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도끼 & 라도 - It's We (EP)
- rhythmer | 2010-08-22 | 1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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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도끼 & 라도
Album: It's We (EP)
Released : 2010-08-05
Rating : +
Rating (2020) :
Reviewer : 황순욱
스웨거와 자뻑의 차이는? 당연히 실력이다. 실력을 갖추고 뽐내는 것은 폼나지만, 혼자 잘난 체하는 건 지질하다. 그런 의미에서 도끼는 스웨거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음악을 듣고 있는 순간 나마저도 스웨거가 되는 느낌이 든다는 것. 거리를 걸으며 이어폰으로 흐르는 그의 자신감을 듣고 있자면, 왠지 어깨가 으쓱해진다. 도끼의 음악에는 이런 최면 효과가 있다.하지만, 문제는 도끼의 음악이 장르애호가에게 인정받는 만큼 대중적 친화력이 있는 소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즉, 언더그라운드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음악을 바꾸자니 정체성이 혼란스럽고, 그냥 머물기엔 재능이 아깝다. 많은 뮤지션들이 겪고 있을 고민이지만, 도끼는 더욱 그렇다.
[It‘s We EP]는 이런 딜레마에서 적절한 해법을 제시한 수준급의 작품이다. 보컬리스트 라도와 듀엣 형태로 발매된 이번 EP는 자신의 서던 힙합 사운드를 적절히 유지하면서 후렴구를 흡입력 있는 알앤비 스타일의 보컬로 장식해, 굳이 랩 음악에 관심이 없더라도 충분히 흥얼거릴만한 것으로 만들어냈다. 한 번 듣고 나면 갑자기 생각나는 그런 멜로디가 여기에 담겨 있다.
반면, 속내를 들여다보면 재치 있는 도끼의 구절들(‘아무리 배고파도 겁먹지 않았어.’ 같은)은 여전하고, 그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도 확실하다. 나는 그의 라임이 절묘하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자신의 음악에 맞는 최선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고 믿는다. 도끼의 선명한 악센트와 보이스컬러는 이런 절충형의 음악에서도 여전히 그 기운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보컬보다 랩을 전면에 배치한 “119 Bounce”나 “비밀”을 들으면 확실하다.
타이틀로 결정한 “Doin‘ Good”과 “So Nice”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빼어난 트랙이다. 앨범의 수록곡들이 모두 수준 이상의 성능을 보장하지만, 이 두 트랙은 특히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프로모션만 충분히 된다면, 가요차트 상위권에서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물론, 음악을 잘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지만). 여기에 “Try Again” 역시 비슷한 스타일의 곡으로 라도의 표현력이 돋보이며, 놓치기에 아까운 트랙이다.
한편, 재범이 참여하여 언론 매체를 장식했던 “Doin‘ Good (Remix)”은 보너스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것이 이런 랩 음악의 한 성격임을 생각하면 그의 역할은 아주 좋았다. 물론, 랩을 전문적으로 할 것이라면, 좀 더 스타일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겠지만.
[It‘s We EP]가 도끼의 커리어에서 보너스 같은 앨범이 될지,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발판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언더그라운드에 이런 실력자가 많으니 귀를 열고 들어달라는 제스처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음반을 지지한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황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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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멤혼 (2010-09-16 23:13:14, 117.110.23.***)
- Notorious KID~
JH님 더콰이엇과 최근에 낸 믹테 어떤거죠??
찾아봐도 구할 수 없네요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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