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Tank - This Is How I Feel
- rhythmer | 2012-05-31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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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Tank
Album: This Is How I Feel
Released: 2012-05-08
Rating:
Reviewer: 오이
옷을 입고 있는 것보다 벗고 있는 게 더 자연스러운 싱어송라이터 탱크(Tank)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 [This Is How I Feel]이 발표 되었다. 2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이기는 하지만, 데뷔 시점부터 10여 년의 세월 동안 커리어를 그래프로 만들어 볼 때 그가 한 해도 소홀히 보내지 않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성실하게 작업해왔다. 정규 앨범도 꾸준히 발표했고, TGT를 비롯해 동료 뮤지션들과 콜라보나 프로듀서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였다. 그래서 그에게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더라도 신뢰를 보낼 수 있는 건 이런 행보에 기초하고 있음이 아닐까 싶다. 물론, 가장 핵심은 좋은 음악이 있기 때문이겠지만.탱크는 사실 참신하다거나 놀라운 음악성의 발견을 기대하는 뮤지션은 아니다. 그에게는 흐름을 주도하는 음악에 얼마만큼 자연스럽게 속해 있느냐가 더 큰 관건이다. 비슷한 다른 메일 보컬들, 예를 들어 R.L이나 지누와인(Ginuwine), 타이리스(Tyrese) 등과 견주어 보았을 때도 뒤쳐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변화가 빠른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장르에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취합하는 데 남다른 노련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현재 그의 앨범 [This Is How I Feel]이 트렌디한 정통 알앤비 사운드의 좋은 예로 봐도 그다지 무리가 없다.
적지 않은 세월을 흔들림 없이 지켜온 아티스트답게 크게 모자람 없이 잘빠진 이 한 장의 앨범은 댄자(Danja), 트로이 타일러(Troy Taylor) 등 히트메이커들과 협력하여 사운드의 기반을 잡았고, T.I,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등 막강한 게스트 스타들을 참여시키며, 랩 파트를 메웠다.
우선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크리스 브라운이 보컬과 랩으로 참여하고 있는 “Lonely”가 아닐까 싶다. 감각적으로 살아있는 부드러운 비트가 전반에 깔린 이 곡은, 탱크와 크리스 브라운의 주고 받는 보컬 조화가 무척이나 매끄럽고 인상적이다. 이런 화학적 결합은 T.I와 크리스 스티븐슨(Kris Stephens)의 매혹적인 보컬이 함께한 미디움 템포의 싱글 “Compliments”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절로 몸을 흐느적거리게 하는 그루브와 로맨틱한 감성은 “Lonely”와 함께 섹시하고 스타일리시한 어반 알앤비의 축을 이루고 있다.
뛰어난 감성의 보컬리스트답게 자신의 보컬을 돋보이게 하는 발리디한 알앤비 트랙들도 상당수 자리하고 있는데, 떠나간 사랑에 대한 후회를 담은 두 번째 싱글 “Next Breath”는 다소 단조롭고 뻔한 진행의 곡이긴 하지만, 진중하고 드라마틱한 전개를 기반으로 한 알앤비 본연의 사운드에 충실한 곡이다. 흠잡을 데 없는 탱크의 보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갱스터 영화 속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연상하게 하는 “Lost It All”도 비슷한 전개이지만,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함으로써 보다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인트로를 “Purple Rain”의 기타 리프 스타일로 깔았던 것은 꽤 영리한 선택인 듯하다.
트로이 테일러가 참여한 또 다른 곡 “You One”과 댄저가 담당한 무게있는 슬로우 템포의 “This Is How I Feel”은 감성적이면서도 도시적인 사운드의 트랙들인데, 그 중에서도 케빈 맥콜(Kevin McCall)이 참여한 섹스찬가 “Off Your Hands”는 특히 체크해볼 만한 트랙이다. 묵직하게 깔린 비트 위에 수평적인 흐름으로 이어가는 멜로디 라인이 어느 한곳 빈틈없이 꽉 채워져 있다. 싱글로 선택해도 괜찮았을 트랙이다.
이제 제법 중견에 들어선 탱크는 주류에서 살짝 벗어난 슬로우 알앤비의 감성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메인스트림 보컬리스트이다. 그에게는 주류를 끌어 안고 모난 데 없이 사운드를 치장하는 데 누구 못지 않게 좋은 기량과 노련함이 있다. 비록, 요란한 업템포의 곡보다는 로맨틱한 다운비트의 곡들이 대부분이라서 듣는 이에 따라 약간은 지루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곡들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현재 음악 흐름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자신의 고집은 그대로 지켜냈다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탱크의 [This Is How I Feel]은 쓸 떼 없는 곳에 힘 빼지 않고 순수하게 알앤비라는 장르에 충실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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