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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Playboi Carti - Music
    rhythmer | 2025-04-06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Playboi Carti
    Album: Music
    Released: 2025-03-14
    Rating:
    Reviewer: 황두하









    [Music]은 2025년 힙합 씬의 가장 큰 기대작 중 하나였다.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는 지난 앨범들을 통해 다소 천편일률적으로 느껴지는 메인스트림 힙합 씬에서 레이지(Rage)를 위시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정립해 컬트적인 인기를 구가해왔다. 대외적으로 두문불출하고, 작업물도 드문드문 발표하며 신비주의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그가 지금 같은 인기를 얻는 데에 유효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랜 기다림 끝에 세 번째 정규 앨범 [Music]이 발표됐다.

    앨범은 무려 30곡이 담겨 있고, 약 1시간 17분의 긴 재생 시간을 자랑한다. 그동안의 기다림을 보상이라도 하듯 곡을 가득 눌러 담은 느낌이다. 카티가 기존에 선보였던 레이지, 하이퍼 팝(Hyper Pop)은 물론, 메인스트림 씬에서 유행하는 트랩, 팝 랩 등 다양한 스타일의 사운드가 죽 이어진다.

    특히, 애틀란타(Atlanta) 출신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더리 사우스(Dirty South) 사운드를 적극 차용한 것이 눈에 띈다. 릴 웨인(Lil Wayne)의 “John”을 오마주한 것 같은 “Radar”는 대표적. 거의 모든 곡에 가미되어 즉흥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디제이 스왐프 이조(DJ Swamp Izzo)의 샤우팅도 마찬가지다. 과거 디제이가 주도했던 형태의 믹스테입들에 대한 오마주처럼 느껴져서 흥미로운 지점이다.

    목소리의 높낮이를 자유롭게 조절해 톤이 수시로 바뀌고, 짧은 구절을 툭툭 내던지며 독특한 리듬감을 만들어내는 카티의 랩은 스왐프 이조의 샤우팅과 어우러져 날 것의 기운을 극대화한다. 레이지 특유의 과장되고 위협적인 신시사이저와 빠르고 강렬한 808드럼이 랩과 함께 섞이며 그야말로 난장이 펼쳐진다. 신시사이저와 드럼이 치고 나오는 첫 곡 “Pop Out”부터 별다른 전주 없이 에너지를 단숨에 끌어올리며 몰입하게 만든다.

    상이한 장르의 샘플을 활용해 여러 질감의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Pop Out”에서는 루마니아의 힙합 아티스트 카바렐로 나이트(Caballero Knight)의 레이지 메탈 힙합 곡 “Demone Rumeno”를 샘플링했다. [Music]에도 참여한 프로듀서 필시(F1LTHY)의 곡이다. 같은 레이지 곡이지만, 카티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점이 흥미롭다. 또한 “Cocaine Nose“에서는 아샨티(Ashanti)의 “Only You”에서 전자 기타 리프를 따와 레이지 사운드로 편곡한 센스가 돋보인다.

    게스트의 활용도 마찬가지다. 카티의 커리어 사상 가장 많은 피처링 게스트가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퓨쳐(Future),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각각 2곡, 3곡에 참여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켄드릭은 “Mojo Mojo”에서 애드리브로만 참여해 카티의 세계에 녹아들고, “Good Credit”에서는 강렬한 벌스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게스트다.

    반면, 무려 4곡에 참여한 트레비스 스캇(Travis Scott)은 뻔하고 밋밋한 벌스로 참여하는 곡마다 집중력을 흐린다. 특히, “Philly”의 벌스는 그가 몇 년 간 보여줬던 싱잉 랩 벌스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런가 하면, 게스트의 참여가 이질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탓에 흐름을 끊는 구간도 존재한다. 영 떡(Young Thug)과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ign)이 참여한 팝 랩 사운드의 “We Need All The Vibes”는 대표적. 위켄드(The Weeknd)와 함께한 “Rather Lie”도 마찬가지다. 곡의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앨범의 전체적인 무드와는 어긋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카티는 마약, 섹스 등 쾌락에 젖어 사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전시하고,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 자신의 위상을 과시한다. 한 벌스 안에서도 연속되는 이야기가 아닌 분절된 문장이 죽 이어진다. 이는 앞서 언급한 카티의 랩 스타일과도 잘 어우러지고, 특정 주제를 논하는 것보다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주력하는 듯한 음악과도 맞닿아있다. 그래서 다소 뻔한 가사들도 섞여 있어도 불편함 없이 넘어가게 된다. 그 사이에 재치 있는 워드 플레이와 “Like Weezy”처럼 선배 래퍼들을 향한 오마주로 듣는 재미도 있다.

    [Music]은 카티의 야심이 결집된 작품이다. 곡 수와 재생 시간은 물론, 음악적인 저변을 확장하려고 한 시도가 이를 방증한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그가 잘하는 스타일로 응집력 있게 앨범을 구성했다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차세대 랩스타로서 카티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앨범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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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킨더초콜릿 (2025-04-09 15:18:01, 202.31.255.**)
      2. just like that carti carti my evil twin이 켄드릭을 조롱하는 밈이 될 정도로 카티의 바이브와 전혀 어울리지 않고 불협화음을 유발하는 진부한 피쳐링으로 가장 혹평받았는데 오히려 최고고 가장 돋보인다고 정반대의 감상을 받았다는게 흥미롭네요 사람귀가 이정도로 다르나 의문이 듭니다
      1. Smokepurpp (2025-04-07 15:52:50, 223.62.147.***)
      2. Whole Lotta Red 리콜리뷰를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꼭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앨범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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