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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타프카 부다 - Voyager
    rhythmer | 2010-08-30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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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t: 타프카 부다   
    Album: Voyager
    Released : 2010-08-19
    Rating  : 
    Reviewer : 이병주







    예전부터 국내 힙합 씬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던 청자라면 타프카 부다(Tafka Buddah)라는 다소 난해한 이름의 뮤지션이 결코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 힙합 씬의 성장을 PC 통신 내 동호회들이 이끌어가던 시절부터 창작 활동을 시작했던 그는 트래직 템플(Tragic Temple)을 비롯해 몇몇 유닛을 통해 음악 생활을 이어갔는데, 특히, SNP 등을 통해 버벌진트(Verbal Jint)가 피처링한 트랙 “Dream Shatterers(MC가 되고 싶어)”를 공개하며 자신의 이름을 힙합 마니아들에게 널리 알렸다. 버벌진트의 타이트한 랩핑과 귀에 꽂히는 샘플들을 쌓아올린 비트를 기반으로 곡의 도입과 엔딩 구조 안에 피치 다운과 리버스 효과를 배치해놓아 여러 독특한 재미를 전달했던 이 곡은 2002년 당시 손에 꼽아볼만한 최고의 트랙 중 하나였다. 이후, 2003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발표한 앨범 [Trauma]는 역시 여러 매체나 마니아들로부터 호평받으며 성공적인 데뷔를 장식해냈다.

    [Voyager]는 그동안 DJ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믹싱 작업을 통해 다른 뮤지션들의 앨범을 어시스트해온 그가 7년 만에 발표한 앨범이다. 우선 예전부터 그의 음악을 좋아했고 기대했던 사람들은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이번 앨범은 순전한 일렉트로니카 앨범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전작도 완전한 힙합 앨범은 아니었고, 과감한 일렉트로니카 터치가 엿보이던 곡들도 있었던 만큼 그리 ‘쌩뚱맞은’ 변신은 아니지만 말이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제목과 부합하는 구성과 분위기를 취하고 있다. 낯선 곳으로 발을 들여놓는 느낌의 “Voyager(Intro)”로 시작되어 전반부에는 혼란스럽고 긴박한 감성을 전달하는 곡들이 배치되어 있고, 중반부부터 “(I'm So) Dizzy”와 같은 서정적인 곡이 등장해 후반에 이르러서는 안정을 되찾고 다양한 감정이 정돈되어 가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앨범의 특징은 대부분의 곡에 음성 샘플이 삽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만화와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스로부터 따온 음성들이 각 곡의 제목 혹은 전체적인 흐름에 맞게 자리하고 있다. 보컬이 삽입되지 않은 연주 앨범 안에서 의도된 재미있는 장치라 볼 수 있는데, 그 효과로 덕분에 성격과 분위기가 뚜렷한 각 곡들이 특정한 영상 씬으로 머릿속에서 시각화되기도 한다. 타이틀곡인 “Lomon Tree”는 독특한 샘플 소스 처리가 활용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한 일렉트로니카 곡이며, 아홉 번째 트랙인 “봄이 온다”는 가장 인상적인 트랙으로 꼽아볼 수 있다. 많은 업템포 곡 사이에서도 유난히 빠른 템포로 시작되는 이 곡은 두 가지 캐치한 테마 멜로디를 바탕으로 수록곡 중 가장 화려한 비트의 변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수록곡들을 다르게 보자면, 아무래도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은 많은 곡에서 독특하거나 다양한 변주를 찾아보기 힘들고, 장르 특성에 부합되는 강력한 사운드 질감을 드러내는 면이 부족하단 점을 들 수 있겠다.

    그런가하면, 마지막 히든 트랙의 경우는 전체적인 앨범의 흐름에서 떼어놓고 볼 수 있는 수록곡인데, 과거에 다른 매체를 통해 선공개했던 곡으로 촛불집회의 현장음을 담아내는 등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앨범에서 가장 힙합적인 요소가 드러나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DJ를 넘어서 일렉트로니카 프로듀서로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타프카 부다의 이번 앨범은 일렉트로니카라는 포장의 새로운 자극제이다. 장르 음악들이 가지는 일반적인 매력보다는 대사 삽입과 같은 재치 있는 장치와 주제에 부합되는 감성적인 표현들이 강점이 되고 있다. 힙합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웠지만, 크로스오버적인 음악으로 색다른 감상 포인트를 제시했던 전작과 유사한 측면이기도 하다. 끝없는 자기 복제 음악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분명히 있어 아무래도 반가운 앨범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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