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RZA - Afro Samurai
- rhythmer | 2009-10-22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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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RZA
Album: Afro Samurai Soundtrack
Released : 2007-01-30
Rating :
Reviewer : 황순욱
우탱(Wu-Tang)의 리더로서 90년대 힙합 음악을 사랑했던 리스너들에게 로망같은 것을 남겨주었던 르자(Rza)가 나타난지도 벌써 15년이 다되어 간다. 그동안 존경도 많이 받았고 부도 축적했지만 팬들의 요구와는 달랐던 그의 행보는 반대로 쓴소리도 적잖이 들어왔다.그는 98년 [RZA as Bobby Digital in Stereo] 앨범으로 뒤늦게 자신의 솔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속의 작업물은 우탱의 멤버들에게 건네주었던 것들과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보수적인 세상에서 다르다는 것은 곧잘 틀렸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당시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팬들의 아우성이 더욱 크게 드러났다. 이런 안타까움이 세월에 의해 희석되기는 하였지만 [Enter the Wu-Tang : 36 Chamber]가 동부힙합의 바이블로 남아있기에 그는 이런 대중의 싸늘한 기운과 끝없이 싸워야 했다. 하지만 어설프게 요구에 굴하지 않았다.
그의 당당한 대처와 현대적으로 변한 사운드. 그리고 동양의 이미지를 재현했던 경력은 몇몇 영화들에 정확히 들어맞는 것이었다. 물론 서양인에게 한정되고 왜곡된 이미지로 전달되기는 하였지만 사무라이와 쿵후라는 아이콘은 헐리우드에서 제작될 영화에 도입되어 [Ghost Dog]과 [Kill Bill Vol.1] 이라는 영화로 구체화된다. 이 과정에서 Rza는 사운드트랙을 책임지게 되는데 동양과 서양의 사이에 걸친듯한 음악과 고전적이지도 트랜디하지도 않은 중립적인 사운드는 영화의 이미지와 소통하며 호평을 얻어낸다.
이쯤 되면 그의 고행이 헛된 것만은 아니었음을 인정해야겠다. 2007년 또 하나의 사운드트랙이자 솔로프로젝트가 [Afro Samurai]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동명의 재패니메이션 TV시리즈의 사운드트랙인데 모든 곡을 르자가 책임지며 제작했다. 내용물은 르자의 고유색이 분명히 드러나며 애니메이션 작품의 개성강한 분위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참으로 적절한 궁합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준다. 앨범은 대주제를 절대 벗어나지 않고 사운드도 통일되어있지만 작고 큰 변화들을 통해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 사운드트랙의 용도에 맞추어 필요로 하는 음악을 정확히 제공했음은 물론이며 이런 기회를 자신의 스펙트럼 확장에도 이용했다. "Ninjaman"에서는 몇몇 샘플의 효과적인 배치만으로도 시대를 초월한듯한 음악을 들려주고, "Tears of a Samurai"에서는 한없이 슬픈 피아노 선율을 전면에 드러내는 곡을 만들었다. 이 두 트랙을 포함한 10여 개의 인스트루멘탈 트랙들은 애니메이션의 독자로 하여금 작품을 떠올리게 함을 넘어서 르자의 새로운 실험물로도 읽히게 만든다.
또한, 스톤 메카(Stone Mecca)가 부른 "The Walk"나 마우리스(Maurice)의 "Baby"에서는 알앤비마저 능숙한 솜씨로 매듭지었고, 빅 대디 케인(Big Daddy Kane)과 즈자(Gza)를 불러들인 후 우탱식의 투박함을 얹은 "Cameo Afro"를 지나 "Take Sword" 연작에서는 팬들이 그토록 원하던 우탱 초기작을 연출해 내는 서비스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랩퍼로서 열정도 여전한 그는 앨범의 후반부를 특유의 과장된 플로우가 담긴 자신의 랩 트랙으로 채우고 있는데 그 중 "So Fly"와 "Insomnia" 같은 트랙은 바비 디지털(Bobby Digital)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고집스럽고 자의식이 강한 그를 또 한 명의 장인으로 인정케 한다.
개인적으론 대단히 만족스럽다. 폭넓은 그러나 고유한 그의 음악 영역이 점점 견고해짐을 지켜보면서 차기작과 우탱의 새로운 결합도 상상해본다. 주위의 손짓만큼 우탱의 성이 낙후되지는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제약이 될 수도 있는 사운드트랙을 통해 르자는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발휘하고 있다. 분명히 그는 다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황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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