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던말릭 - Paid In Seoul
- rhythmer | 2021-11-13 | 2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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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던말릭(Don Malik)
Album: Paid In Seoul
Released: 2021-10-19
Rating:
Reviewer: 이진석
던말릭(Don Malik)은 ‘90년대 힙합의 적자임을 자처했고, 이를 기반으로 디스코그래피를 쌓아왔다. ‘90년대 붐뱁 프로덕션 오마주를 토대로 완성한 전작 [선인장화: MALIK THE CACTUS FLOWER]는 대표적이다. 그렇기에 던말릭의 엠비션 뮤직(Ambition Muzik) 합류는 예상외의 뉴스였다. 그가 커리어를 통해 고수해온 정체성과 엠비션 뮤직이 그간 발표한 결과물 사이에 공통점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김효은이 데뷔 초 붐뱁을 추구한 적은 있지만, 곧 이모 랩의 영향을 받아 노선을 변경했고, 이후 엠비션의 멤버들이 내놓은 결과물도 이와 비슷한 노선을 보였다.던말릭의 두 번째 정규작 [Paid In Seoul]에는 제법 많은 변화가 담겼다. [선인장화: MALIK THE CACTUS FLOWER]에서 온전히 본인에게 초점을 맞춘 서사를 펼쳐냈던 그가 이번엔 시선을 외부로 돌린다. 서울 토박이로서 바라본 서울의 여러 장면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차례로 전시하는 것이 앨범의 골자다. 첫 트랙, “Not an ambition”을 통해 새로운 레이블에서의 각오와 소회를 밝힌 뒤, 본격적인 내용이 전개된다.
가장 먼저 변화가 느껴지는 지점은 프로덕션이다. 전반적으로 트렌디한 색채가 얹혀서 엠비션 뮤직의 다른 작품들이 연상되는 가운데, 구간에 따라 다른 분위기의 곡들이 배치되었다. 과시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강한 인상의 곡이 전반부에 포진되고, 후반으로 갈수록 잔잔한 트랙이 주를 이루는 식이다.
그의 가사가 지닌 장점은 여전하다. 던말릭은 순간의 장면이나 감정을 긴 텍스트로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래퍼다.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속 도시의 장면을 손에 잡힐 듯 묘사한 “Human Fever”나 서울 곳곳에 있는 요소를 나열하며 주제를 드러내는 “서울로 와”는 그의 장점이 잘 드러난 트랙이다. 도시로부터 끌어온 여러 소재에 다채로운 어휘와 표현력이 더해져서 듣는 재미가 상당하다.
객원의 활약도 나쁘지 않다. 특히, 저스디스(JUSTHIS)와 우원재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마천루”에 참여한 저스디스는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랩으로 하이라이트를 가져갔고, 우원재는 지방에서 상경한 청년의 눈으로 본 혼잡한 서울을 잘 그려내어 곡의 감흥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스타일이 바뀌는 과정에서 본래 던말릭이 지닌 매력이 흐려졌다. 랩의 기술적 완성도가 곡에 따라 편차를 보인다. 던말릭의 가장 큰 무기인 변화무쌍하게 전개되는 랩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 탓이다. 심지어 비트와 묘하게 어긋나는 순간도 더러 귀에 밟힌다. 이는 치명적이다.
특히 트랩 프로덕션에서 도드라지는데, 두 번째 곡인 “칭칭칭”부터 밋밋하게 정형화된 플로우가 곳곳에 이어진다. “마천루” “고기반찬” 등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이 나타난다반면, 앨범을 통틀어 가장 타이트한 플로우를 선보이는 “Be a pro” 같은 곡에선 녹슬지 않은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Paid In Seoul]에는 바뀌게 된 그의 상황만큼이나 적잖은 음악적 변화가 담겼다. 그러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시점에 기존의 장점이 제대로 어우러지질 못했다. 프로덕션은 깔끔하게 마감되었고, 던말릭의 랩 퍼포먼스는 번뜩일 때가 있다. 다만 그사이에 드는 괴리감을 채울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한 탓에 감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결국 [Paid In Seoul]은 기존에 쌓아온 정체성과 새로운 레이블의 스타일 사이 어딘가에 애매하게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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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현 (2021-12-15 22:56:17, 221.144.207.***)
- 전작에 비해 오히려 편하게 듣기에는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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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호현 (2021-11-16 14:50:09, 116.39.224.***)
- 음 던말릭의 매력이 사라진건 사실인데 이거는 던말릭의 매력은 선인장화에서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랩실력과 내가 서울에서 살면서 느끼는것을 가사에 써내려간것인데 3점이라는 점수는 너무 짜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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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ckedness name (2021-11-15 19:04:29, 175.200.119.***)
- 크.. 역시 리드머 빡세네요
던말릭을 극성으로 좋아하지만 딱히 틀린말은 없네요 ㅋㅋ
몇몇 트랙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담을만하지만 앨범을 통으로 돌리기엔 선인장화보단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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