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상하 - Noru
- rhythmer | 2026-07-06 | 1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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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상하(SANGHA)
Album: Noru
Released: 2026-06-08
Rating:



Reviewer: 장준영
상하의 [Noru]엔 생채기 가득한 20대의 단편이 가득하다. 앨범 내내 슬프고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산재해 있다. 첫 곡 "미움받을 용기는 나를 만든다"부터가 그렇다.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에서 출발한 듯한 이 곡엔 미움받을 용기를 바탕으로 '난 늘 나대로 하'려고 하지만, 그렇기에 다가오는 미움과 슬픔에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자 애쓴다.20대의 서툴고 어리숙한 행동이 가득하면서 '어렸지 아찔했던 나날과 미아'를 반추하기도 하고,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발악하고, 사랑과 질투를 갈구한다. 그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어느새 부끄럽지만 '지나와보면 꽤 아름다워 보였던 아픈 나날들이' 양분이 된 자신을 직시하게 된다. 마치 일기를 읽는 듯한 노랫말은 독특한 표현이 적어 뛰어나거나 두드러지진 않는다. 다만, 그만큼 꾸밈 한 점 없는 마음과 어투가 대신 자리 잡고 있어 묘하게 매력적으로 들린다.
보컬 역시 같은 맥락으로 들리면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비음 가득한 여린 음색과 투박한 고음이 불안정하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분명히 답답하게 들리는 순간이 여럿 존재하지만, 동시에 서툴고 실수 가득한 20대의 이야기가 붙은 덕에 불완전성도 하나의 무대장치처럼 작동한다. 의도한 부분인지는 알 수 없으나, 결과적으론 흥미로운 퍼포먼스가 된 셈이다.
그 보컬이 가장 두드러지는 지점이 바로 마지막 곡 "White T-Shirt"다. 보컬 이펙터와 두텁게 내내 쌓은 코러스를 필두로 팔세토 창법을 통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선택이 무척 훌륭하다. 더불어 피처링으로 참여한 제이클레프(Jclef)의 언급도 빼먹을 수 없다. 끝내주는 멜로디와 완벽한 음의 완급조절, '우리를 겨우 가리는 우산 아래 / 들이치던 비에 내어준 어깨 같이 / 내 마음 또한 짙은색 묶여있었지 / 바꿀 수 없는 마음에'와 같이 시와 같은 가사로 [Noru]에서 일관되게 상하가 드러낸 감각을 단숨에 명료히 만든다. 이토록 탁월한 피처링이 또 있을까 싶은 굉장한 곡이다.
나머지 곡도 인상적이다. 준우(Junu Kim)와 헤브헤브(havehave)가 책임진 프로덕션은 밴드 사운드가 기반이 되면서도 여러 이펙터와 효과음을 섞어 상하에게 무척 어울리는 사운드와 분위기를 끌어냈다. "Hummingbird"와 "2AM"이 대표적이다. 미성의 보컬이 부각되도록 배치한 코러스와 신스, 둔탁한 비트로 청량감을 유발한다.
[Noru]엔 어색하고 노련하지 못한, 풋풋한 모습이 서려 있다. 몇몇 지점들이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장점으로 더욱더 승화된 모습이 많아 자꾸 찾게만 된다. 성장한 노루가 맞이할 다음 세계는 어떨지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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