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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Young Thug - Punk
    rhythmer | 2021-11-08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Young Thug
    Album: Punk
    Released: 2021-10-15
    Rating:
    Reviewer: 황두하









    영 떡(Young Thug) 2019년이 되어서야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Barter 6], [Jeffery], [Beautiful Thugger Girls]처럼 비평적,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들은 모두 믹스테입(Mixtape)이었다. 그는 정규 데뷔작 [So Much Fun]을 위해 제이 콜(J.Cole)을 파트너로 택했다. 콜이 총괄 프로듀싱으로 참여한 앨범은 믹스테입에서 보여줬던 영 떡의 음악이 보다 대중친화적으로 변화한 인상이었다. 전과 같은 다이내믹함은 덜했지만, 어느새 베테랑이 된 영 떡의 능숙한 퍼포먼스를 접할 수 있었다. 음악적으로 교집합이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이 만나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2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Punk]는 제목과 다르게 훨씬 더 차분해진 영 떡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영 떡은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이고, 내면을 돌아보는앨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타 스트로크와 아련하게 울려 퍼지는 코러스만으로 미니멀하게 진행되는 프로덕션 위로 지난 삶의 사건들을 차분히 돌아보고, 불확실한 삶에 대한 고민을 터놓는 첫 곡 “Die Slow”는 앨범의 사운드를 대변한다. 뱅어 트랙들도 섞여 있지만, 대체로 기타와 피아노만으로 단출하게 구성된 곡이 다수 포진되었다.

     

    그중 어쿠스틱 기타로만 진행되다가 후반부에서 피아노, 808드럼, 디지털 가공한 보컬 소스가 더해지며 분위기가 반전되는 “Stupid / Asking”, (Fun.)의 네이트 루스(Nate Russ)가 감성적인 보컬을 더한 힙합 발라드 “Love You More”, 가볍게 진행되는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 위로 고 맥 밀러(Mac Miller)가 생전 마지막으로 녹음한 벌스를 들을 수 있는 “Day Before” 등은 주목할만한 곡들이다.

     

    Stressed”, “Rich N***a Shit”, “Bubbly” 등의 뱅어 트랙에서는 게스트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각각 제이 콜과 티 샤인(T-Shyne), 고 쥬스 월드(Juice World), 드레이크(Drake)와 트레비스 스캇(Travis Scott)이 참여했다. 이들은 고유한 개성과 캐릭터를 살린 벌스를 더해 트랙을 풍성하게 했다. 흥미로운 건, 쟁쟁한 이름들 사이에서도 영 떡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고유한 개성을 지닌 랩 퍼포먼스가 앨범 전체의 주도권을 쥔 덕분이다. 일례로 “Stressed”에서 영 떡은 후렴구만 맡았지만, 다 듣고 나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만, “Recognize Real”, “Insure My Wrist”, “Droppin Jewels” 같은 곡들은 지나치게 단순한 구성과 반복되는 플로우로 흐름을 끊는다. 더불어 변화한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가 한층 차분히 흘러가다 보니 지루해지는 구간이 종종 생긴다. 퍼포먼스의 흐름이 다이내믹하게 바뀌는 순간이 부재한 탓에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말하듯이 읊조리다가도 순간순간 역동적으로 진행되는 퍼포먼스가 더해져 몰입도를 해치지 않는 “Stupid / Asking”와는 대비된다.

     

    이는 앨범의 대부분을 브래거도시오(Braggadocio)에 할애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라이프스타일, , 여자, 옷 등등, 그의 음악에서 수없이 들어왔던 것들이 반복된다. “Bubbly”에서처럼 종종 재치가 번뜩이는 펀치라인을 뱉을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뻔한 표현의 가사가 죽 이어져 감흥을 저해한다.

     

    앞서 언급한 “Die Slow”처럼 진지하게 삶을 반추하는 트랙들도 있다. “Livin It Up”, “Hate The Game”, “Day Before” 등등,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삶 속에서도 가족과 친구를 돌보고,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서 시련을 이겨내고 나아간다. 더불어 “Peepin Out the Window”에서는 부와 명예와 별개로 여전히 자신을 위협하는 경찰의 폭력과 인종차별을 노래하기도 한다. 다만 내면을 돌아보는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보다 많은 분량은 아니다. 그럼에도 첫 곡 “Die Slow”에서 가족사를 솔직하게 털어놓아 감정선을 자연스레 따라갈 수 있다.

     

    작품의 결은 다르지만, [So Much Fun] [Punk]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음악적으로 믹스테입 시절과 다른 시도를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애매한 변화가 발목을 잡는다. 진지한 영 떡은 예상외로 꽤 매력적이다. 그러나 앨범의 반 이상을 채운 자기과시성 트랙들 탓에 감질나게 느껴진다. 특유의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살리지 못한 점도 아쉽다. 결과적으로 [Punk]는 준수하지만, 기존 영 떡 음악의 하위 버전 같은 앨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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