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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Hi-Tek - Hi-Teknology Vol. 2
    rhythmer | 2009-10-22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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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t: Hi-Tek
    Album: Hi-Teknology Vol. 2
    Released : 2006-10-17
    Rating :
    Reviewer : 황순욱






    'Mos Def', 'Talib Kweli', 'Rawkus', 'Lyricist Lounge', 'Soundbombing'. 이 키워드들만 들어도 많은 리스너들은 자신들의 귀에서 온종일 플레이되던 곡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이 중심에 선 한명의 프로듀서 하이-텍(Hi-Tek)이 얼마나 뛰어난 곡들을 만들어 냈었는지를 다시 한번 기억해 낼 것이다. 그의 곡들은 자극적이진 않지만 조용히 스며드는 매력이 있다.

    커먼(Common)과 사댓 엑스(Sadat X)가 찬찬히 뱉어냈던 랩 뒤로 깔렸던 '1-9-9-9'의 비트와 그룹 무드(Mood)의 곡 'Karma'가 그랬고, 근래에는 피프티 센트(50 Cent)가 출연했던 영화 [Get Rich Or Die Tryin]의 뒤로 조용히 깔리던 'Best Friend'가 그러했다. 2002년 [Mos Def And Talib Kweli Are Black Star] 앨범과 [Reflection Eternal] 앨범으로 인해서 그에 대한 기대치는 극에 달했다. 하지만 이 후 예상외로 그는 다작을 자제했고, 활동이 뜸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가 몰입했던 앨범도 없었다. 물론 프로듀서로서 좋은 곡들을 꾸준히 만들고 좋은 뮤지션들과 교류하는 것 또한 바람직 하다. 그렇지만 팬들에게는 그의 이름이 걸린 결과물의 응집체가 필요했다.

    그리고 드디어 무려 4-5년 만이다. 솔로앨범으로부터는 5년이나 지났고, 탈립과의 콤비네이션 이후로 4년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기다렸던 그의 앨범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널리 알려진 프로듀서가 앨범을 낸다고 했을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두가지이다. (물론 칸예의 경우처럼 랩퍼로서의 활동을 겸한다면 얘기가 다르지만) 첫 번째는 프로듀서의 성격이 담긴 음악들이고, 두 번째는 명성에 걸맞는 화려한 게스트들이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이 앨범은 이 두가지 요소를 완벽히 담아서 나타났다.

    '하이-텍스러운 음악'이라 함은 지난 그의 커리어들 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어떠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딱 한가지 일리는 없지만 뭔가 내세워 본다면 자연스러운 샘플링을 들고 싶다. 그의 음악에서 샘플들은 다른 이들의 음악에서 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어느 것이 원곡인지 정보없이는 알기 힘들만큼 자신이 택한 다른 청각적 요소들과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본 앨범에 실린 'Josephine'에서는 블루스 음악과 보컬, GFK의 날카로운 랩들이 섞이고, 'Where It Started At (NY)'에서는 올드팝의 고유한 질감이 남겨진 보컬라인과 새로이 녹음된 랩 절들. 그리고 스크래치 사운드와 추임새들이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룬다. 하이-텍은 소스들을 콘트롤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지녔다. 또한 그냥 수많은 작업빈도와 시행착오, 수정으로 건져내는 우연성의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감각과 감성으로 이를 이루고 있다. 덕분에 그 특유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본 앨범은 굳이 하이-텍의 존재에 관심이 없는 리스너들 조차도 듣게끔 만드는 화려한 게스트들이 눈에 띈다. 한 두명의 스타들의 출연이 아니라 수년간의 인맥과 명성이 이루어 놓은 장르와 연고를 뛰어넘은 이들이 총집합했다. 뉴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제이다키스(Jadakiss)와 패푸즈(Papoose), 탈립 콸리(Talib Kweli)와 래퀀(Raekwon)이 한자리에 모였고,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나스(Nas)와 커먼,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 그리고 플로에트리(Floetry)의 마샤(Marsha), 그것도 모자라 고인이 된 제이 딜라(J Dilla)의 이름까지 올라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ATCQ의 큰 형님 큐팁(Q-Tip)과 웨스트코스트 씬의 대표 커럽(Kurupt)이 날아왔고, 남부의 번 비(Bun B)와 앞서 언급한 고스트페이스 킬라, 엑지빗(Xzibit)의 측근들로 이루어진 그룹 스트롱 암 스테디(Strong Arm Steady)의 멤버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담았다. 게다가 어린 그의 아들 릴 톤(Lil Tone)과 그의 아버지가 속한 블루스밴드 윌리 코트렐 밴드(Willie Cottrell Band)까지 그가 들려주고픈 모든것을 최대한 담아냈다.

    본작엔 정말 많은 게스트들이 참여했고 이는 분명히 우려와 지적의 대상이 될 만하다. 하지만, 이 젊은 대가는 노련하다. 앨범을 구성하는 이 많은 요소들을 자신의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통일하고 화려한 게스트들을 필요한 만큼만 적재적소에 불러들였다. 그렇기에 이 앨범의 완성도는 더욱 뛰어나고, 단순히 모음집스러운 앨범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자신이 나서서 랩을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겠지만 몇 곡에서의 참여로 끝냈다(나쁘진 않지만 뛰어나지도 않기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확실히 그는 모든것을 콘트롤하고 있다. 또한, 어떤 방법으로 앨범을 듣던지 간에 대단한 만족감을 줄 것이다. 그의 음악은 트렌디하진 않지만 더욱 깊은 맛을 내고 있고, 작법은 이미 완숙하며 조화롭기 때문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황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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