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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rey Songz - Chapter V
    rhythmer | 2012-09-11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rey Songz
    Album: Chapter V
    Released: 2012-08-21
    Rating:
    Reviewer: 오이









    현재 가장 핫한 알앤비 스타로 트레이 송즈(Trey Songz)를 꼽는 것에 대해 이견이 있을 사람은 아마도 별로 없을 듯하다. 이제 ‘제2의 누군가’로 불리기보다는 트레이 송즈 그 자신으로 명명되기에 모자람이 없는 그가 지금처럼 관심과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외적인 요인(여심을 사로잡는 섹시한 근육을 포함한)도 적잖이 차지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탁월한 보컬 실력과 퍼포먼스, 알앤비 스타로서 음악적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데뷔때 그를 선배 뮤지션들의 계승자로 지목한 것도 단순히 신인을 부각시키기 위한 마케팅전략만이 아닌 근거 있는 자신감에서 출발했던 것임이 시간이 지나며 증명되었다.

    계단을 오르듯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고 있는 트레이 송즈의 앨범 [Chapter V]는 다섯 번째 정규작이다. 트렌디한 힙합과 알앤비 경계에서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답게 이번 앨범 역시 두 장르를 적절하게 조합한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가 일정비례로 힙합 싱글을 내고 있기는 하지만, 앨범의 대부분 트랙은 전통적인 알앤비 사운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도리어 지루할 정도로 스타일 면에서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시대적으로 유행하는 음악이 다르므로 조금씩 차이는 보일지언정 기본 뼈대는 언제나 알앤비에 기인해 있다는 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 메이저 씬의 스타에게 거는 흔한 기대가 그에게는 조금 다르게 적용되는 것도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아마도 이는 데뷔 시절부터 함께 해온 트로이 타일러(Troy Taylor)의 역할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듯하다. 트레이 하면 언제나 빼놓을 수 없는 트로이 타일러는 이번 앨범에서도 많은 곡에 참여하며 앨범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첫 싱글이었던 “Heart Attack"은 베니 블랑코(Benny Blanco)와 리코 러브(Rico Love)와 함께 작업한 곡으로 로맨틱한 남성적 이미지를 부드럽게 녹여낸 사운드가 현재까지 이어온 그의 이미지에 가장 잘 부합하고 있는 곡이 아닐까 싶다. 음악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하는 메이저 스타인 만큼 켈리 롤랜드(Kelly Rowland)와 호흡을 맞춘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둔탁한 비트와 몰아치는 트레이의 보컬이 자칫 흔해빠질 수 있는 곡의 매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늘 "Bottoms Up"같은 힙합 싱글을 함께 발표했던 것처럼, 이번 앨범도 힙합 비트를 융합한 곡들을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다. T.I와 함께한 두 번째 싱글 “2 Reasons”를 비롯하여 릴 웨인(Lil Wayne), 영 지지(Young Jeezy)가 참여한 “Hail Mary” 등이 그렇다. 힙합 비트에 맞춰 멜로디컬한 라인을 매끄럽게 입힌 곡의 구성은 단지 힙합이라는 틀만을 가져온 것이 아닌 알앤비의 연장선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비록, 손에 꼽을 만한 킬링 트랙은 아니지만, 어차피 힙합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만큼 지루할 수 있는 흐름에 리드미컬한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다.

    이러한 몇 개의 곡들 빼고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Dive In”이나 “Panty Wetter”, “Without a Woman”처럼 전형적으로 트로이와 호흡을 맞춘 미디엄 템포의 모던한 곡들이 어김없이 앨범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비록, 이런 멜로디컬하고 스무디한 곡들이 앨범을 특별하게 만들기보다는 ‘안심’하게 만드는 습성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Can't Help But Wait”이나 "Love Faces"처럼 익숙한 팬들뿐만 아니라 그를 처음 접한 이들도 무리 없이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사실 [Chapter V]는 전작들과 연장선에 있는 양질의 음악이 담긴 앨범임과 동시에 나쁘게 말하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해온 그가 이젠 매너리즘에 빠진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물론, 지금의 것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각각 곡에 대한 좋고 나쁨을 떠나 이제는 약간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듯도 하다. 이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 나이에 벌써 많은 이에게 롤 모델로 제시되는 트레이가 지금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고 해도 씬에서 낙오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미 독자적인 스타일을 확립한 그에게 트렌드를 누가 주도하느냐는 중요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Chapter V]는 그에 대한 기대치가 어디까지인가에 따라 만족도에서 차이가 날 만한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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