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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우슬라임 - WUUSLIME
    rhythmer | 2025-05-24 | 2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우슬라임
    Album: WUUSLIME
    Released: 2025-04-27
    Rating:
    Reviewer: 황두하









    [WUUSLIME]은 우슬라임(Wuuslime)이 이름을 바꾼 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정규 앨범이다. 칠린 호미(Chillin Homie) 시절에는 타격감 강한 정석적인 랩에 가까웠었지만, 현재는 발음을 뭉개며 낮게 읊조리는 멈블랩에 가까운 랩을 선보이고 있다. 식케이(Sik-K)와 릴 모쉬핏(Lil Moshpit)의 “Public Enemy”에서 바뀐 스타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이후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전보다 그의 랩에서 확실한 개성이 느껴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첫 곡인 “Free Agent”의 경우, 비슷비슷한 톤과 지루한 랩으로 일관하는 게스트들 사이에서 우슬라임의 후렴만 뚜렷하게 부각된다. “New Louis Vuitton”이나 “Life Is Gucci”도 마찬가지다. 세 곡 모두 우슬라임이 후렴만 맡았지만, 오히려 앨범 전반에 일관된 색을 부여하는 데에 유효했다.

    랩 자체가 인상적인 순간도 있다. “Zooted”, “Independence Day”, “2024 December Freestyle” 등에서는 플로우가 유려하게 흘러가는 와중에 예상치 못한 흐름을 만들어내며 자연스레 기술적인 쾌감이 전달된다. 특히, “Independence Day”에서는 마인드 필드(Mind Field)와의 계약 해지 후 식케이와 함께 하는 상황을 가사로 은근히 드러내어 흥미롭고, “2024 December Freestyle”에서는 꿈을 좇아 방황하는 혼란한 청춘의 단상을 독특한 문장 조합으로 풀어내 듣는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곡에서 세련된 스타일을 드러내려는 시도는 큰 감흥을 주지 못한다. 확고한 개성으로 보이는 지점도 있지만, 영 떡(Young Thug), 거너(Gunna) 같은 래퍼들과 유사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더러 있다. 또한, “Independence Day”, “2024 December Freestyle” 같은 곡을 제외하고 대부분 뻔한 영어 표현과 전형적인 자기과시성 가사로 일관해 감흥이 떨어진다.

    모든 곡에 게스트가 참여했는데, 그중 김하온(HAON), 식케이, 빌 스택스(Bill Stax)는 각자의 개성을 살린 벌스로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했다. 특히, 식케이는 우슬라임의 가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틀어서 반복하는 센스를 보여줬고, 빌 스택스는 우슬라임의 스타일에 맞춰 속삭이는 듯한 랩으로 트랙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반면, 대부분의 게스트는 안이한 벌스로 완성도를 저해한다. 앞서 언급한 “Free Agent”는 우슬라임을 제외하면 거의 한 사람이 랩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Life Is Gucci”도 마찬가지다. “2024 December Freestyle”에 참여한 더 콰이엇(The Queitt)은 정직하게 리듬을 밟아가기만 하는 밋밋한 랩으로 앨범을 허무하게 마무리해 버린다.

    프로덕션도 마찬가지다. 구스범스(Goosebumps)가 단출한 악기 구성으로 감각적인 그루브를 자아내는 “Zooted”와 강렬하게 내달리는 신시사이저로 레이지(Rage) 사운드를 준수하게 구현한 “Independence Day”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트랩 사운드만이 죽 이어진다. 그래서 귀에 남는 순간 없이 흘러 지나가 버린다.

    우슬라임은 스타일의 변화로 전에 없던 개성을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다만, 몇몇 미국 주류 힙합 아티스트들을 떠오르게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는 [WUUSLIME]의 한계이기도 하다. 포장지는 세련되게 보이지만, 안을 채우는 내용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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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방야방야방야 (2025-05-29 16:55:29, 211.106.25.***)
      2. 한국에 영 서그(Young Thug)들이 이렇게 많은줄 몰랐음. 남 똑같이 따라할거면 음악 왜하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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