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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아웃사이더 - Historia
    rhythmer | 2025-04-08 | 2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아웃사이더(Outsider)
    Album: Historia
    Released: 2025-02-21
    Rating:
    Reviewer: 장준영









    아웃사이더(Outsider)는 국내 몇 안 되는 속사포 랩 스타일로 주목받은 케이스다. 짧은 시간에 수십 개의 나라를 읊던 CF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고, 쉬운 후렴구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벌스를 병치시킨 "외톨이"로 상업적인 성공을 이끌었다. [오만과 편견](2015)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Historia]에서도 그 면모는 여전히 확인할 수 있다.

     

    브라스 소스로 웅장한 분위기를 끌어내고자 한 "History"에서 특유의 속도감을 과시한다. 밝은 분위기의 비트와 상반되게 분노를 매개로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늙은 개 (Remix)", 살사를 비롯해 여러 장르를 조합한 흥겨운 프로덕션과 함께 사그라지지 않는 열정을 나열한 "늑대 개"에선 아웃사이더에게 기대하는 속사포 랩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곡에선 특유의 장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여러모로 당혹스러운 결과물이 연속된다. "Think of U"만 들어도 그렇다. 속도감이 거세되면서 쾌감은 사라지고 일차원적인 라임 구성, 데뷔 초와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한 진부한 플로우로 일관하는 랩만 남았다. 더구나 차분한 프로덕션과 정반대인, 과몰입한 보컬이 난입해 몰입도가 상당히 방해된다.

     

    아웃사이더는 전체적으로 동일한 단어를 여러 번 과도하게 반복하고, 단음절을 통해 기계적으로 라임을 맞추는 방식을 고집한다. "늙은 개 (Remix)"가 대표적이다. 욕이나 똥과 같은 단어를 변주 없이 사용한 탓에, 리듬감과 말맛을 해친다. 동시에 프로덕션과 관계없이 플로우와 톤을 유사하게 가져가는 방식도 래퍼로서 무척 안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주제와 표현에서도 아쉽다. 이별한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드러내거나,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에 대해 분노하고, 아티스트로서 다짐하는 주제가 반복된다. 문제는, 평범한 단어와 문장이 즐비하며, 아웃사이더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래퍼로서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등장해 감상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인생은 늘 고민', '살찐 돼지가 되느니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원해', '인간의 그릇의 크기를 가늠하는 건 얼마나 담느냐가 아닌 무엇을 담는 가라네' 등등, 진부하고 뻔한 표현을 쉴 새 없이 던져, 듣는 피로감이 굉장하다.

     

    피처링 아티스트의 활용도 안타깝다. "Diving (가위바위보)"에선 부정확한 음정과 불안한 발성을 토대로 한 장문복의 보컬과 유치한 가사에 당황하게 된다. "History"에선 MC 스나이퍼의 인위적이고 과도한 랩 톤이 어우러지지 못하며, "연인과의 거리3"에선 랩이라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퍼포먼스는 차치하고, 저음의 랩이 맑은 천단비의 보컬과 부조화를 이룬다.

     

    김명훈, 간종욱, 길구와 같이 팝 발라드에 능한 다수의 보컬과 함께하면서 발라드 랩의 정형성을 따르는 프로덕션도 가득하다. 느리고 차분한 곡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특색 없는 랩은 중심을 잃고 과도한 퍼포먼스로 일관하는 보컬만이 남아 앨범의 주체가 누구인지 내내 의심하게 만든다. 

     

    [Historia]는 5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음악적인 야심을 분출한 작품이다. 그러나 수많은 요소가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장점을 잃어버리면서, 랩 엔터테인먼트의 기능을 완벽히 상실했다. 20주년을 기념하기엔 결과물이 몹시 앙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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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dk (2025-04-11 18:30:50, 211.234.195.***)
      2. 이런 되도않는 앨범말고 좀 제대로 된 국내 앨범 리뷰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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