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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ech N9ne - Special Effects
    rhythmer | 2015-05-25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ech N9ne
    Album: Special Effects
    Released: 2015-05-04
    Rating:Rating:
    Reviewer: 양지훈









    일 중독 환자인 것 같다는 의구심이 생길 만큼 테크 나인(Tech N9ne)의 앨범 리스트는 올해도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다. 현재 힙합 씬을 대표하는 다작 프로듀서가 스태틱 셀렉타(Statik Selektah)라면, 대표적인 다작 랩퍼는 단연 테크 나인이다. 좀처럼 중지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속사포 랩퍼의 불타는 창작열은 15번째 정규 앨범 [Special Effects]의 제작을 이끌어 냈다. 그의 전략은 오직 정공법이다. 이번 앨범도 기존의 행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스트레인지 뮤직(Strange Music)의 전속 프로듀서 세븐(Seven)의 비트에 기반을 두고, 스트레인지 뮤직 소속 랩퍼들을 게스트로 초청하며, 랩과 메탈의 경계를 오가는 장르 파괴적인 성향까지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프로듀서 세븐은 대규모 교향악단을 초빙한 듯한 웅장함을 연출하다가도 때로는 기타 리프를 곡의 주춧돌로 삼고 곡을 이끌어 간다. 이렇게 들쭉날쭉한 비트 위에서 열변을 토하는 테크 나인의 랩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강약 치기와 추임새, 그리고 이따금 등장하는 샤우팅까지, 남성미의 극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앨범 전반적으로는 마음을 잡아 끄는 힘이 부족하다는 게 뚜렷이 느껴진다. 멋진 랩과 별개로 비트의 기복이 문제다. 기존 앨범에서부터 이어지는 연재물인 "Psycho Bitch III"는 스킷(skit)과 연이어 들으면 재미있는 스토리의 곡이지만, 워낙 긴 러닝타임이 이어지다 보니 이처럼 귀를 잡아끄는 곡이 그리 많지는 않다. 편차가 큰 곡들마저 꽉꽉 수록할 바에야 노력이 조금 아깝더라도, 24개 트랙, 80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옥석을 가려 타이트한 앨범으로 만드는 편이 더 나았으리라 생각한다.

     

    그 와중에 특별한 맛을 안기는 건 게스트 랩퍼들과 협연이다. 릴 웨인(Lil Wayne)과 티아이(T.I.)의 참여는 숱한 화제를 낳았는데, 그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킨 건 에미넴(Eminem)의 참여였다. 싱글로 발매되기도 했던 "Speedom"은 테크 나인에 대한 에미넴의 존중(respect)을 바탕으로 한 무보수 참여가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는데, 그에 걸맞게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트랙으로 군림한다. 'Worldwide Choppers 2'라는 부제를 발견한 사람은 대부분 눈치챘겠지만, 테크 나인과 에미넴, 그리고 크리즈 칼리코(Krizz Kaliko)의 미칠 듯한 랩 대결이 이 곡의 묘미이다. 뻔한 구성임에도 빠르게 질주하는 랩 장인들의 재주를 감상하기에는 이보다 좋은 곡이 없다.

     

    뻔한 결과가 나왔다. 앨범을 대표할 만한 곡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앨범의 완성도는 떨어진다. 그렇다 보니 진부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테크 나인의 앨범에서 완벽함을 바라는 열성팬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고정 팬들에겐 크게 실망스럽지 않은 앨범으로 다가갈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그가 이제는 흘러넘치는 창작 욕구를 조금씩 줄이고, 더욱 견고한 완성도의 앨범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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