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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MC 스나이퍼 - Full Time
    rhythmer | 2012-04-25 | 2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MC 스나이퍼(MC Sniper)
    Album: Full Time
    Released: 2012-04-16
    Rating: +
    Reviewer: Quillpen









    MC 스나이퍼의 첫 앨범 [So Sniper…]는 힙합의 향과 대중에게도 먹힐 수 있는 한 곡의 히트 싱글이 절묘하게 궁합을 이루어 장르 팬과 일반 대중, 모두를 아우르는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한국힙합 앨범이었다. 거침없고 개성 있는 가사와 시원하게 터지는 플로우는 힙합 팬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대중적 코드가 녹아있는 “BK Love”는 폭넓은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첫 앨범 이후, 발표된 그의 결과물들은 점점 세게 물살을 타던 상업적 성공과 반대로 항상 비판의 대상이 될만했다. 그 핵심은 주로 프로덕션과 관련한 것이었는데, “BK Love”의 성공에 안주한 듯한 인상을 주는, 현악 선율을 부각시킨 비슷비슷한 류의 비트와 더불어 초기적 세계관을 완전히 상실한 수준 이하의 가사가 연속되면서 그 비판은 극에 달했다(이는 세 번째 앨범부터 두드러졌다). 이런 상황에서 본 작은 실로 오랜만에 그의 결과물에 기대를 갖게 했다. 무려 20곡이 수록되지만, 사랑 노래는 단 한 곡도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만큼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야기의 힘이다. 확실히 전작들보다 가사에서 스나이퍼의 절치부심이 느껴진다. 그는 미성년자 미혼모 문제(“데이빗”), 빈곤의 굴레(“Piano”), 장애 아동 성폭행 문제(“불량품”) 등등, 사회의 치부에 시선을 들이대고, 수록곡 곳곳에서 뮤지션과 레이블 대표로서 고충과 그 사이에서 겪는 혼란, 한국의 30대 남자로서 고민 등, 철저하게 성인 감상자에게 초점을 맞춘 가사를 가득 담아냈다. 물론, 이전 앨범에서도 간간이 여러 주제를 건드려오긴 했지만, 이번엔 작정하고 만든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스나이퍼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주제와 이야기의 전달력도 오랜만에 빛을 발한다. 죽은 친구와 동료 뮤지션이었던 거북이에 대한 추모가 담긴 “Letter To Heaven”, (일부는 그의 실화가 담겼을지도 모를) 한남자의 인생사를 시간 순서에 따라 그린 “인생” 등은 특히 인상적인 지점이다. 톤의 조절을 통해 기존과 다른 랩 스타일을 구현한 “Abstine”, 감정을 잔뜩 실은 “불량품”, 메타와 함께 꽉 조이는 플로우를 토하는 “죽음의 예술” 등은 랩핑 면에서도 인상적이다.

    이렇게 가사와 랩핑에서는 그동안 실추된 명예를 어느 정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만, 편차가 심한 프로덕션은 여전히 앨범의 완성도에 치명적이다. 진부한 스트링과 각 곡의 스타일에 상관없이 비슷비슷하게 때려지는 단순한 드럼, 그리고 일명 ‘치고 달리기’식의 뽕 비트 등, 이전 앨범들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이 (특히, 중반부까지 곡들에서) 여전히 되풀이된다. 전곡을 그가 만든 게 아니라 할지라도 앨범 작업을 총괄하는 프로듀서로서 이러한 비판을 피해 갈 순 없다. 무엇보다 이번에도 타이틀곡(“할 수 있어”)에서 이전 스타일을 답습했다는 건 본 작의 가치를 가장 깎아 먹는 부분이다.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대중을 노렸어야 했다. 게다가 “Letter To Heaven”은 비슷한 주제였던 투팍의 명곡 “Life Goes On”을 노골적으로 연상하게 하는데다가, 만듦새마저 그에 미치지 못하여 인상적인 가사와는 별개로 실망감을 준다. 90년대 스타일의 단체곡 “Call Me”도 딱 예상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건 물론, 당대의 질감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 앞선 곡들과 달리 스트링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엄숙한 코러스가 잘 어우러진 “죽음의 예술(킵루츠 프로듀싱)”과 덥스텝(Dub Step)에 영향받은 비트가 스나이퍼의 랩과 찰떡궁합을 이룬 “Abstine”처럼 준수한 곡들도 존재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전반적으로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프로덕션은 스나이퍼 앨범의 여전한 아킬레스건이다. 

    한동안 랩과 가사에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거세됐던 스나이퍼의 저격 본능이 이번 앨범을 통해 되살아났다는 건 반갑다. 그러나 탁월한 프로덕션의 부재가 그 저격의 총구를 자꾸만 흔들리게 한다. 만약, 그 흔들리는 총구를 제대로 고정시키지 못한다면, 스나이퍼의 힙합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결국, 본 작은 스나이퍼의 진가와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Quill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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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정준 (2012-05-07 12:09:17, 112.221.141.**)
      2. 스나이퍼의 강점은 정말

        이야기 하는 방식,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는거 같습니다.
      1. Messlit (2012-04-26 07:35:28, 118.33.55.**)
      2. 랩은 정말 열심히한게 느껴지지만
        할수있어 같은건 스킵...
        음원사서 들으면 딱 좋은 느낌
      1. 덕구 (2012-04-25 19:42:22, 175.202.145.**)
      2. 음... 랩은 좋은데 비트가 아쉽다 이건가
      1. 29-20 (2012-04-25 18:36:10, 124.51.44.***)
      2. 몇몇곡은 좋아서 갈등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많이 끌리지 않은 음반 같아서 포기 했습니다.
      1. FUNKY METHODIST (2012-04-25 17:23:00, 203.226.221.***)
      2. 세개반이길래 비트가 좀좋아졌나싶었는데(아님 스타일이좋아졌거나) 걍똑같고 열심히 랩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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