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KAYTRANADA - TIMELESS
- rhythmer | 2024-12-27 | 1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Artist: KAYTRANADA
Album: TIMELESS
Released: 2024-06-07
Rating:
Reviewer: 황두하
케이트라나다(KAYTRANADA)는 본인만의 확실한 스타일을 갖춘 프로듀서다. 힙합, 알앤비 등 블랙 뮤직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조합한 프로덕션은 매우 독보적이다. 특유의 넘실거리는 신시사이저 운용과 댄서블한 리듬 파트는 그의 손길이 닿았음을 단번에 알게 하는 인장과도 같다.
마크 호미(Mach-Hommy),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 같은 래퍼부터 칼리 우치스(Kali Uchis), 허(H.E.R.) 같은 알앤비 아티스트까지 상이한 음악가들의 작품 속에서도 그의 음악은 확실하게 귀에 들어온다. 세 번째 정규 앨범 [TIMELESS]는 케이트라나다 표 음악의 진수가 담긴 작품이다.1980년대풍의 뉴웨이브 사운드부터 댄스홀, 아프로 비츠처럼 근래에 유행하는 장르까지 끌어안아 복고와 현재가 동시에 느껴진다. 21곡, 약 1시간 3분의 재생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댄서블한 비트가 이어지지만, 그 안에서 속도를 조절하고 패턴을 바꾸며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흘러간다.
중독적인 베이스라인과 간결한 일렉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진 “Weird”, 신스를 여러 층으로 겹겹이 쌓아 황홀한 사운드를 만들어낸 “Dance Dance Dance”와 “Steppen On”, 혼 악기가 곡을 주도하는 “Do 2 Me” 등, 곡마다 상이한 디테일이 숨어있어 이를 찾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그중에서도 연주곡인 “Seemingly”와 “Please Babe”는 매우 인상적이다. 짧은 단어를 반복하는 보컬을 포함해 몇 가지 악기들로 리듬 파트가 단순하게 구성됐다. 멜로디의 진행보다는 소리의 질감과 그루브를 살려낸 짧은 루프의 반복이 매우 중독적이라서 순식간에 빠져들게 만든다. 보컬이 주도하는 다른 트랙들 사이에서도 케이트라나다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곡들이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차일디쉬 갬비노(Childish Gambino)부터 라빈 르네(Ravyn Lenae), 채널 트레스(Channel Tres)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흥미로운 건, 게스트의 개성과 케이트라나다의 색깔이 아주 기가 막힌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Still”에서는 빈티지한 질감의 베이스와 드럼이 주도하는 가운데 템포를 살짝 낮춰 샬럿 데이 윌슨(Charlotte Day Willson)의 서정적인 보컬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도록 했다.
또한, 썬더캣(Thundercat)의 앨범에 수록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 같은 “Wasted Words”는 앨범의 두 번째 파트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분위기를 확실하게 환기한다. 마치 한 바탕 열기가 지나간 뒤 분위기가 한 차례 소강된 시점의 클럽을 연출한 것만 같다.이밖에도 두 곡이나 참여해 앨범의 분위기를 주도한 로첼 조던(Rochelle Jordan)과 채널 트레스, “More Than A Little Bit”에서 구간마다 톤을 바꾸는 능숙한 보컬을 선보인 티나셰(Tinashe), “Witchy”에서 호소력 짙은 퍼포먼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차일디쉬 갬비노는 가장 눈에 띄는 인물들이다.
빠르게 바뀌는 유행 속에서 자신만의 것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케이트라나다는 등장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색깔을 지켜왔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깊이를 더해왔다. 가히 ‘장인’이라고 부를 만한 행보다. 그 결과가 바로 [TIMELESS]다. 가볍게 몸을 흔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 가치는 절대 가볍지 않다. 시간을 초월해 먼 훗날 클럽에서 울려 퍼져도 음악이 주는 짜릿함은 그대로 살아 있을 것이다.
10
-
-
- ffuikl (2024-12-27 23:05:29, 211.118.203.***)
- 리태식이 드디어 돌아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