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스크랩
  • [국내 리뷰] 기리보이 - 100년제전문대학
    rhythmer | 2019-07-11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기리보이
    Album: 100년제전문대학
    Released: 2019-06-10
    Rating:
    Reviewer: 이진석










    기리보이(Giriboy)
    는 스윙스(Swings)의 저스트뮤직(Just Music) 사단 내에서도 다작으로 손꼽히는 아티스트다. 데뷔 이래 여러 방송 활동과 의류 브랜드 런칭을 병행하면서도 공백기라 부를만한 기간 없이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동시에 여러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하면서도 일관된 캐릭터를 고수해왔다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이번에도 여섯 번째 정규앨범을 공개했다. 본인이 이끄는 크루 우주비행(wybh)의 컴필레이션 이후, 채 반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작년, [hightechnology] [공상과학음악] 등의 SF풍 결과물을 연달아 발표한 기리보이는 이번 앨범을 통해 이전에 주력하던 편안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돌아왔다. 일상의 소소한 소재들을 모아 이야기를 짜고, 특유의 어눌한 스타일의 랩과 보컬로 풀어내는 식이다. 다만, 인생을 비유한 앨범 타이틀만큼 다양한 감정을 부각하고자 한 컨셉트와 다르게 결국, 남녀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차지하는 점은 아쉽다. 사랑을 소재로 하는 노래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경우엔 그의 지난 작품과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졌다.

     

    한편, 프로덕션에선 객원 프로듀서를 적극적으로 기용한 점이 눈에 띈다. 흥미로운 건, 평소 기리보이의 스타일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각 프로듀서의 색이 진하게 묻어난다는 점이다. 일례로, 코스믹보이(Cosmic Boy)와 제이클레프(J.Clef)가 참여한우린 왜 힘들까의 경우, 마찬가지로 둘이 객원으로 참여했던 최앨비(ChoiLB)개미가 곧장 떠오른다.

     

    모던 록에 가까운 구성의 "결말"에선 한요한의 몇몇 트랙이 연상되기도 한다. 이렇듯 각기 다른 프로듀서의 스타일이 곳곳에 드러나지만, 어느 정도 일관성 있는 무드를 유지한 덕에 중구난방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막상 아쉬운 건 앨범의 주인인 기리보이의 퍼포먼스다. 어눌한 듯 담백한 랩/보컬은 기리보이가 데뷔 초부터 지켜온 정체성이자 강점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로선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개성 강한 톤과 스타일을 지녔지만, 평이함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한 퍼포먼스가 결국 발목을 잡는 느낌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보컬이다.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편안한 멜로디라인이 주를 이루는 와중에도 기리보이의 보컬은 당혹스러울 정도로 불안정하다. 유독 이러한 부분이 부각된심한말의 후렴이나 곡 전체를 싱잉으로 이끌어가는결말은 대표적이다. 곡에 맞춰 의도한 불안정함과 근본적으로 불안정한 것은 다르다.

     

    [100년제전문대학]은 여러 프로듀서가 참여했음에도 구성상 말끔하게 정리되었고, 기리보이 역시 본인과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로 어우러졌다. 하지만 그렇기에 현재 그의 음악이 빠진 함정이 드러난 작품이기도 하다. 제법 괜찮은 형식미를 갖춘 결과물이지만, 막상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감흥은 크지 않다.

    5

    스크랩하기

    • Share this article
    • Twitter Facebook
    • Comments
    « PREV LIST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