버를 비롯한 부가적인 요소들을 통해 사이키델릭-힙합을 일부 선사한 바 있으나 이단은 아예 앨범 전반에 걸쳐 힙합과 사이키델릭 록을 융합하려는 당찬 실험을 감행했다.

     

    더불어 하나의 곡에서 비트가 두세 차례 뒤틀리며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사운드가 연출된 점도 돋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스킷(skit) 없이 34분여 동안 모든 곡이 물 흐르듯 이어지며,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대하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야말로 전반에 걸쳐 치밀하게 계획된 비트메이킹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러한 사운드와 이단(+게스트)의 랩 또한, 무리 없이 조화를 이룬다. 이단의 플로우가 물 흐르듯 하진 않지만, 시종일관 변화무쌍한 사이키델릭-힙합 사운드와 어울리는 데에는 어색함이 없다. 전 작부터 항상 등장했던 '80년대 힙합퍼들에 대한 존경의 표현은 쿨 모 디(Kool Moe Dee), 콜드 크러시 브라더스(Cold Crush Brothers), -디엠씨(Run-DMC) 등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는 "Fumbling Over Words That Rhyme"으로 재현되고, 환각제 없이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그의 신념은 "I See Colours"를 통해 드러난다('Can't you see it brother? / Without the LSD I see colors'). 그런가하면, 레니 크래비츠(Lenny Kravitz)를 향한 일침으로 숱한 화제를 모았던 "Rock and Roll"은 비틀즈, 도어스(Doors) 등등, '60년대 뮤지션들에 대한 언급으로 "Fumbling Over Words That Rhyme"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보스턴의 또 다른 만능 재주꾼 인사이트(Insight) "Funky Voltron", "The Science Of The Two"에서 언제나 그래왔듯 쉴 새 없는 랩으로 이단에 응수하며, 미스터 리프(Mr. Lif)와 퍼시 피(Percee P) 역시 명성에 걸맞은 최고의 벌스(Verse)를 수놓는다. 그리고 이같이 이단과 게스트들의 명쾌한 랩과 거침없는 사운드는 마지막 순간인 "Promised Land"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단은 높은 위험 부담에도 '사이키델릭 록과 힙합의 접목'을 제법 훌륭하게 해냈다.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사운드에 파묻혀 간혹 랩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점과 34분의 짧은 러닝타임(물론, 이 역시도 컨셉트의 요소라 할 수 있지만)이 아쉬울 뿐, 당시 보기 드물게 성공적인 크로스오버 힙합을 들려줬다. 게다가 힙합을 접하기 이전에 '60 ~ '70년대 사이키델릭 록을 들었던 청자들이 한결같이 본작을 듣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는 사례나 흑인 음악에 다소 배타적인 몇몇 매체들까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은 비단 힙합 팬뿐만 아니라 록 팬들에게까지도 어필할 수 있는 작품임을 시사한다. 일종의 '대안적 힙합'으로까지 평가받았던 이단의 [Beauty and the Beat]는 괄목할만한 발전 없이 침체 상태에 놓인 일부 언더그라운드 힙합퍼에게 여전히 좋은 자극제가 될만한 앨범이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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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조성민 (2015-09-01 19:16:29, 223.62.202.**)
      2. 레알완소앨범.
      1. asym (2015-09-01 16:55:36, 1.232.141.**)
      2.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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