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Brandy - Two Eleven
- rhythmer | 2012-11-06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Artist: Brandy
Album: Two Eleven
Released: 2012-10-12
Rating:
Reviewer: 이병주
과거 잘나갔던 이력을 가진 뮤지션이 프로듀싱이나 송라이팅 등 창작 영역에서 자신만의 능력과 스타일을 갖추지 못한 채 단지 훌륭한 보컬리스트로서만 장수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브랜디(Brandy)는 꾸준히 송라이팅에도 참여해왔지만, 그 비중이 크지 않았고, 역할 역시 제한적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녀 역시 다크차일드(Rodney 'Darkchild' Jerkins)와 함께 했던 지난 2008년의 앨범 [Human]의 실패로 이제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안겼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다양한 프로듀서 진을 동원해 완성한 여섯 번째 정규 앨범 [Two Eleven]은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함과 동시에 지금의 브랜디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치에 근접했다. 본인의 생일이자 자신의 우상이었던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기일을 앨범 제목으로 삼았다는 것에서부터 비장한 각오가 엿보이기도 한다.앨범은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프로덕션과 흔들림 없이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그녀의 보컬로 가득 차있다. 그녀의 보컬의 매력이 가장 잘 발산되는 지점보다 다소 높은 키의 단선적인 멜로디가 펼쳐져 있던 전작과 비교하면, 프로덕션과 보컬 모두 전체적으로 낮게 톤을 잡고 있다. 프로덕션 부분을 좀 더 보자면, 멜로디를 부각하고 드럼을 걷어낸 느린 템포의 곡이나 전자음과 결합한 트렌디한 댄스곡 없이 미디움템포에서 업템포까지, 알앤비와 힙합 넘버를 자연스럽게 넘나들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단출한 구성에 베이스가 강조된 비트 위에 브랜디의 보컬을 레이어드하거나 특정 프레이즈를 전진 배치해 반복시키는 방식으로 그녀가 목소리가 지닌 매력을 한껏 강조하는 방식이 꾸준히 활용된다. 트랙마다 메인 멜로디를 풀어가는 악기가 무엇이든 그녀의 보컬 영역을 해치지 않으려는 배려 역시 엿보인다.
이러한 점이 주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무엇보다 먼저 출중한 보컬리스트로서 브랜디의 능력과 매력을 확실히 발산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감상 과정에서 보컬의 세심한 표현까지 어렵지 않게 캐치할 수 있게 돼 있다. 두 번째는 앨범 내 다양한 프로듀서들의 음악의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리듬이 강조되어 있고 90년대 알앤비 음악의 특성을 가미하거나 살려낸 지점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고, 션 개럿(Sean Garrett)이 프로듀싱과 송라이팅 영역을 넘나들며 많은 부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한 건 분명히 그녀의 보컬이다. 방글라데시(Bangladesh)가 가장 많은 곡을 담당한 가운데 다양한 프로듀서 진이 뭉친 이 앨범의 프로덕션과 귀에 꽂히는 선명한 멜로디가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더라도, 이번 앨범에서 최고의 여성 알앤비 보컬리스트 중 한 명으로서 그녀의 역량이 훌륭히 발휘되었다는 점에서는 별로 이견이 없을 것이다.
[Two Eleven]을 딱 잘라 명반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지만, 노골적으로 대중을 의식해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과 함께한 타이틀 곡 “Put It Down”과 같이 다소 빈약한 트랙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특별히 아쉬운 점이나 큰 단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앨범이기도 하다. 그녀의 커리어에서는 훌륭한 앨범을 만들었다는 의미보다도 대중의 뜨거운 반응과 사랑이 더욱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본작은 두고두고 그녀의 음악을 논하는 데에서 빠뜨릴 수 없는 앨범으로 남게 될 것이다.
4
-
-
- 김태규 (2012-11-07 12:02:11, 58.148.176.**)
- 들어봐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