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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Young Thug - Beautiful Thugger Girls
    rhythmer | 2017-06-26 | 1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Young Thug
    Album: Beautiful Thugger Girls
    Released: 2017-06-16
    Rating: 
    Reviewer: 강일권









    우린 힙합 아티스트가 기타를 잡았을 때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 예를 잘 알고 있다. 일렉 기타를 배 위에 얹고 한껏 여유부린 모습의 커버를 앞세웠던 릴 웨인(Lil Wayne)[Rebirth]는 랩 락이란 정체성과 완성도 모두 애매한 작품이었다.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인 키드 커디(Kid Cudi)(비록, 커버에서 기타를 잡진 않았지만) 기타를 연주하며, 락을 앞세운 앨범에서만큼은 자신감의 과잉만 그득할 뿐이었다. 그렇다 보니 앨범의 커버아트워크가 공개되고, 기타 치는 영 떡(Young Thug)의 모습을 봤을 땐, 불안감부터 엄습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다르다. 커버는 커버였을 뿐, 그의 새 믹스테입(Mixtape)은 매우 탁월하다.

     

    이번 앨범에서 그의 퍼포먼스는 랩-싱잉에서 랩을 떼어내고 싱잉에 훨씬 가까워졌다.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드레이크(Drake)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이전보단 멜로디와 마디의 흐름을 의식하여 맞춰가는 느낌이 강하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특유의 개성이 사라진 건 절대 아니다. 여전히 독보적인 수준으로 변화무쌍하며, 다른 보컬리스트에 비하면, 자유분방하다.

    특히, 정통 보컬의 관점에서 보자면, 기본조차 되어있지 않을 그의 퍼포먼스가 노래의 영역으로 넘어오며 약점이 되긴커녕 전처럼 감탄을 자아낸다. 되는대로 지껄이기, 토스팅(Toasting), 정통 보컬 흉내내기의 중간에서 기가막힌 멜로디와 리듬을 만들어내는 떡의 퍼포먼스는 알앤비, 힙합 보컬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전작들에서부터 좋은 합을 들려준 런던 온 다 트랙(London on da Track)과 위지(Wheezy)는 물론, 초반부를 성공적으로 책임진 렉스 쿠도(Rex Kudo) 등이 포진한 프로덕션 역시 떡의 역할 변화에 맞춰 그 어느 때보다 멜로딕한 진행을 보인다. 특히, 비교적 미니멀한 프로덕션이 주가 되는 후반부보다 차분한 무드와 꽉 찬 편곡이 이어지는 전반부의 흡입력이 상당하다.

    활력 있는 어쿠스틱 기타 리프 뒤로 멜랑콜리한 트랩 사운드가 차오르는 첫 곡 “Family Don’t Matter”부터 댄스홀과 팝의 퓨전 사이로 떡의 동물적인 프리스타일 멜로디 감각이 빛나는 “Do U Love Me”를 지나 청승맞지만, 전혀 언짢지 않은 보컬의 트랩 알앤비 “You Said”까지 이르는 구간의 7곡은 압권이다.

     

    커버아트워크에서 부각한 기타를 메인 테마로 가져가지 않고, 적절히 안배한 곡들을 적재적소에 수록한 점도 주효했다. 그 덕에 컨트리, 팝 락 등, 장르 퓨전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후반부가 힘을 받는 동시에 전반부와도 매끄럽게 이어진다. 평소 컨트리 요소를 끌어와 깊은 인상을 남긴 힙합 아티스트,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기타로 조력한 "Me or Us"라든지 흡사 산타나(Santana)의 곡을 연상케 하는 “For Y’all” 등이 이 지점에서 만나는 흥미로운 곡들이다.

     

    [Beautiful Thugger Girls]는 충분히 독창적인 영 떡의 보컬 퍼포먼스가 과연 어디까지 더 변화하고 뻗어 나갈 수 있을까?’에 관한 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적어도 스튜디오상에선) 이미 보컬 퍼포먼스가 워낙 압도적인지라 프로덕션의 수준만 유지해도 성공적인 작품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자유분방하면서도 귀에 꽂히는 멜로디의 향연이자 괴상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무드의 집합체다.

    여전히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표현이 있고, 대단한 내용은 없을지언정 섹스와 사랑으로 주제를 한정하고, 노골적이면서도 로맨틱하게, 그리고 영리하게 풀어낸 가사 또한, 듣는 맛을 더한다. 영 떡의 음악은 현재 랩퍼와 보컬리스트, 모두 쉽게 넘보지 못할 영역에 있으며, 본작은 이 같은 그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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