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후디 - Departure
- rhythmer | 2019-11-14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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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후디(Hoody)
Album: Departure
Released: 2019-10-29
Rating:
Reviewer: 황두하
AOMG 소속의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후디(Hoody)의 음악은 2000년대 미국 메인스트림 알앤비에 기반을 둔다. 미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맑은 톤의 보컬도 특징이다. 첫 EP [On And On](2016)은 펑크(Funk), 슬로우잼, 투스텝 등등, 다양한 장르를 차용한 준수한 프로덕션과 깔끔하게 떨어지는 퍼포먼스로 그가 지향하는 음악적 방향성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게 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만의 개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마감되었으며, 편하게 듣기에는 좋지만,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지 않았던 탓이다. 아쉽지만, 그가 처음으로 발표한 정규 앨범 [Departure]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번에도 프로덕션은 준수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90-`00년대를 향유한 알앤비의 다양한 하위 장르를 끌어안았으며, 808 드럼과 PBR&B의 기운이 느껴지는 신시사이저를 활용하여 세련되게 재해석했다. 그중에서도 뉴 잭 스윙(New Jack Swing) 사운드를 차용한 “그대로 있어줘”나 “Love Again”, 그레이(Gray)가 참여한 청량한 무드의 트랩 알앤비 “안녕히”, 차분히 가라앉는 피아노 라인이 인상적인 “춤” 등은 주목할만한 완성도의 트랙이다.
반면, 전반적으로 흐릿한 멜로디 라인은 단점이다. 그래서 무난하게 흘러간다는 인상이 강하다. “안녕히”의 후렴 정도를 제외하고는 귀에 남는 캐치한 구절이 부재한 탓에 다 듣고 나면 귀에 남지 않는다. 후디의 보컬 톤 자체가 독특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더욱 두드러진다.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순식간에 몰입하게 하는 게스트 제이클레프(Jclef)의 퍼포먼스가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라는 점은 치명적이다.
복잡한 인간관계와 지치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가사는 흥미롭다. 구체적인 상황을 깔고 추상적이고 시적인 표현으로 내면을 드러내 심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마지막 세 트랙(“춤”, “선과 악”, “Complex”)의 섬세한 심리 묘사는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나 집중해서 듣지 않는다면 이러한 표현들을 놓치기 쉽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나치게 평이하게 흘러가는 탓이다. 후디가 데뷔한 후로 알앤비 씬에는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가 꽤 많이 등장했다. 단순히 장르 음악을 준수하게 구현해내는 것만으로는 두각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Departure]는 이러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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