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다이나믹 듀오 – Digilog
- rhythmer | 2012-01-13 | 2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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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Album: Digilog
Released: (1/2) 2011-11-25, (2/2) 2012-01-04
Rating : +
Reviewer: 이병주
본인들에게는 끔찍한 얘기일 수 있겠으나,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의 군 복무는 정말 금방 지나간 것 같다. 물론, 이것은 남의 복무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지는 것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보다는 실제로 공백 기간이 느껴지지 않는 그들의 왕성한 창작 활동 덕분이다. 입대 직전인 2009년 10월에 [Band of Dynamic Brothers]를 발표하고, 제대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1년 11월에 이번 6집 [DIGILOG]의 반쪽을 발표했으니 어지간한 가수들의 평소 공백기와 별반 차이가 없다. 2년이란 기간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더 치열했을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다이나믹 듀오가 상업적 성공 면에서나, 비평적 성취 면에서나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일상의 세세한 면을 건드리는 가사의 공감대, 비유와 직설을 자유로이 오가는 가운데 더해지는 위트 넘치는 표현력, 캐치하고 감각적인 훅, 거기에 기본적으로 탄탄한 라이밍과 비트 메이킹까지…. 항상 그들의 음반에서 접할 수 있었던 장점은 이번 앨범에서도 익숙하게 이어진다. 좋은 앨범을 꾸준히 만들어내온 만큼, 되려 그들의 음반을 감상할 때는 반복되는 그러한 장점을 무감각하게 넘겨 듣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귀를 의심해봐야 할 때가 있을 정도다. 다만, 이번 앨범에는 전에 볼 수 없던 단점이 존재하기도 한다. 바로 다소 기복 있게 느껴지는 트랙 간의 완성도 차이와 앨범 장악력의 문제다.
전체적으로 전자음을 도입했던 [Last Days]만큼 과감하지는 않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힙합을 베이스로 다양한 장르적 결합이 시도됐다. 차이점은 일부 트랙에서 그들이 이전처럼 트랙을 쥐고 흔들거나, 혹은 그 속에 완전하게 스며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로다운30(Lowdown30)의 관록 넘치는 연주 위에 완성된 “혹으로 알아(Innocent Prisoner)”, 플래닛쉬버(Planet Shiver)가 프로덕션을 맡고 UV가 함께 한 “남산워먼(Namsan Woman)”과 같은 곡은 각각 비트가 어떻고 랩이 어떻고, 혹은 곡의 기획 의도가 무엇인지를 떠나서 위와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앨범에서 다소 튀는 색깔의 곡들이 자리하고 있는 위치를 보면, 구성적인 측면이 그러한 문제를 증대시키는 면도 있다. 그 외의 곡들에서도 다양한 프로듀서가 참여했는데, 듀오만의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다양한 비트를 모아 백화점 식으로 나열한 듯한 인상도 지우기 어렵다. 새로운 시도는 좋지만, 다듀만의 색깔이 바랜 점은 아쉽다. 그들의 관록을 고려해 보건대, 이런 기대가 무리한 것은 아닐 터다.
물론, 다양한 콜라보나 외부 프로듀서와 작업이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경우도 많다. 경쾌한 건반음과 8비트 신스음이 즐거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애스브래스(Assbrass)의 비트에 랩을 한 “수면장애(Sleep Disorder)”, 비트에서부터 보컬 훅과 브릿지 보컬의 짜임새에 이르기까지 얼핏 넵튠스(The Neptunes)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주체성이 느껴지는 진보(Jinbo)와 작업물 “Precious Love” 등이 그 예다.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의 원버전과 프라이머리(Primary)의 리믹스가 각자 개성과 매력을 담은 채 멋진 짝을 이루고 있는 “사랑의 미학(Art of Love)”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앨범에서 두드러지는 건 가사에서 변화다. 주제 면에서나 표현적으로나 그들의 가사는 예전보다 날카로운 맛이 조금은 덜해졌다. 대상을 비판하고 자신들의 이상대로 뭔가를 바꾸어보겠다던 혈기가 있던 자리를 인생에 대한 무상한 시선이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허무주의에 빠진 처절한 표현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 가볍게 인생이 덧없다는 푸념을 내뱉는 정도다. 무엇보다 보편적인 사랑과 이별을 논하거나 가볍게 ‘놀아보자’라는 내용의 곡이 늘었다. 여기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번뜩이는 시선이 이제는 조금씩 무뎌지고 사라져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생긴다. 삶의 소소한 부분을 들춰내거나, 사회의 일면을 기발한 이야기 구성으로 풀어내던 과거의 훌륭했던 트랙들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현재 주변 상황과 나이대에서 느끼는 감정과 시선이 담긴 가사는 일말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는 상쇄시킬 만하다. “참고 살아(be…)”와 같이 아련한 이별의 추억을 가슴 한쪽에 묻어두고 사는 동년배의 청자들이 가장 절절하게 공감할 수 있는 조금 다른 시선의 이별곡이나, 아버지로서 벅찬 마음을 자식에게 전하는 “남자로서(Great Expectation)” 등, 자신들과 같은 30대 이상의 성인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이 눈에 띈다. 래퍼로서 자신의 삶과 변화한 환경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것 또한, 멋진 일이라 할 수 있다.
군 복무 동안 분출할 수 없었던(?) 의욕이 몇몇 시도를 통해 다소 과하게 드러나는 면도 있지만, 이렇게 또 쉼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좋은 앨범을 완성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비록, (1) 군대를 다녀왔고, (2) 완전한 30대가 되었고, (3) 처자식도 생겼지만, 우리는 여전히 잘나가는 현역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힙합이 내 삶’이란 걸 말이 아닌 음악으로 10년간 온전히 증명해온 그들의 발자취가 이 앨범을 통해 새삼 무게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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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 (2013-06-15 10:40:46, 183.96.165.*)
- 절대적 존재에게서 나올 수 있는 가장 나약한 결과물이 아닐까 합니다.
다듀팬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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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준 (2012-05-07 12:13:27, 112.221.141.**)
- 아무리 실망이라해도 아무리 평이하다해도
그래도 역시 다듀임. 그래도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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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칰이 (2012-01-31 19:27:05, 210.125.184.**)
- 리뷰 잘 읽었습니다^^
한화팬이신가봐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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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합전도사 (2012-01-16 14:15:39, 112.152.129.**)
- 리뷰 잘읽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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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수 (2012-01-16 09:34:17, 211.253.124.**)
- 다이나믹듀오 앨범 리뷰 2/2 나오면 올라올것 같았는데, 드디어 올라왔네요.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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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rasax (2012-01-15 00:17:13, 218.237.6.***)
- 정말 공감가는 리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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