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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제이문 - Up In The Sky
    rhythmer | 2017-02-10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제이문(Jay Moon)
    Album: Up In The Sky
    Released: 2017-01-24
    Rating:
    Reviewer: 이진석









    2012
    년 발표된 제이문(Jay Moon) [Fly Me To The Moon]은 상당히 신선한 데뷔작이었다. 어린 나이에 동년배들을 가뿐히 웃도는 사유가 담긴 가사, 우주 공간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컨셉트는 적잖은 여운을 남겼다. 여기에 뛰어난 랩핑과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이 더해진 제이문은 단연 가장 눈에 띄는 신예 중 하나였다. 이후, [쇼미더머니]에서 작은 구설에 휘말리거나 동료들과 설립했던 ‘GVOY’가 얼마 가지 않아 해체되는 등, 아쉬운 행보가 이어졌지만, 간간이 발표한 싱글과 피처링한 곡에서 녹슬지 않은 랩 실력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제이문이 프라임 보이(Prime Boi)를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하고 론칭한 프리마 뮤직 그룹(Prima Music Group)의 첫 타자로 나섰다. EP [Up In The Sky]를 들고서.

     

    [Up In The Sky] 6곡뿐인 단출한 구성이지만, 꽤 조밀하게 채워져 있다. 본인의 연주와 함께한 두 곡을 앨범의 처음과 끝에 배치해 주제적으로 앨범의 중심을 관통하는 축이 된다. 잔잔한 무드로 솔직하게 속내를 풀어내고, 일부 곡에선 과시와 공격성을 드러내는 등, 각기 다른 성격을 품은 트랙 구성임에도 전하고자 하는 바는 또렷하다. 제이문은 이번 EP를 일종의 재출발점으로 인식한 듯 현재의 위치를 “Zero”로 설정하고, 포부를 밝히거나 방향성을 선언하는 데 집중한다.

     

    우선으로 조명해야 할 것은 제이문의 랩이다. 매력적인 톤을 가진 동시에, 여유롭게 박자를 밀고 당기며 곡에 따라 선 얇은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살리는 솜씨가 탁월하다. 동시에 그는 곡에 따라 조금씩 다른 방향의 스타일을 선보인다. 강조된 리듬파트를 인식해 바운스를 살린 퍼포먼스를 선보이다가도 잔잔한 프로덕션 위로는 읊조리듯 한 어조로 녹아들어 호소력을 살리는 식이다. 이런 범용성 덕에 상반된 분위기의 곡들을 짧은 구성 안에 욱여넣으면서도 자연스레 모든 스타일을 제이문의 음악으로 포괄하는 데 성공한다.

     

    뱉는 솜씨가 담보된 덕에 오직 건반 연주만으로 진행되는 “Black Bird”“Good Night”역시 멜로딕한 랩과 특유의 비장미가 더해져 듣는 맛이 쏠쏠하다. 다른 프로듀서들과 조합 역시 준수한 편인데, 그중에서도 프라임 보이와 합을 맞춰 사막 공간의 황량한 분위기를 흥미롭게 연출한 사하라는 일품이다. 그러나 보컬을 선보인 안정은 아쉽다. 멜로딕 랩만으로도 충분했을 부분에서 다소 설익은 보컬 퍼포먼스가 나온 탓에 이어지던 몰입감을 해치고 만다.

     

    이번 EP에서 느껴지는 만족감과 아쉬움은 뚜렷하다. 제법 오랜만에 발표한 앨범임에도 여섯 곡의 작은 볼륨이 우선 아쉽고, 이를 차치하더라도 그가 데뷔 시절 구축했던 [Fly To The Moon]의 개성 있는 세계관과 비교하면, [Up In The Sky]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타이트한 랩이 주는 쾌감은 죽지 않았고, 급하지 않게 차분히 주제를 풀어내는 감각 역시 인상적이다. 새 출발을 하는 제이문에게 거는 기대가 아직 유효한 이유다. 그러나 한때 동시대 랩퍼들과 차별화한 세계관의 가사로 돋보이던 그가 지금은 무난한 선에 머물러있다는 점은 분명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 아닐까 싶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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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지개씨리얼 (2018-03-18 17:18:04, 182.222.252.**)
      2. 1집이 매우 기대되는 래퍼 중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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