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Estelle - All of Me
- rhythmer | 2012-03-17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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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Estelle
Album: All of Me
Released: 2012-02-24
Rating: +
Reviewer: 오이
“American Boy” 싱글 하나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영국 출신 뮤지션 에스텔(Estelle)의 세 번째 앨범 [All of Me]가 발표되었다. 본격 미국 진출작이었던 전작 [Shine]의 성공은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과 기대로 다가왔고, 4년 만에 발표된 그녀의 이번 앨범은 그런 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듯, 성공적인 스타로서 무시할 수 없는 대중의 기호와 줄곧 자신이 하려 했던 성향 사이를 오가는 사운드가 그대로 녹아 있다.전작 못지않게 화려한 지원군을 대동하고 발표한 [All of Me]는 힙합이나 소울, 가스펠, 레게 등 여러 장르를 아울렀던 하이브리드한 스타일은 물론, ‘제2의 로린 힐’이란 타이틀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를 부르고 랩을 하는 그녀의 포지션 또한, 여전하다. 더불어 자신이 앞으로 무슨 음악을 하려 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하려는 흔적도 엿보였다. 이는 특히, 첫 싱글 곡으로 빈티지한 질감의 비트 “Break My Heart”나 에이콘(Akon), 제리 원더(Jerry Wonda)가 참여한 “Thank You”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났는데, 싱글을 발표할 때 으레 “American Boy” 2탄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부응하지 않은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4년 만에 나온 이 앨범은 선행 싱글들과 함께 조금은 다른 트랙들로 안을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하고 보자.’가 아니라 뮤지션으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커리어에 대한 심각한 고민들이 오갔음을 단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앞서 언급했던 첫 싱글 “Break My Heart”는 릭 로스(Rick Ross)가 참여한 싱글로 돈 캐논(Don Cannon)이 프로듀서를 맡은 미디엄 템포의 소울 넘버다. 가볍게 튕기는 듯한 레트로 성향의 비트와 현악적인 사운드가 어우러진 이 곡은, 트렌디한 사운드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웠을 수도 있겠지만, 데뷔 때부터 줄곧 그녀에게 관심을 두었던 이들이라면, 특유의 소울풀함을 잘 살려낸 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울 만한 싱글이다.
두 번째로 발표된 싱글은 에이콘이 백그라운드 보컬로 참여하고 특유의 애잔함이 느껴지는 “Thank You”. 어떻게 보면 단순한 진행에 별다른 특징 없이 이어지는 듯한 알앤비 넘버이지만, 메리 제이 블라이지(Mary J Blige)를 연상시키는 그녀의 보컬과 소울풀한 에이콘의 코러스가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80년대 신스 팝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Cold Crush"는 이번 앨범에서 색다른 느낌을 주는 곡 중 하나인데, 무심한 듯 이어지는 신스와 그녀의 보컬이 꽤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런 하이브리드한 느낌은 붓시 콜린스(Bootsy Collins)의 “I'd Rather Be With You”를 샘플링한 "Speak Ya Mind"나 앨범의 첫 곡인 “The Life”에서도 느껴지는데, 다소 공격적인 힙합 사운드 “The Life”는 이전에도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소화해냈던 그녀에게 걸맞은 곡으로, 랩을 하는 싱어답게 랩핑하듯 이어지는 보컬 어레인지가 인상적이다.
지금까지 소울이나 힙합, 훵크 등 다양한 음악들을 소화해냄과 동시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동반했던 것은 그녀의 장점이고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수단인데, 이번 앨범에서도 그 사실을 잊지 않았다는 점은 반갑다. 다만, 앨범 전반을 따지고 봤을 때 진일보했다고 할만한 결과물은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뒤이어 발표된 싱글 “Back To Love”나 “Wonderful Life”는 이전의 소울 시스터를 그립게 할 정도로 다소 원시적이라 할만한 팝의 나열이었고, 자넬 모네(Janelle Monae)가 함께한 "Do My Thing"처럼 피처링한 참여 진의 성향에 따라 무게 중심이 오히려 게스트에게 좀 더 기울어진다는 점 등이 그렇다. 이 부분은 그녀가 차기작에서 필히 고민해야 할 지점이 되어야 할 듯하다.
많은 돈을 투자해서 유명한 사람을 데려와 작업한다고 해도 그게 바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Shine]의 경우도 성공을 보장 받기 위한 작업이었고 이번 앨범도 그 연장선임은 분명해 보이지만, 상업적인 부분도, 음악적인 부분도 [Shine]에 비해 무난한 한방이지 않나 싶다. 사실 예상보다 더 큰 히트 싱글을 갖게 된 뮤지션은 앞으로 음악에 부담을 갖고 갈 수밖에 없다. 음악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상업적 성공은 그만큼 대중들의 많은 요구를 부르기 때문이다. 에스텔이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 뮤지션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저 재능있는 뮤지션, 혹은 음악 잘하는 퍼포머로서만 끝나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잘 만들어진 알앤비 앨범이면서, 한편으론 에스텔의 가능성과 우려를 동시에 드러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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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kim (2012-03-24 17:02:35, 110.70.30.***)
- 사실 저는 랜덤플레이로 들을때는 귀에 감기는 곡들은 꽤있네요 개인적으론 이럼 앨범은 트랜디하게 생각하면 나름 나쁘지 않은 앨범같아요 ㅎ 보여줄려는 욕심이 과해서 무슨 앨범을 듣는지 알아차리가 좀 힘들지만...리뷰 잘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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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kka (2012-03-18 02:10:07, 110.70.29.***)
- 리뷰 내용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또 하게 되더군요. 해당 뮤지션만의 것을 구축한다는게 어떤 형태인지.. 그게 오늘날 가능한 것인지. 뭐 여러모로 생각해봤습니다. 여튼 이상의 것들을 제쳐둔다면 이 앨범 참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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