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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Gucci Mane - The Appeal: Georgia's Most Wanted
    rhythmer | 2010-10-08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Gucci Mane   
    Album: The Appeal: Georgia's Most Wanted
    Released : 2010-09-28
    Rating : 
    Reviewer : 예동현









    구찌 메인(*본명: Radric Davis/Gucci Mane, 사실 발음은 구찌 맨에 가깝지만, 남부 특유의 억양 때문에 메인으로 표기한다)은 전통적인 기준, 그러니까 90년대에 날고 기던 랩퍼들이 다져놓은 기술적인 방법론으로 평가했을 때 결코 우수한 랩퍼가 아니다. 하지만, 이 남자에 대해 섣부르게 평가하면 그건 큰 실수다. 21세기 힙합의 새로운 수도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애틀랜타 출신의 구찌 메인은 20여 년 전 스카페이스(Scarface)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확고한 스타일과 기술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는 대부분의 ‘서던 랩 스타’가 가진 스타일 이상의 재산을 지녔다. 사실 구찌 메인이 지닌 진정한 무기는 역사상 소수의 랩퍼만 가진 특별한 선물로 평가할만하다. 바로 ‘카리스마’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어떤 감정적인 움직임이다.

    그는 멋진 비트를 고르는 좋은 귀를 지녔지만, 티아이(T.I.)나 영 지지(Young Jeezy)만큼 앨범 전체를 세련되고 훌륭한 음악으로 채우는 좋은 안목은 지니지 못했다. 릴 웨인(Lil Wayne)이나 루다크리스(Ludacris)처럼 라임을 만들어내는 축복을 받지도 못했다. 기술적으로 그가 훌륭한 부분은 송 메이킹 능력으로, 구찌는 평범한 비트에 어떤 톤의 목소리를 추가했을 때 그 곡이 돋보인다는 것을 잘 깨닫고 있다. 이는 그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뛰어난 수많은 랩퍼가 갖추지 못한 특별한 재능이다. 하지만, 구찌의 가장 특별한 부분은 앞서 말했듯이 그가 내뱉는 말은 이상하게도 묘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앨범에서 연출되는 사운드 대부분은 익히 들어왔던 서던 랩 비트의 평범한 변형이며, 그래서 가끔 빛나는 순간을 제외하면 본 작의 사운드는 그리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가사 역시 대부분 이성을 유혹하는 플러팅이나 정말 수많은 앨범에서 들어왔던 마초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범죄나 폭력의 묘사, 혹은 이름에 걸맞은 스웨거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그의 단순한 가사들은 극히 평범하게 들리는 바운스를 통해 이상하리만큼 강렬한 생명력을 얻는다. 본질적으로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구찌 메인이 랩의 핵심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대부분 트랙에서 쓸데없는 라임과 구차한 가사로 대부분의 플레잉타임을 낭비하는 것 같지만 거의 모든 트랙마다 핵심으로 손꼽을만한 멋진 라인들을 남겨놓고 그 부분을 탁월하게 다른 부분과 평준화시키고 매력적인 훅을 전면에 내세운다.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Dumb It Down’을 가장 영리하게 실천한 랩퍼다.

    이런 그의 능력은 “Grown Man”이라는 걸출한 트랙이 없었다면 아마도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 곡에서 그는 목숨을 잃거나 감옥에 갇힌 주변인들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이겨내기를 강요당하며 인간으로서 성숙해왔음을 고백한다. 이 곡에서 그의 표현은 투팍(2pac)처럼 직설적이고 20여 년 전의 스카페이스처럼 간결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문제는 이것이다. 이 앨범은 구찌를 싫어하는 이들을 그의 팬으로 돌려놓을 만한 설득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이는 기술이나 스타일의 문제도, 혹은 사운드의 문제도 아니다. 이미 서던 랩의 팬들은 영 지지라는 새로운 스카페이스를 얻었고, 티아이라는 커머셜 아티스트와 릴 웨인이라는 아이콘을 가졌다. 구찌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일이다. 상업적 성공이나 이미 구축된 메인스트림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아티스트로서 그의 생명을 오히려 갉아먹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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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성동 (2010-12-09 22:30:40, 211.108.46.***)
      2. 좀 더 들어봐야 알게 될지도 모르지만... 전작이 훨씬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1. lemonade (2010-10-14 14:22:30, 216.114.194.***)
      2. 암 어 파티 애니멀 쉬즈 어 파티 애니멀
      1. 송석근 (2010-10-13 20:21:10, 110.132.171.**)
      2. 리뷰 잘 읽었습니다 이번앨범 잘 듣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말하지만 전 오히려 능글스런 목소리가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리사우스와 잘 맞는다고 보는데 역시호불호가 극명히 갈리죠 구치메인...
      1. FOX DIE (2010-10-13 20:18:44, 110.8.14.***)
      2. 최소 별 4개는 먹고 들어가야할 앨범 퀄리티....


        리뷰어님 본인의 취향과 안맞는다고 너무 깍아내리는듯~
      1. 김건녕 (2010-10-12 11:19:44, 211.253.98.**)
      2. 구찌맨 평좀 해주세요 여러분 아직 힙합잘 모르지만 꾸지맨 음악은 잘모르겟음 솔직히 좋진안든데 ,,
      1. vc231 (2010-10-11 22:44:45, 112.121.24.***)
      2. 전작이 좀 더 좋았습니다. 아 이번앨범은 도저히..
      1. 매리와나 (2010-10-11 18:34:26, 220.118.88.***)
      2. 구찌는 다 재껴놓고 목소리땜에 거슬려서 못 듣겠음 ㅡ;
      1. 건치왕엠씨몽 (2010-10-08 22:08:42, 110.11.41.***)
      2. 저도 좋게 들었습니다.
      1. 김범준 (2010-10-08 13:57:29, 115.139.35.**)
      2. 전 나름 신나게 들었어요 ㅎㅎ

        일번트랙에 Bun B 형님 등장하는데 역시 죽여주시네옇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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